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호

맑은머리한의원 조재경 원장의 만성피로증후군 치료법

맥없고, 열나고, 쑤시고… 원인 모를 피로, ‘공진단’으로 잡는다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8-02-06 12: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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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인의 일상은 팍팍하다. 바쁘고 힘든 일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많은 사람이 ‘피곤하다’ ‘찌뿌드드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특별한 질병이 없는데도 이유 없는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을 의심해야 한다.
    맑은머리한의원 조재경 원장의 만성피로증후군 치료법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 화장품 판매원으로 일하는 이지현(가명·29)씨는 오래전부터 ‘전신 쇠약감’으로 업무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을뿐더러 몸살감기에 걸린 것처럼 늘 미열이 나고 온몸이 뻐근했다. 밥을 먹으면 체하기 일쑤이고, 기억력이 떨어지며 변비와 설사 증세가 번갈아 나타나기도 했다. 제대로 쉬지 못해 그런가 하고 쉬는 날이면 가만히 누워 10시간 넘게 잠을 자기도 했다. 하지만 몸이 좋아지는 증세는 그때뿐, 이내 기력이 빠지는 느낌이 들며 몸은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간다.

    그렇게 6개월 이상을 고생한 이씨는 결국 더는 참지 못하고 백화점 인근의 맑은머리한의원을 찾았다. 맑은머리한의원(www.brainmed.co.kr) 조재경 원장이 내린 진단은 ‘만성피로증후군’. 체중 변화가 없고 미열과 근육통,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신 쇠약감 등을 동반하는 증세는 만성피로의 필수 진단기준이다.

    조 원장은 맑은머리한의원에서 만든 ‘공진단(供辰丹)’과 함께 소음인인 이씨에게 맞는 체질 한약을 처방했다. 일주일에 2~3회 내원 치료를 받은 이씨는 치료를 받은 지 3개월이 지나자 어느덧 쇠약감이 사라진 것을 느꼈다. 미열과 근육통도 없어졌으며 일을 못할 정도로 괴롭히던 두통도 말끔하게 사라졌다. 꿈으로 잠을 설치는 일도 없어졌고 생활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뇌 혈행 바로잡아야

    ‘만성피로’란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뜻한다. 피로란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일을 과도하게 해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탈진한 상태를 말한다. 사실 ‘피로’라는 개념은 개인의 주관이 크게 작용해 ‘권태감’ 또는 ‘지루함’과 혼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껏 만성피로에 대한 정확한 의학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면역계통의 이상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증상이 아닌지 추측할 따름이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의 주요 원인으로 심신의 기혈 막힘, 소화기능 장애, 스트레스에 의한 뇌의 기혈순환 장애를 꼽는다. 만성피로에 대한 객관적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피로감이나 쇠약감이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돼야 하고, 동반되는 특정 질환이 없어야 한다. 또 다른 진단기준으로는 미열과 근육통, 목구멍 부위의 통증, 과다수면 또는 불면증, 까닭 모를 전신 쇠약감, 임파절 통증, 두통, 눈부심 현상 등이 있다. 필수 진단기준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고 기타 진단기준 중 6개 이상에 해당될 경우 비로소 만성피로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한방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을 공진단을 이용해 치료한다. 공진단은 중국 원나라 때 명의(名醫) 위역림(危亦林)이 편찬한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에 기재된 처방으로서 황제에게만 바쳐졌다고 한다. ‘보약 중의 보약’이라고 하는 공진단에는 한방에서 가장 비싼 약제로 평가되는 사향과 녹용이 들어 있다. 이외에도 당귀, 산수유 같은 약물도 포함돼 있다.

    사향은 스트레스로 인해 울체된 기혈을 뚫어줌으로써 그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정신적 중압감이 심한 사람, 흉부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쓰면 머리와 속이 시원한 느낌이 들면서 증세가 호전된다.

    맑은머리한의원 조재경 원장의 만성피로증후군 치료법

    만성피로의 원리를 설명하는 맑은머리한의원 조재경 원장과 그가 만든 ‘공진단’.

    녹용은 저하된 오장육부의 기능을 강화하고 원기를 살리는 효과가 뛰어나고 당귀 및 산수유는 혈을 보강하기 때문에 빈혈, 가슴 두근거림, 생리불순 등 혈(血) 부족 증상에 특효가 있다. 따라서 이런 환자가 공진단을 복용하면 허약한 체질이 개선돼 체력이 증진되고, 간 기능이 개선되며, 전신 기혈 흐름이 원활해져 만성피로 치료에 도움이 된다.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해온 최치선(19)군도 만성피로증후군으로 고생하다 공진단의 효험을 톡톡히 봤다. 최군은 언제부터인지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두통과 복통, 수면장애 및 어지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그 증상이 갈수록 심해져 맑은머리한의원을 찾았다.

    조재경 원장의 진단에 따르면 최군의 증상은 전형적인 기혈양허(氣血兩虛·기와 혈이 다 허한 것) 탓이었다. 수험공부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였던 것.

    침과 체질별 특수한약 함께 처방

    조 원장은 최군에게 공진단을 처방해 뇌의 화(火)기운을 내리고 수(水)기운을 올라가게 해 지친 뇌의 기능을 활성화했다. 이와 함께 뇌의 기혈순환을 위해 머리에 침을 놓았다. 침은 뇌의 호르몬 분비와 신경 전달물질의 원활한 흐름을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최군은 두 달 정도 내원해 치료를 받았는데 그 후 극심한 피로감과 두통, 수면장애 등 만성피로의 증상들이 모두 사라졌다.

    조 원장은 “청소년의 만성피로증후군 증상은 성인과 매우 유사하며 일반적으로 의학적 합병증은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진단은 수험생과 성인 여성뿐 아니라 사회생활에 지친 직장인에게도 효과가 뛰어나다. 서울의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서재용(48)씨는 만성피로가 축적된 나머지 무기력증과 성기능 감퇴를 경험하게 됐다. 서씨는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니었으며 회사 업무상 술도 자주 마셔야 했기에 간 수치도 높았다.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체감하던 어느 날 아내의 권유로 한의원을 찾았다가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조 원장은 서씨에게 공진단, 체질별 한약과 함께 이 한의원에서 특수 제조한 환약을 처방했다. 이 환약은 뇌의 기혈순환을 도와줘 비정상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뇌에 변화를 주는 ‘맞춤 환약’이다.

    이 특수 환약은 조 원장이 다년간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처방한 것으로 환자의 체질에 따라 제조방법이 달라진다. 두 달 정도 치료를 받은 서씨는 이후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훨씬 수월해지고, 술을 먹더라도 예전과 같이 빨리 취하지 않게 됐다. 숙취에서 깨어나는 시간도 단축됐고, 몸이 전반적으로 활력을 찾은 느낌이었다.

    조 원장은 “만성피로증후군 예방을 위해선 평소의 무리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균형잡힌 영양섭취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적당한 수면과 운동의 생활화도 피로를 막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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