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호

‘비극의 송년회’ 막으려면…

  • 김한수 21세기 심장클리닉 원장

    입력2007-12-06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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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의 송년회’ 막으려면…
    지난 연말,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정모(54)씨는 회식 자리에 참석했다가 귀갓길에 숨이 막힐 듯한 가슴통증을 느끼며 길거리에 쓰러졌다. 평소 고혈압을 앓던 그는 혈관이 막히면서 심장 근육에 마비가 왔다. 심근경색이었다. 응급실로 실려와 바로 처치를 했지만 결국 심장 기능의 절반만을 되돌릴 수 있었다. 돌연사의 비극은 면했으나 평생 심근경색 재발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해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면 병원 응급실은 추운 밤거리에서 심장 발작을 일으켜 실려온 환자들로 붐빈다. 이 시기에 직장인들은 연일 이어지는 술자리로 건강이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특히 평소 고혈압을 앓는 사람들은 과음으로 인한 돌연사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1℃ 내려갈 때 혈압은 1.3㎜Hg 정도 올라가고 하루 2~3잔 이상의 지속적인 음주는 평균 10㎜Hg의 혈압 상승을 초래한다. 결국 추운 겨울철 연이은 술자리는 혈압을 상승시켜 심장 발작을 일으키고 종종 죽음이라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다.

    기온이 떨어져 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관을 수축해 혈압을 올린다. 일종의 자기방어 기전이 작동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더해 추위는 혈액마저 진하게 만들어 동맥경화증의 진행을 빠르게 할 가능성이 크다. 고혈압 환자에게 겨울철 아침이 더욱 위험한 것도 그 때문이다. 아침에는 밤새 휴식에 들어갔던 몸이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한다. 거기에 바깥 날씨마저 춥다면 심근경색 같은 심장 발작 증상이 올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심근경색은 국내 사망원인 중 암과 뇌혈관 질환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하는 심장 질환으로 처음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의 3분의 1이 1년 이내에 사망하며, 절반 이상은 증상이 반드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의 심근경색 등 심장 질환 합병증 유병률은 무척 높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들은 30㎖(소주 4잔 정도) 이상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또한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하는 예방책은 평상시의 지속적인 관리다. 환자들은 늘 자신의 혈압을 체크하면서 소금 섭취를 줄이는 등 운동 및 식
    ‘비극의 송년회’ 막으려면…
    이요법과 병행해 꾸준한 약물요법을 실천해야 한다.



    송년회가 평생 잊지 못할 최악의 기념일이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연말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요즘, 과음은 심근경색 발생 등 고혈압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술 한잔을 기울이기 전에 자신의 건강에 끼칠 영향을 한 번 더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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