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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만화 산업 진단

“침체 위기? 한국형 미래 산업 구조로 재편 중!”

  • 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콘텐츠팀장 comicspam@naver.com│

한국 만화 산업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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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출간된 만화책의 수도 줄지 않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발표한 2009 한국만화연감에 따르면 2008년 국내에서 출간된 만화책은 9433종이다. 이런 형식의 통계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2001년 현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지만, 대신 2001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펴낸 ‘간행물심의보고서’를 보면 이 시기에 만화분과에서 심의한 만화도서의 수량이 9234종인 걸 알 수 있다. 전수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는 있으나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발간된 만화책 수가 비슷한 반면, 표에서 보듯 만화출판업계의 매출액은 이 기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만화 작품당 판매 부수가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통계를 종합해 볼 때 한국 만화 산업은 7000억원대의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만화출판업 분야의 매출 규모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코믹스의 위기

한국 만화 산업 진단
기실 ‘만화산업 불황론’, ‘만화시장 위기론’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다수의 만화가가 ‘과거와는 다른 오늘’을 이야기한 바 있다. 만화잡지 ‘아이큐점프’에 ‘힙합’을 연재하며 밀리언셀러 만화가로 불린 바 있는 김수용은 200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0만부를 팔았던 제가 집 가스비를 못 낸다면 믿겠습니까”라며 위축된 만화 산업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반면 ‘만화산업 호황론’의 논거가 될 만한 사례도 적지 않다. 허영만의 경우 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드라마의 잇단 히트로 ‘허영만 만화 원작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논해야 할 만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색다른 서사만화를 펼치며 주목받는 작가로 성장한 강풀도 있다. ‘먼 나라 이웃나라’ ‘마법천자문’ ‘WHY’ 등의 만화 시리즈물은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인기를 모으며 각각 1000만부를 넘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만화가 21세기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성장했음을 증언하는 실례들이다.

문제는 동시대에 불황을 겪는 창작자 진영과 호황을 누리는 창작자 진영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만화 산업은 전체적으로 볼 때 앞서 검토한 것과 같이 예년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시장 내부에서 불황을 겪는 분야가 명확하고, 이들과 호황을 누리는 이들의 격차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만화 불황론을 펼치는 양재현, 김수용 등의 만화가는 이른바 ‘코믹스’라 불리는 분야에서 성장하고 일가를 이뤘던 작가들이다. 코믹스는 1990년대 초 형성된 만화 분야로 일본 만화와 같은 편집과 제작 관습을 취했던 장르다. 주간지 형식의 만화 정기 간행물에 작품을 연재하고, 일정 분량이 되면 이를 묶어 단행본으로 판매한다. 코믹스는 1990년대 이후 한국 만화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미래를 상징하는 장르로 평가받으며 발전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시장 위축의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한때 40여 종에 달하던 만화 잡지가 잇따라 폐간되면서 힘을 잃었다. 급속한 시장 위축의 요인으로는 책 대여점의 성장과 대여 중심의 만화 유통구조, 인터넷·휴대전화·게임기의 확산, 청소년보호법 등 국가 차원의 통제정책 등이 꼽혔다. 최근에는 코믹스의 주독자층이던 초·중고생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이들도 있다.

달라진 만화 생태계

어쨌든 현재 우리의 만화 산업은 과거 시장의 중심을 형성했던 코믹스가 위축되고 ‘코믹스와는 다른’ 장르가 등장해 규모를 유지하는 형국이라고 볼 수 있다. ‘코믹스와는 다른’ 장르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바로 허영만, 강풀, ‘마법천자문’이다. 이들은 각각 코믹스를 대체할 만한 대안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먼저 허영만은 코믹스의 위축 요인으로 꼽혔던 대여 소비 문제를 신문 연재 후 서점용 단행본 발행이라는 새로운 작품 유통 과정을 통해 극복했다. 강풀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서사만화인 웹툰을 구축했다. ‘마법천자문’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시리즈물은 코믹스에 비해 학습성을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사회문화적 차원의 응원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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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콘텐츠팀장 comicsp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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