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공자에게 경영을 묻다 ⑦

스승은 내 주변에 있으니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라

  • 배병삼│영산대 교수·정치사상 baebs@ysu.ac.kr│

스승은 내 주변에 있으니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라

2/7
최근 검색엔진 구글(Google)의 급속한 확장, 애플 앱스토어의 번성과 아이폰의 출현은 이런 시대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야말로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과 함께 지식정보의 시대, 지식경영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즈음이다. 컴퓨터백신 전문가 안철수 교수는 이렇게 진단한다.

지금은 수평적 사고와 융합의 시대인데요. 아이폰이 탈권위주의 시대의 실체화된 증거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폰은 단순히 단말기가 아니라 플랫폼입니다. 콘텐츠와 이익을 나누는 수평적인 네트워크 모델입니다. 하청업체에게 가장 저렴한 부품을 공급받는 수직적 모델이 아니라 도와줄 수 있는 관계 회사를 누가 더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느냐 하는 일종의 연합군 간 경쟁입니다. 그러려면 상대방을 나와 동등한 관계로 인정해야 해요. 이제 세상을 그런 눈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시사in’, 2010. 6. 5일자, 39쪽)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지시와 명령이 아닌 협의와 토론으로의 전환이 오늘날 시대변화의 핵심이다. 또 이것은 도요타의 경영 방식, 마른 수건을 더 쥐어짜는-예컨대 30% 경비 절감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시대가 끝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품질과 저가 생산은 함께 달성할 수 없는 이율배반적 관계임이 드러난 것이 지난번 도요타 사태의 교훈이었다.

덧붙여 지식경영 시대의 또 다른 특징은 애플의 주역인 스티브 잡스가 말한 바, ‘애플은 언제나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 있다’(Apple has been always existed between technology and liberal arts)에서 잘 드러난다. 이것은 지식정보가 기술과 인문학의 접점에서 피어난다는 그 기원을 알려준다. 피터 드러커의 지적도 이 대목에 근사하게 겹친다.

경영이란 전통적인 의미의 인문학(liberal art)에 속한다. 경영은 지식, 자기인식, 지혜 그리고 리더십의 원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리버럴(인문)’이며 이 원리를 실천하고 적용한다는 점에서 ‘아트(학문)’이다. 경영자는 심리학·철학·경제학· 역사학·물리학은 물론 윤리학에 이르기까지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학생을 가르치고, 다리를 건설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판매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 ‘경영학, 개정판’(Management, Revised Edition), 2008)

이를테면 지식경영의 세계는 인문학적 소양을 통해 얻은 지식을 뿌리로 하여 피워내는 꽃송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리라. 여기에 인문학의 의의가 있다. 공장제 기업 경영의 시대와는 달리 지식경영과 인문학은 친화적이다. 그렇다면 공자는 새로운 지식경영의 시대에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앎’

‘논어’의 첫 장이 배움과 익힘, 곧 학습으로 시작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가 그것이다. 그런데 ‘논어’의 마지막 장 역시 앎, 지식으로 마감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늘의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라고 이를 수 없고, 예를 몰라서는 올바로 처신할 수 없으며, 말을 알아듣지 못해서는 상대방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孔子曰, “不知命, 無以爲君子也, 不知禮, 無以立也, 不知言, 無以知人也.” 논어, 20:3) 곧 배움(學)으로 시작하여 앎(知)으로 끝나는 것이 ‘논어’다. 이처럼 ‘논어’ 속에 오롯한 지식·학문적 면모야말로, 공자사상이 명령과 복종을 특징으로 하는 공장제 산업시대와 불화하고 오늘날 지식정보의 시대와는 친화할 것임을 예감케 하는 근거인 듯싶다.

그러면 공자에게 지식이란 무엇인가. 공자에게 지식이란 단순한 정보의 축적이 아니라 깨달음, 곧 각성으로 보인다. 그가 개천에 물 흐르는 것을 보며 토로한 장면에서 그런 점이 잘 드러난다.

2/7
배병삼│영산대 교수·정치사상 baebs@ysu.ac.kr│
연재

공자에게 경영을 묻다

더보기
목록 닫기

스승은 내 주변에 있으니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라

댓글 창 닫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