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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호 특별부록 | 한국의 核주권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진실

체르노빌 사고는 7등급, 월성 사고는 2등급…한국은 원전을 가장 안전하게 운영하는 나라

  • 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방폐물사업본부장 mjsong@khnp.co.kr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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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JCO의 임계 사고

일본에서 발생한 사고도 살펴보자. 1999년 9월30일 이바라키(茨城)현 도카이무라(東海村)에 있는 ‘일본 핵연료 변환 회사(JCO)’ 의 우라늄 가공 공장에서 ‘임계 사고’가 발생했다. 임계 사고란 핵물질이 걷잡을 수 없이 분열하는, 말하자면 초소형 핵폭탄이 터지는 것과 비슷한 사고를 말한다.

JCO 공장은 농축 우라늄을 정제해 이산화우라늄(UO2)을 제조한다. 사고 당시 JCO 공장에서는 고속증식로인 ‘조요(常陽) 원자로’에 사용할 농축도 18%짜리 우라늄 핵연료의 정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작업을 할 때는 우라늄의 모양과 무게에 여러 가지 제한을 두어, 임계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한다. 규정에는 정제 작업을 위해 허가된 실험탑(실험기구의 일종)을 이용해서 한 번에 2.4kg 이하의 우라늄 용액을 정제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JCO 직원들은 사고 전날부터 규정을 어겼다. 우라늄을 녹이기 위해 허가된 설비를 사용하지 않고, 작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용량이 큰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했다. 또 그들은 규정에 명시된 정량인 우라늄 용액 2.4kg보다 여섯 배나 많은 16kg의 우라늄 용액을 한군데에 집어넣었다.



이때가 9월30일 오전 10시30분경이었고 작업자들은 임계 사고 때 나타나는 푸른 빛을 보았다. 동시에 방사선 감시기가 작동해 작업자들이 현장으로부터 대피했다.

그러나 작업자 3명 중 2명은 방사선을 너무 많이 쐬어 후에(12월20일 및 이듬해 4월27일) 사망했다. 또 공장 안에 있던 다른 작업자 169명이 방사선을 쐬었으며 소방대원과 사고 처리반 사람들도 방사선을 쐬었다.

사고 후에 여러 가지를 종합 평가한 결과 반감기가 매우 짧은 방사성 가스만 방출되었고, 공장 주변의 환경 조사를 해보니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JCO 는 2000년 2월에 절차 위반 혐의로 사업 취소 명령을 받았다. JCO 사고는 INES의 사고 등급 3으로 분류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산업 안전에 대해서 감각이 무딘 편이다.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만 보아도 짐작이 간다. 그러나 원자력만큼은 다르다.

과장된 월성 1호기 사건

원자력발전소 도입 초기부터 미국의 안전 개념이 그대로 도입되어 원전의 설계, 건설 및 품질 관리 기준이 미국의 기준과 같은 수준이다. 또 원자력 규제 기관은 안전 관련법을 제정할 때 세계 각국의 법을 검토하여 우리나라의 안전 규정이 어느 나라에도 뒤떨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따라서 원자력 안전은 선진국 못지않게 엄격하고 또 철저히 준수된다.

국정 감사가 펼쳐질 때마다 국회의원과 여러 사회단체는 원자력발전 사업자측에 각종 자료를 요청한다. 대형 원전 사고를 은폐하고 있지나 않은지 철저하게 따져보겠다는 의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큰 원전 사고가 없었다.

국제 원자력 사고 고장등급체계가 공식적으로 도입된 이래 우리나라에서는 분류체계상 등급 2의 일반 고장이 한 번 발생했을 뿐이다. 그리고 등급 1 의 단순 고장은 8번이 일어났고, 안전상 중요하지 않은 경미한 고장(등급 0)은 246번 발생했다. 이는 세계 6위의 원자력 발전 대국임을 고려하면 대단히 안전한 운전 기록이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등급 2의 사건은 1994년 10월20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일어났다. 월성 1호기는 우리나라에 4기밖에 없는 중수로형 원자로를 이용해 발전한다.

그날 새벽 5시경에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냉각수 계통의 한 밸브가 고장을 일으켜 열린 채로 있는 바람에 냉각수가 빠져나갔다. 그러자 원자로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제1안전장치와 제2안전장치가 차례차례 자동으로 작동되었다. 따라서 더 이상의 냉각수 누출은 없었지만 그 사이 약 6.5t의 중수가 누설되었다.

누설된 중수는 격납용기에 갇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격납용기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월성원전 1호기는 곧바로 누설된 중수를 회수하고 고장난 밸브를 수리하여 정상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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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방폐물사업본부장 mjsong@khn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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