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원구 아파트값 과열 현상이 지속되자, 부동산정보업체들은 4월 들어 한 달 간 아파트 시세 조사를 중단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정부도 노원구 일대 아파트값 폭등세를 잠재우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국세청은 11일 합동 회의를 열고 서울 강북지역 집값 안정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원구를 중심으로 도봉구와 강북구, 경기 의정부, 양주, 남양주 등 최근 집값이 폭등한 강북 지역을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묶는 방안이 검토됐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되면 60㎡ 초과 주택을 사고 팔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국세청은 자금조달계획서를 토대로 투기로 의심되는 거래행위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 같은 강력한 단속 의지 표명에도 노원구의 아파트값 고공 행진은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동북부 끝자락에 위치한 노원구에서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서울 도심까지 1시간 거리
4월8일 오후 2시. 기자는 서울 서대문구 충청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출발,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노원구청까지 직접 가봤다. 160번 버스를 타고 수유역까지 간 뒤 지하철 4호선으로 갈아타고 노원역까지 가는 데 1시간10분 가량 걸렸다. 평일 낮 시간대라 교통량은 많지 않았지만 잦은 정차와 신호대기 탓에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돌아올 때에는 노원역에서 지하철 4호선을 이용해 동대문운동장까지 이동한 뒤 5호선으로 갈아타고 충정로역까지 왔다. 이번에는 1시간이 채 안 걸렸다. 비록 거리는 멀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서울 도심까지 1시간 내외에 출퇴근이 가능한 셈이다.
대중교통 대신 승용차로 노원구에서 서울 시내에 들어오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노원구 상계동에서 서대문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모씨는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출퇴근 시간대에는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를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계동에서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내려오다 청량리-종로를 거쳐 시내로 진입하는 길이 가장 빠른 코스라고 한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대에는 도로 곳곳에서 병목현상이 빚어져 상습적으로 정체되기 때문에 대중교통보다 나을 게 없다.
북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도로를 이용, 홍제 램프를 통해 시내로 진입하는 코스도 있는데, 이곳 역시 교통량이 집중돼 지체되기 일쑤라고 한다. 김씨는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경우는 어떨까. 노원구 중계동에서 역삼동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박모씨는 “지하철 7호선을 이용하면 40분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콩나물시루와도 같은 혼잡을 각오해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는 “거의 종점에서 지하철을 타는데도 출퇴근 인구가 워낙 많아 매일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5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군자역의 혼잡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