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문화산업의 변화를 한류와 연관지어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시도이지만, 이 글에서는 우선 최근 이슈를 중심으로 중국 문화산업의 발전현황을 산업적 측면에서 다루고자 한다. 또한 중화문화의 세계화를 노리는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도 간략히 분석할 것이다.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견지하는 중국에서 문화산업 발전과 그 추진 방향은 전적으로 정부 정책의 영향 아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문화산업의 전망을 짚어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 될 터인데, 마지막으로 필자는 개인적 관심이 쏠리는 몇 가지 현상을 언급함으로써 토론의 여지를 남겨두고자 한다.
최근 중국 영화산업은 전반적으로 발전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투자구조가 다양하다. ‘황후화’ ‘야연’ ‘BB프로젝트’ ‘묵공’ 등의 영화가 모두 공동·합작투자 방식으로 제작됐다. 상업성 블록버스터 제작에 따르는 투자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2002년 이후 극장 체인망 제도의 완비를 통해 현대식 영화관이 급속히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2006년 새로 생긴 영화관이 82개, 스크린 수는 366개로, 2005년과 비교해 영화관은 49%, 스크린은 34.5%가 증가했다. 2006년 말 기준 중국 전역의 극장 체인망은 1325개, 스크린 수는 3098개를 넘겼다. 수익이 100억원을 넘는 극장 체인도 8개에 달한다.
화요일엔 영화관으로
2006년 박스오피스를 봐도 중국 국산영화 중 무려 6편이 10위권에 올랐고, 1, 2위도 국산영화가 차지했다. ‘2006년 전국영화업무보고’에서 국가광전총국 영화국장 퉁강은 “수입영화와의 경쟁에서 국산영화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줌으로써 국산영화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6년부터 시작된 ‘화요일 절반가격의 날’은 영화관람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데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영화 관람료를 50% 할인해주는 화요일은 흥행수입이 평일의 3~4배에 달하고, 심지어 주말 흥행수익을 넘어설 때도 있다. 어떤 영화관은 주말 개봉의 관례를 깨고 신작 개봉일을 화요일로 택해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중국영화발행상영협회의 건의로 추진된 ‘중국영화카드’는 관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줬다. 카드를 구입하면 전국 각지의 수많은 영화관에서 카드로 표를 살 수도 있고, 가격할인 혜택을 받거나 영화관에서 기념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다롄(大連)에서는 ‘10위안 할인가격 영화’를 내놓았고, 베이징(北京)의 몇몇 영화관은 ‘21시 21위안’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밖에 ‘영화할인구역’이라는 공익 상영활동, 할인영화를 초등학교 중학교 및 빈곤지역 등에 보내는 ‘학교 연합 영화할인 상영계획’ 등도 영화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