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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外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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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가 말하는‘내 책은…’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_ 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비아북, 261쪽, 1만3500원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外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는 영국의 철학자 러셀이 98세를 일기로 작고하기 몇 주 전까지 검토했던 원고다. 러셀은 20세기 최고의 사상가로 일컬어진다. 그는 철학자이고 수학자였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 교육혁신가, 지성·사회·성 해방 옹호자, 평화와 시민권·인권을 제창한 운동가였다. 그는 평생 여러 분야의 책을 70권 이상 출간했다. 이 책은 러셀이 쓴 수많은 책과 에세이 가운데 심리, 정치, 교육, 종교, 윤리, 성과 결혼 등 6개 주제에 해당하는 최고의 문장들을 발췌해 모은 결과물이다.

책의 구성은 특이하다. 이 책을 엮은이는 철학교수 로버트 에그너. 그는 앞서 언급한 6가지 주제에 대한 러셀의 관점을 요약한 뒤 수많은 저서에서 발췌한 러셀의 문장들을 소개한다. 나는 이런 이유로 이 책을 ‘러셀의 보물들이 전시된 박물관’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이 박물관의 코디네이터는 러셀의 사상을 본질적으로 반영하면서도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물건들을 진열해놓았다. 우리나라 독자의 경우 러셀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상대적으로 좁다는 판단에서, 한국어판에는 부산외국어대의 박병철 교수의 해설이 추가됐다.

독자 중에는 넓은 박물관을 관람하다가 다리 근육이나 두뇌의 피로 때문에 전체를 다 보지 못한 채 돌아선 경험을 한 이들이 있을지 모른다. 그런 이들은 “더구나 철학자의 박물관이라니 얼마나 근엄하고 지루하겠는가” 지레 겁먹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러셀은 모든 주제에 대해 솔직하고 단도직입적이며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내놓는다. 근엄한 태도 뒤에 몸을 숨긴 어른들은 어린아이에게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혹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 날카로운 질문을 받으면 윽박지르거나 엉뚱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그러나 러셀은 기도 꺾이지 않고 당당한 태도로 끈질기게 매달린다. 외람된 말이긴 하지만 ‘아무튼 철학서는 읽기가 어렵군’이란 생각이 들 때마다 노인 러셀이 아니라 당당하게 질문을 던지는, 맹랑한 러셀 어린이의 모습을 상상해볼 것을 권한다.



이 책 말미에는 발췌된 글의 원저 목록이 실려 있다. 1920년부터 1969년까지, 약 50년에 걸쳐 이어지는 40여 권의 책과 여러 편의 에세이 목록은 러셀이 생애 동안 얼마나 방대한 양을 집필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한평생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기를 추구하며 머리뿐 아니라 가슴과 다리로 활동해온 러셀의 열정을 확인하면 책읽기가 확연히 달라질 거라고 감히 장담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여기 소개된 러셀의 원저들을 ‘모조리’ 읽고픈 열망이 솟구칠지도 모른다. ‘모조리’가 아니라 딱 한 권이라도 더 찾아 읽는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 이미 독자의 마음은, 단단히 굳어진 기성 제도에 말없이 순종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일깨우기 위해 러셀이 휘두른 재치의 칼날에 깊은 상처를 입었을 테니까.

이순희│전문번역가│

New Books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_ 야마자키 후미오 지음, 김대환 옮김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外
“내가 만약 불치의 병에 걸려 몇 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면, 내 마지막 삶은 결코 병원에서 보내고 싶지 않다.” 현직 의사인 저자가 수많은 병원사(病院死) 현장을 목격하고 내린 결론이다. 그는 고칼로리 수액과 진정제에 의지한 채 인간으로서 그 어떤 의사 표시도 못하고 죽어간 한 남자의 삶을 담은 ‘한 남자의 죽음’ 등 12개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당신은 정말 병원에서 죽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따뜻한 지지를 받으며 자신의 마지막 나날을 납득한 뒤 ‘좋았다’고 생각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이런 사례로 소개한 한 암 환자는 삶의 마지막 며칠을 그리워하던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지난 일주일이 지금까지 살아온 40여 년의 세월보다 더 소중했다”였다. 잇북, 296쪽, 1만2000원

빗물과 당신 _ 한무영·강창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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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의 주상복합건물 ‘스타시티’ 주민들은 수도요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 빗물저장시설에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스타시티의 사례는 2008년 국제물학회지 커버스토리에 소개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저자는 이 아이디어를 창안하고 현실화한 과학자.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로, 2001년부터 빗물 연구에 매달려왔다. 저자에 따르면 빗물은 지구의 물 부족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열쇠다. 그러나 많은 이가 산성비 공포 때문에 이 자원을 외면하고 있다. 저자는 특별한 사고가 나지 않는 한 지구에 강한 산성비가 내릴 확률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처음에는 위험물질이 비와 섞여 내릴 수 있지만, 20분 정도가 지나면 다 씻겨 내려간다는 것이다. 공동 저자 강창래는 인터뷰 전문 저술가로 책의 집필을 맡았다. 알마, 241쪽, 1만5000원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_ 패트리샤 맥코넬 지음, 신남식·김소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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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우리 몸의 작은 변화까지 아주 예민하게 감지해내는 동물이다. … 앞 또는 뒤로 1~2㎝만 몸의 기울기가 바뀌어도 겁에 질린 길 잃은 개를 우리 쪽으로 유인할 수도 있고 쫓아버릴 수도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동물학 부교수인 저자는 ‘개의 가장 좋은 친구(Dog′s Best Friend)’라는 가정견 훈련 회사를 운영하며 30년간 개를 훈련시켜왔다. 공동 역자 가운데 신남식은 에버랜드 동물원장을 지낸 서울대 수의대 교수, 김소희는 동물칼럼니스트다. 동물, 그중에서도 개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인 세 사람이 쓰고 옮긴 이 책은 개의 문제 행동이 실은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한다. 동시에 개의 행동을 제대로 해석하고, 개와 올바르게 상호작용하기 위해 우리의 몸짓과 목소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일러준다. 페티앙북스, 405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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