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호

목 디스크, 목에 통증 없어도 나타난다!

  • 입력2010-07-06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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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디스크, 목에 통증 없어도 나타난다!

    목 디스크 환자의 목은 정상인과 달리 일자로 되어 있다.

    좀 무리를 하면 아프다가도 쉬면 또 견딜 만해 통증을 방치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통증은 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지만 몸을 너무 혹사하고 있으니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오랫동안 운전해 허리가 뻐근하다거나, 컴퓨터 작업으로 팔목이 시큰거린다고 당장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예전에 없던 통증이 시작되면 일단 안정을 취하는 것이 먼저다. 통증이 있는 부위를 되도록 쓰지 않으면서 통증이 가라앉는지, 심해지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만약 운동부족이나 경직된 자세가 원인이라고 판단되면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통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1~2주 안정을 취했는데도 통증이 점점 심해질 때, 운동을 하고 물리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될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그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

    팔에 힘이 빠지고 어지럽다며 내원한 이외덕(52)씨는 목 디스크 초기 증상을 방치했다가 중증 디스크로 진행된 경우였다. 가끔씩 팔이 저리고 아팠지만 일이 워낙 바쁘고 통증도 그럭저럭 견딜 만해서 참고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운전을 하다가 팔에 힘이 스르르 빠지더니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을 경험한 것이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고 그때 충격으로 망설임 없이 병원에 오게 되었다.

    이씨처럼 팔에 힘이 빠지고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어지럼증을 느낄 단계라면 이미 목 디스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실제 X-레이 촬영 결과 C자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이씨의 목은 일자로 변형되어 있었고, MRI 상에서는 경추 3·4번과 6·7번 사이의 디스크 돌출이 관찰되었다. 사업상 장거리 운전을 자주 해온 이씨에게 지속적인 자세불량과 심한 스트레스가 목 디스크를 불러온 것이다.

    흔히 목 디스크라고 부르는 경추수핵탈출증은 경추와 경추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 사이로 내부의 수핵이 빠져나와서 신경근 또는 척수를 누르는 질환이다.



    목 디스크, 목에 통증 없어도 나타난다!

    목 디스크의 경우 턱을 머리 위쪽으로 당겨주면 효과가 있다.

    허리 디스크가 허리보다는 엉덩이와 다리 쪽의 통증이 심한 것처럼, 목 디스크도 목 자체보다는 어깨와 팔이 아프고 저린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경추에서 뻗어 나온 신경가지들이 어깨를 거쳐 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초기에는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무거운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피곤해도 흔히 나타나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목을 움직일 때마다 어깨와 팔이 심하게 저리고 손가락까지 시리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며, 손과 팔에 힘이 빠지고 감각도 무뎌진다. 총 7개의 경추 가운데 움직임이 가장 많은 5·6번 사이와 6·7번 사이 디스크에서 주로 문제가 생기는데, 디스크만 돌출돼 있을 때는 목은 멀쩡한 대신 팔과 손가락만 저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목 디스크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 치료가 늦어질 경우 중추신경인 척수가 눌려 인체 일부나 전체에 마비가 올 수 있다. 이씨의 경우도 디스크가 더 돌출되거나 수핵이 터져 척수신경다발을 누르게 되면 하반신마비나 전신마비로 진행될 위험까지 있었다.

    이 때문에 통증만으로 목 디스크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선 목의 운동범위를 확인해봐야 한다. 고개를 앞으로 숙이려 할 때 잘 숙여지지 않거나 뒷목이 심하게 땅길 때, 반대로 고개를 뒤로 젖힐 때 어깨와 팔, 손이 저리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다음으로 두통이 있는지 관찰한다. 뒷머리가 아프면서 항상 무겁거나 만성두통 때문에 뇌 검사를 받았지만 CT나 MRI에서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을 때, 골프 스윙시 뒷목이 아플 때, 책을 읽거나 하면서 10분 이상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머리가 무거워져서 고개를 들기 어려울 때는 목 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어깨, 팔이 저리고 아프면 목 디스크 의심해봐야

    어깨와 팔의 통증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도 늘 피곤하고 어깨가 무겁거나 손끝이 차고 저린 증상이 반복된다면 목 디스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상태가 심하면 팔에 힘이 없으면서 감각이 둔해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얼굴의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경추 부위의 신경이 눌리면 얼굴 쪽에도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눈이나 뇌 쪽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눈이 빠질 듯 아프면서 얼굴 감각이 둔해질 경우, 턱관절에 별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는데도 턱관절이 계속 아플 경우 목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목 디스크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 허리는 곧게 펴고, 턱은 가슴 쪽으로 당겨 반듯한 자세로 앉는다. 1시간에 10분은 휴식을 취하고 간단한 목 스트레칭을 해주고, 넥타이는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갈 만큼 여유 있게 맨다. 또 목을 돌리거나 운동을 시작할 때 갑자기 근육을 움직이기보다는 서서히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평소 엎드려 책을 보거나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습관은 목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한다.

    목 디스크, 목에 통증 없어도 나타난다!
    高 道 一

    1964년 강원 동해 출생

    現 고도일병원 병원장, 의사신문사 편집인, 대한신경외과학회 학술위원·이사

    前 청와대 물리치료실장

    저서: ‘허리병 수술 없이 잡는다’ ‘알기 쉬운 키네시오 테이핑요법’외 다수


    목 디스크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최근에는 비수술적 요법인 인대강화주사와 경추신경성형술로 목 디스크를 치료한다. 인대강화주사는 경추 주변의 손상된 인대와 힘줄에 인대보다 삼투압이 높은 물질을 직접 주사해 인대를 재생시킴으로써 약해진 인대나 힘줄을 근본적으로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경추신경성형술은 절개 대신 환자의 등 위쪽에 가이드 바늘을 먼저 삽입한 후 이 바늘을 통해 특수 관을 삽입해 좁아진 디스크 간격과 유착된 신경 사이를 벌려주는 시술법이다. 절개를 하지 않아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시술시간도 20~30분에 불과하다. 두 시술 모두 비수술요법인 만큼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고령, 당뇨, 혈압 등에 관계없이 시술이 가능하며 시술 후 입원 없이 바로 퇴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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