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캠퍼스 같은 서비스다.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지만, 그 안에서 서로 공감하며 신뢰를 쌓아 친구가 되기까지는 본인 스스로가 풀어야 할 과제다. 기업이 트위터에 진출하는 것은 고객과 관계를 맺는 기회를 얻는 것에 지나지 않다. 트위터를 통해 ‘고객과 친구 되기’는 기업이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다.
기업 입장에서 트위터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과 신뢰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고객은 ‘제3의 직원’ 같은 역할을 해준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제품을 평가해주고, 잠재 고객들에게 기업을 홍보해주고, 기업에 유리한 시장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기업이 이런 파워를 가진 ‘관계 고객’을 확보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이 트위터를 시작했다고 해서 이런 신뢰 관계가 바로 구축되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인터넷 세상도 현실세계와 마찬가지여서, 대화를 통해 서로 공감대가 형성돼야 신뢰가 쌓이게 마련이다.
이에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트위터는 홈페이지나 e메일 단체발송, 온라인 마케팅과는 다른 전략을 요구한다. 과거에는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메시지를 일방으로 전달하는 마케팅이 주를 이뤘던 것에 반해 SNS는 새롭게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략의 첫걸음이 시작된다. 트위터 도입의 궁극적 목표는 기업 브랜드가치를 높여 제품 판매를 늘리는 것이겠지만, 우선 1차적 목표는 고객과의 관계 형성에 맞춰져야 한다. 다음은 콘텐츠 전략이다. 고객과의 관계 맺기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다. 즉, 고객의 욕구(needs)에 부응해야 한다. 요즘 많은 기업이 트위터 마케팅에 좌충우돌하고 있는 주요 원인이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느긋하게 접근해야
A라는 모 정부 기관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기관은 SNS가 다른 인터넷 매체보다 더 빠르게 정보를 전파한다는 장점을 높이 사 트위터를 도입했다. 트위터 진출 첫날부터 이 기관은 공지사항과 뉴스를 신속하게 트위터에 올렸다. 그런데 한 달 남짓 지났는데도 전파도 별로 안 되고 팔로어(follower)도 그다지 늘지 않았다.
A기관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이 기관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 전파에만 치중한 실수를 저질렀다. 트위터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널리 전파하려면 우선 팔로어도 많이 모으고, 많은 팔로어를 보유한 사람들과도 관계를 넓혀나가야 한다. 어느 정도 관계를 구축한 다음에는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공지사항과 뉴스를 올려야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 확산시키는 행위를 하게 된다.
트위터는 라디오 채널을 개설하는 것과 같다. 새로 개설된 라디오 채널에는 당연히 청취자가 없다. 그러다 어떤 사람이 우연하게 그 채널을 발견해 듣게 되었고, 내용이 재미있으면 지인들에게 ‘한번 들어보라’고 권유할 것이다. 반면 재미도 없고 별로 공감도 안 되고, 자기 입장만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채널이라면 청취자는 다른 채널로 재빨리 돌려버리고 말 것이다.
다음으로 기업은 트위터를 시작하기 전에 트위터 관련 내부 역량을 충분히 쌓아놓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트위터는 관계, 즉 네트워크 기반의 도구이기 때문에 이전의 인터넷 마케팅과 달리 3개월 이상의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다음은 H기업 K대리가 털어놓은 이야기다. 그는 평소 트위터를 즐겨왔기 때문에 이를 통한 기업 홍보에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트위터에 기업 계정을 만들고 활동한 지 3주 정도 지난 무렵 상사가 찾아왔고, 난관에 부닥치게 됐다.
상사: “이봐, K대리. 트위터 시작한 지 3주가 지났는데 성과를 보고해야 하지 않겠나.”
K대리: “네? 벌써요?”
상사: “그럼. 회원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방문자 수는 얼마인지, 글은 몇 개나 올라왔고, 댓글은 몇 개나 달렸는지 보고해주게. 이전에는 매주 보고하더니, 이번에는 왜 보고가 전혀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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