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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왕 장보고 고향은 완도 아닌 변산반도”

작가 최홍의 역사 추적

  • 최 홍 작가 doksuri-ch@hanmail.net

“해상왕 장보고 고향은 완도 아닌 변산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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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부채와 철마

“해상왕 장보고 고향은 완도 아닌 변산반도”

변산반도 죽막동 수성당과 제단.

오래전부터 널리 알려진 설화인데, 그동안 학자들에게는 주목받지 못했다. 수성당이 바다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어서 가치의 중점을 그쪽으로만 둔 탓이다. 그러나 이 설화 역시 뭔가 의미를 담고 있기에 이처럼 오랫동안 전해졌을 것이다. 구성도 상당히 구체적인 데다 내용도 만만치 않다. 나라를 구하고, 왜구들을 물리치고, 풍랑에서 어민들의 생명을 구했다는 줄거리의 이 설화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뭘까.

설화의 주인공은 두 형제다. 두 형제는 고향을 떠나 긴 세월이 지난 후 금의환향한다. 금의환향은 화려한 배에 각각 여인과 동행했다는 것으로 나타난다. 형제는 고향으로 돌아와 황금부채와 철마라는 특이한 사물을 소유하게 된다. 두 사물은 무엇을 의미할까.

먼저, 황금부채는 재력(財力)을 의미하는 게 아니었을까. 왜구를 물리치고 풍랑에서 어민들을 구하려면 결국 재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배와 무기, 좋은 장비를 갖추게 하는 것은 재력이다. 철마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 의미가 분명해진다. 이 설화에서 철마는 군사력을 의미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그들이 갔다는 봉래도는 어디였는가. 중국에는 예부터 전해지는 전설 속 삼신산(三神山)이 있다. 봉래산, 방장산(方丈山), 영주산(瀛洲山)이다. 동쪽 바다 어딘가에 있어 불로불사의 신선들이 노닌다는, 그래서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동남동녀들과 서불(徐市)을 보냈다는 산이다. 금강산을 봉래산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원래 삼신산을 본떠 지은 이름이다. 마찬가지로 지리산을 방장산, 한라산을 영주산이라 부르기도 했다.



중국에는 신선들이 산다는 봉래도라는 섬의 전설이 따로 전해지기도 한다. 당 현종과 양귀비가 봉래도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고사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봉래도는 중국을 시사하는 듯하다.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보자. 중국 산둥반도 북쪽 끝에 봉래(蓬萊)라는 항구가 있다. 지금은 토사가 쌓이고 수심이 얕아져 항구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옛적에는 산둥반도 최대 항구였다. 이 봉래의 옛 이름이 등주(登州)다.

등주 봉래각

등주는 옛적 정치, 군사, 교통의 중요한 전진기지였다. 고조선 시대부터 교역이 이뤄지던 항구였으며, 진의 서불이 삼신산을 찾아 출발한 곳도 이곳이었다. 한, 수, 당나라가 우리나라를 치기 위해 대규모 수군을 발진시킨 곳도, 신라와 일본의 견당사(遣唐使)들이 당나라로 향하면서 거치던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7세기 중반에 이르러서는 많은 신라 상인이 거주했는데, 그들에 의해 신라방(新羅坊), 신라소(新羅所), 신라관(新羅館) 등이 생겨났다.

등주는 남쪽의 초주와 양주, 명주로 향하는 시발지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장보고가 활동하던 시절에는 대륙진출의 교두보였다. 장보고에 대한 많은 기록을 남겨놓아 우리로 하여금 장보고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해준 일본 승려 엔닌(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堂求法巡禮行記)’에도 등주는 자주 등장한다. 많은 일본 승려가 등주를 거쳐 낙양이나 장안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사실은 등주가 원래 봉래였다는 것이다. 당나라 때 진(鎭)을 설치하여 봉래진(蓬萊鎭)으로 불리다가 후기에 등주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현재의 봉래는 등주가 원이름으로 환원된 것이다. 따라서 설화에서 말하는 봉래도는 바로 이 봉래항을 가리키는 게 아닐까.

이런 추측에 무게를 더하는 것은 설화처럼 봉래가 원래부터 신선들이 사는 성시(聖市)로 간주됐다는 점이다. 이곳 봉래각(蓬萊閣)에는 해신을 모신 사당이 있고, 가까운 곳에는 바다를 건너 등천(登天)했다는 8명의 신선을 모신 8신선사(神仙祠)가 있다. 그 외에도 봉래각 주변에서는 신선들의 자취를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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