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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새내기 임원 교육’ 3박4일 현장취재

“우뇌 훈련시켜 감성 키워야 새 시대 리더”

  • 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포스코 ‘새내기 임원 교육’ 3박4일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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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처럼 군기 든 임원들

포스코 ‘새내기 임원 교육’ 3박4일 현장취재

포스코가 개발한 차세대 제철 설비인 파이넥스 공장.

교육 첫날인 3월17일 오전 9시, 교육 과정 전반을 소개하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이다. 홍성근 포스코 인재개발원 리더십교육센터 팀리더가 마이크를 잡았다.

“신임 임원 교육과정을 통해 범(汎)포스코 차원의 경영환경을 이해하고 핵심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시기 바랍니다. 신임 임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는 자리가 되도록 하십시오. 또 각자 갖고 있는 리더십을 성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참가자들은 훈련소에 갓 입대한 신병처럼 군기가 들어 있었다. 간간이 콜록거리는 기침 소리만 들릴 뿐 진지한 학습 분위기가 형성됐다. 필기도구를 꺼내 열심히 메모하는 임원들의 모습에서 성실함이 묻어났다.

교육의 초점은 리더십 함양에 맞춰졌다. 진행 담당자는 “특히 부하와 동료의 계발을 돕는 ‘서번트 리더십’을 체화하도록 하는 워크숍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상호 신뢰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도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물론 포스코그룹의 경영전략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으로 꼽혔다.



이어 자기소개 시간이 있었다. 사회자가 첫 발표자를 지명한 후 발표를 마친 사람이 다음 발표자를 호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각자 소속회사, 직책, 담당 업무, 임원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 동료 임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의 순으로 발표했다. 대부분이 “새로운 기회를 준 회사에 감사하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이에 보답하겠다”는 요지로 말했다. 일부 임원은 감격에 겨운 듯 몸을 떨었고 어떤 임원은 분위기에 압도되어서인지 말을 더듬기도 했다.

첫날 점심시간에만 해도 같은 테이블에 앉은 참가자끼리 얼굴이 익지 않아 서로 서먹한 분위기였다. 가슴에 붙은 이름표를 힐끔힐끔 보며 이름을 확인했다. 식사시간에도 활발한 대화보다는 조용한 식사 쪽에 무게 중심이 갔다.

오후 강의는 ‘임원으로서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강사는 ‘한국의 임원들’ ‘한국을 버려라’ 등의 저서에서 임원의 바람직한 역할을 제시한 이성용 베인·컴퍼니 대표.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그는 컨설팅회사에 몸담으며 한국 기업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논객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한국의 많은 임원이 경영자로 탈바꿈하지 못하고 여전히 관리자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한국의 일부 임원은 입사 초기 1년간 배운 지식을 20년 동안 되풀이했기에 업계의 큰 흐름을 너무 모른다”고 꼬집었다. 또 임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창의성을 바탕으로 전략적 결정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우뇌 발달 6개 요소

오후 일정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선배 임원과의 대화 시간. 강사로 초대받은 선배 임원 4명은 각자 15분씩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임원이 되고 나서 저지른 사소한 실수에서부터 중대한 판단 착오 등 자신의 치부를 고백했다. 후배들은 ‘실패에서 배운다’는 말을 실감했다. 물론 ‘실패학’ 강의로 끝난 것은 아니다. 선배들의 성공담도 빠지지 않았다. 극적인 계기로 실타래처럼 얽힌 난제를 푼 무용담을 들은 후배들은 자신도 그런 주인공이 되고픈 열망에 사로잡힌다.

강사로 나온 박한용 포스코 전무는 홍보·인사·구매·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두루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쉼 없이 자기계발에 힘쓰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라”는 취지로 발표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박 전무는 명함에 컬러 얼굴 사진을 넣는 등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포스코에서는 약간 ‘튀는’ 혁신가이기도 하다.

둘째 날 첫 강의는 리더십 코칭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박재원 AMA(미국경영협회)코리아 대표가 ‘글로벌 경영 트렌드의 이해’란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박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프랑스의 명문 비즈니스 학교인 엥세아드(INSEAD)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블루오션’이란 새로운 개념을 창시한 INSEAD의 김위찬 교수, 르네 마보안 교수와도 학문적 교분이 있는 박 대표는 한국에서 블루오션 경영기법을 보급하기도 했다. 박 대표의 강연 요지는 다음과 같다.

세상은 급변합니다. 경영환경도 마찬가지죠. 통찰력과 상상력을 갖지 않고서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의 저자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컴퓨터를 바탕으로 한 정보화 시대에서 차츰 창의성, 감성, 거시적 안목 등이 중시되는 ‘개념의 시대(Conceptual Age)’로 이동해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정보화 시대에는 논리적 능력이 뛰어난 좌뇌형 인간이 주목받았지만 새로운 시대에는 감성적인 우뇌를 개발해 양쪽 뇌를 함께 잘 쓰는 인간이 리더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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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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