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호

한국 축구사(史) 새로 쓴 19세 스트라이커 지소연

  • 글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사진 / 조영철 기자

    입력2010-09-03 0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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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사(史) 새로 쓴 19세 스트라이커 지소연
    한국 축구 역사상 최강의 공격수가 탄생했다. 8월 초 막을 내린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실버볼과 실버슈를 차지한 지소연(19)이다. 실버볼은 우수 선수, 실버슈는 득점 2위 선수에게 각각 주어지는 상. 지소연은 조별리그 스위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가나(2골), 멕시코, 독일, 콜롬비아전에서도 연이어 골을 터뜨리며 두 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축구 전문가들은 지소연의 장점으로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뽑아내는 골 결정력과 수비수 2~3명에게 둘러싸여도 볼을 빼앗기지 않는 키핑 능력을 꼽는다. 경기 전체를 지배하는 그의 활약으로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FIFA 개최 대회 출전 사상 최고 성적인 세계 3위에 올랐다. 비인기종목이던 여자 축구는 일약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됐다.

    지소연은 “월드컵 출전을 위해 출국할 때만 해도 아무도 우리를 몰랐는데, 게임을 뛰는 사이에 갑자기 관심이 많아져 깜짝 놀랐다”며 “이런 응원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키 161cm. 운동선수가 아닌 여성들 사이에서도 평범해 보일 법한 체구의 그가 축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짧은 머리를 한 채 남자 아이들과 공 차는 모습을 본 축구부 코치가 부원모집 전단지를 나눠준 게 계기가 됐다.

    “제가 여자애처럼 보였으면 아마 안 줬겠죠.”

    지소연의 말처럼 우연한 시작이었다. 하지만 축구는 하면 할수록 재미있었다. 재능도 있었다. 그는 2006년 만 15세8개월에 한국 축구 사상 최연소로 태극 마크를 달았고, 두 달 뒤 역시 사상 최연소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에서 큰 활약을 펼치며 세계 여자 축구계의 주목을 받게 된 지소연의 목표는 미국 진출. 2015년 여자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 축구 사상 최초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고픈 꿈도 있다. 당차고 재능 있는 지소연의 축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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