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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2013

유명무실 사면심사위 힘 실어야 특사 오·남용 논란은 ‘민주화’ 증거

특별사면

  • 신평│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헌법학회장

유명무실 사면심사위 힘 실어야 특사 오·남용 논란은 ‘민주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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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헌법상의 권력분립 원칙에 비춰 사면권 행사는 형을 선고한 사법부의 판단을 훼손하는 것이므로 그것을 행사하기 전에 사법부에 의견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사면권은 국가이익이나 국민화합을 위해 행사돼야 하는 한계를 지닌다. 셋째, 사면권자의 일방적 자의(恣意)가 아니라 보편타당한 평등의 원리에 입각해 행해야 한다.

이들 3가지 기준을 적용해본다면 이번 사면은 이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우리가 반드시 논의할 것은 대통령의 부당한 사면권 행사, 즉 사면권의 오·남용이 향후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점이다. 하물며 특별사면을 받기 위해 수억 원대의 금품이 오가는 지하시장까지 형성되어 있다는 내용의 보도마저 나온 상황이다.

과거에 사면권이 일정한 기준 없이 마구 행사됐다는 비판이 나와 2007년 12월 21일 사면법 일부개정에서 특별사면 전에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특별사면은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와 법무부 장관의 상신, 대통령의 명에 의해 이뤄진다. 그러나 문제가 된 이번 사면을 보면 이와 같은 제도개선에 별다른 실익이 없었음이 입증됐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우선 사면심사위원회의 운영을 개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면 대상 범위 규정해야

현재 사면심사위원회는 위원장인 법무부 장관 외에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이들을 전원 법무부 장관이 임명한다. 법무부 장관의 뜻에 따라 위원회가 좌지우지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원을 구성할 때 국회나 사법부의 뜻이 상당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 사면법에서는 위원회의 회의록을 사면 후 무려 5년 동안 비공개로 한다고 규정했는데, 이것도 재론의 여지가 있다. 필요할 경우 회의록이 언제든지 공개될 수 있도록 개정해 위원들이 좀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 해야 한다.



사면 대상자를 선정할 때도 그 범위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대부분 정치적 고려에 의해 사면 대상자를 고르다보니 그 기준이 매우 자의적이다. 고위층 비리사범, 대기업 경영인, 정치인 등에 대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가령 헌정질서 파괴범, 권력에 기생한 부정부패사범, 악질적인 기업범죄사범 등은 사면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 기준을 사면법에 규정한다면 사면권의 부당한 오·남용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면권이 행사될 때 그 대상자로 포함된 사람들에 대해 반드시 사법부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앞에서도 강조했듯 사면권 행사는 사법부의 판단을 바꾸는 것이니만큼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에 대통령의 그와 같은 행위에 대해 최소한의 의견을 표명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또 그런 사전적 통제장치 외에 사면권 행사에 대한 법적인 사후 통제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예컨대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이 사면권 행사에 대해 행정소송으로 그 부당함을 다툴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사후 약방문이긴 해도 만약 이러한 법규정들이 있었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그처럼 쉽게 사면을 단행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만 이런 논란을 거치며 우리는 더욱 민주화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모든 과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여지는 있다.

신동아 201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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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헌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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