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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Asia - 신동아 특약

‘중국의 세기’ 막아낼 미국의 전략

“시장경제·민주주의 공유한 인도와 밀착해 ‘인도-미국의 세기’ 만들어야”

  • 글·대니얼 트위닝 | 미 저먼마셜펀드 수석연구위원 번역·강찬구 | 동아시아재단 간사

‘중국의 세기’ 막아낼 미국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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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0년대 들어 분위기는 급반전하고 있다. 날로 성장해가는 중국의 국력을 위협으로 인식한 미국은 인도와 협력해 중국을 억제하는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지 모색하기 시작했다. 워싱턴의 전략가들이 인도를 미래의 강대국으로, 그것도 다원적 민주주의 가치를 내재하고 있는 아시아의 균형자로 보게 된 것이다. 결국 미국은 인도를 기존의 핵 국제질서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부시 행정부는 서방 중심의 핵 보유 질서를 흔드는 놀랄 만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인도는 민수용 핵 기술의 국제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장기적인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인도의 지도자들은 미국과의 협력 증진이 자국의 미래를 위해 외교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정확하게 깨달았다. 이른바 ‘전략적 개방정책’이 채택된 배경이다. 이후 인도는 적극적인 외교전략을 구사하면서 미국의 후원을 등에 업고 국제정치 무대의 정상 반열에 올랐고, 세계 열강으로 진입하는 길을 열 수 있었다. 불과 지난 10년 남짓의 시간 동안 벌어진 혁명적인 변화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인도 포용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 11월 인도 방문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G2 체제가 아시아와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임기 초의 인식에 종언을 고했다. 대신 그는 미국과 인도가 함께 아시아의 안보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바람직한 통치(good governance)’를 각국에 확산시켜 나가자는 비전을 제시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전통을 갖고 있는 인도를 이용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자는 새로운 구상은 워싱턴 정가에서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는 또한 지난 세기 이어져온 미국의 영광이 21세기에도 이어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자. 인도의 부상에서 미국이 얻을 수 있는 핵심적 이익은 과연 무엇인가. 우선 미국을 훌쩍 넘어 계속 증가하는 인도의 중산층 인구는 장기적으로 미국 상품과 서비스, 외국인 투자에 있어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해외시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인도의 인구와 경제 성장률은 이미 중국을 추월했다. 더욱이 주요 선진국이나 한국, 중국 등의 신흥 강대국들이 이미 노령화 사회에 접어든 것과 달리, 꾸준히 증가하는 인도의 청년인구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계속해서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안보 영역에서도 인도와 미국의 이해관계는 하나로 만난다. 두 나라 모두 테러리즘 척결의 최전방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조직적인 활동에 맞서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 자국 영토에 대한 통제력을 갖추고 국민의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하도록 협력하는 일에도 미국과 인도 모두의 매우 중요한 국가적 이해가 걸려 있다. 특히 그간 국제무대에서 가공할 만한 권력을 누려온 미국과 오랫동안 중국과 분쟁을 치러온 인도 모두 중국의 부상이 평화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도록 만들어야만 하는 중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인도의 부상에서 미국이 갖는 가장 중대한 이익은 국제체제 전체에 미칠 인도의 내적 가치에서 비롯된다. 중국이 이끄는 세계질서, 다시 말해 국가자본주의와 중화사상에 입각한 독재체제로 이뤄지는 국제질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이해에 부합하기 어렵다. 대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인도의 성장은 중국이 이끄는 질서와는 다른 세계 질서를 만들어낼 열쇠가 될 것이다. 세계 최강 미국과 급부상하는 인도의 튼튼한 동맹을 바탕으로 국제사회를 보다 열린 사회로 유도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자유주의 시장질서가 대세를 이루는 토대 위에서 미국과 인도가 일본, 유럽, 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의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열어가는 다원주의는, 중국이 지배하는 세계 혹은 중국의 의지가 무조건적으로 관철되는 국제무대보다 훨씬 미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한다.

그간 제3세계 국가들 사이에는 중국식 권위주의 발전모델인 ‘베이징 컨센서스’가 새로운 세계체제로 굳어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도가 평화로운 번영을 추구하면서도 비서구적인 현대성을 만들어내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한다면 그러한 질서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미국과 인도가 전략적 파트너로서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낼 경우 그 위에서 번영을 구가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그 우방국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인도가 민주주의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일은 미국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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