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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유혹 정보 수집”

해외 북한식당 美女 경계령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성매매 유혹 정보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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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정보 보고

“성매매 유혹 정보 수집”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류경식당 건물.

“선생님, 룸을 사용하실 땐 말씀에 각별히 주의하십시오.”

중국 주재 상사원 K씨가 얼마 전 가깝게 지내던 북한식당 여종업원에게 들은 말이다. K씨는 손님 접대 목적으로 북한 식당을 자주 들렀다. 북한으로 돌아가는 여종업원이 귀엣말로 “룸에서 하는 대화를 엿듣는다”고 일러준 후 K씨는 북한식당 출입을 끊다시피 했다. K씨는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식당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더라. 식사 중에도 여종업원이 시중을 구실로 가까운 곳에 머물렀다. 대화를 엿듣는 것 같을 때가 많았다. 다른 룸이 비어 있는데, 특정한 룸으로만 안내해서 다른 룸으로 가겠다고 하자 종업원이 당황해 ‘그 방은 청소 중이라고 얼버무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식당은 종업원, 도청장치, CCTV를 활용해 각종 대남 정보를 확보하고 한국인의 명함, 사진, 언행을 수집해 평양으로 보고한다고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접대 여성들이 수집한 자료를 일보(日報) 형식으로 작성해 제출한다는 것. 북한식당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한 탈북 여성의 증언이다.

“웬만한 식당은 CCTV, 도청장치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여종업원에게 한국인의 대화내용을 정리해서 보고하라고 요구한다. 총화 시간에 수집한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내용이 부실하면 문책을 당한다. 보위부 요원이 부지배인, 안전대표, 봉사지도원이라는 위장 명칭으로 일하면서 여성을 감시한다.”



여성들을 감시하는 것은 보위부 요원의 곁가지 일로 이들의 주 임무는 대남 정보 수집이다. 최근에는 대선 후보의 인물평, 여론 동향 등 대선과 관련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혈안이라고 한다.

지난해 9월 네팔 당국이 탈세 혐의로 북한식당 옥류관을 압수수색했다. 2007년 개업 이래 세금을 한 차례도 내지 않았으며 수입 주류를 불법으로 판매했다는 것. 옥류관 직원들은 조사관의 출입을 막고 저항했다. 북한대사관 인사들도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왔다. 네팔 당국이 압류한 PC에는 이 식당을 찾은 한국인 손님들의 대화내용과 신상자료가 가득 담겨 있었다. 누가 언제 누구와 밥 먹으러 와서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는지를 일지 형식으로 기록한 것. 국내 유명 산악인의 언행과 관련한 파일도 있었다.

“성매매 유혹 정보 수집”

캄보디아의 북한식당 평양랭면에서 종업원들이 춤을 추고 있다.

네팔의 신문, 방송은 지난해 9~10월 옥류관의 불법 영업 실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ABC방송은 “옥류관이 소득세, 부가가치세를 탈루했으며 외교관용 면세 주류를 판매하면서 취업비자를 소지하지 않은 여종업원에게 일을 시켰다. 북한이 스파이 활동을 위해 식당을 열고 불법 활동을 자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식당은 대사관을 통해 면세주류를 반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한국인을 포섭하거나 약점을 잡는 장소로 식당을 활용하는 것은 장소의 특성상 경계심이 느슨해질 뿐만 아니라 공작원이 대상자에게 접근하기가 용이해서다. 캄보디아 북한식당에는 정찰총국 인사들이 식당 일꾼으로 위장 파견돼 한국인과 교포를 대상으로 대북 우호여론 조성 활동을 벌이는 등 포섭 공작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때는 북한식당을 출입하는 한국인을 통해 국내 민심을 살폈으며 한국인 여행 가이드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북한식당은 평양에서 내려온 지령을 현지 공작원에게 전달하고 수집한 정보를 북한에 보고하는 해외-평양 간 연락기지로 이용된다고 관계 당국은 밝힌다. 보위부 정찰총국 225국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은 모든 종업원이 공작원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국인이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이용해 국내 간첩 및 종북(從北) 세력과의 접선 장소로도 활용한다.

일례로 2004년 12월 한국진보연대 간부들이 베이징의 북한식당 묘향옥에서 노동당 통일전선부 공작원 3명과 3차례 만나 ‘2004년 통일운동 상황’ 등 국내 정세를 보고하고 한국 내 반미 및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 김일성 우상화 사업 강화 등의 지령을 받은 게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중국에서 일하는 한 북한 상사원은 거래처 중국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공작기관이 베이징 소재 식당을 아지트로 활용하면서 중국 내 남조선 공관원, 주요 언론사 기자를 상대로 공작을 기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듯 쓰임새가 요긴하다보니 영업 부진으로 적자가 누적되는 일부 식당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운영한다고 한다.

“외국인 상대로 성매매 영업”

북한식당은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기도 하다.

해외의 북한식당에서 일하는 ‘김태희’의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다. 중국의 북한식당은 여종업원 대부분을 취업비자 없이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동남아 소재 북한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정보당국은 밝힌다.

베이징의 한 북한식당은 모조품 마오타이주를 판매하다 걸려 벌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의 북한식당은 법적으로 취사가 불가능한 주상복합 건물에서 룸을 갖춘 형태로 불법 영업하다 적발됐다. 이슬람권의 한 북한식당은 이슬람 율법상 금지된 주류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영업금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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