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호

합병증 예방 제1 수칙은 금연, 금주

“담배를 피우면 혈당이 올라가나요?”

  • 최일훈 새서울내과 원장

    입력2008-05-06 1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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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병증 예방 제1 수칙은 금연, 금주
    흡연하는 당뇨병 환자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사실 흡연은 혈당 자체와는 별 상관이 없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에게 흡연은 ‘엎친 데 덮친 격’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큰 문제가 된다. 당뇨병 환자의 약 75%는 심혈관질환(뇌졸중 및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하기 때문이다. 당뇨병만으로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3배 정도 높아지는데, 흡연은 이 위험도를 2배 더 높인다.

    그러나 많은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조금 올라가는 것에 대해선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흡연자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한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혈당을 조금 낮추는 것보다 금연이 훨씬 더 중요하다.

    당뇨병 합병증 중 하나인 하지(발) 말초동맥질환도 심혈관질환의 일종으로, 흡연이 커다란 원인을 제공한다. 굳이 술과 비교한다면 담배가 훨씬 명확하고 단순하게 해악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술은 이득과 위험이 공존하지만 현실적으론 위험이 이득을 압도한다. 소주와 맥주를 기준으로 2잔(여성은 1잔) 이하의 알코올 섭취는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의 발생률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3잔 이상을 마신다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오히려 심각해진다.

    미국당뇨병학회는 술을 배우지 못한 당뇨병 환자에겐 아예 금주를, 이미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에겐 남성은 2잔, 여성은 1잔으로 절제할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미국이나 한국 음주 문화의 특성상 이 정도만 마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차라리 금주하는 게 옳다. 또 음주에 폭식이 동반되는 한국 음주 문화에선 당뇨병의 근본 원인인 복부비만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금주해야 한다. 특히 혈당 조절이 잘 안되거나 중성지방이 아주 높은 환자, 또는 손발이 저린 말초신경병증 환자는 2잔 이하의 술도 하지 말아야 한다.

    술이 3잔을 넘어가면 몸의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우리 몸은 알아서 혈당을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데, 술은 이 두 작용을 모두 방해하므로 저혈당과 고혈당을 다 유발할 수 있다. 단기적으론 저혈당이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동안 포도당을 혈액으로 내보내는 기능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복에 술만 마시는 것은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을 맞고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빈속에는 1~2잔의 술도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다.



    합병증 예방 제1 수칙은 금연, 금주
    술은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망막증, 말초신경병증 같은 합병증을 악화시키고 중성지방과 혈압을 올려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 미래에 닥칠 ‘위험’ 때문에 현재의 즐거움, 즉 술과 담배를 끊기란 절대 쉽지 않다. 하지만 냉정한 결단과 엄격한 절제로 미래를 대비하는 사람만이 당뇨 합병증의 대재앙을 비켜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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