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별’이라 할 태양의 활동은 11년을 주기로 활발해지는데 그 정점이 바로 올해다. 별은 ‘스타(star)’란 말처럼 ‘스스로 타는 것’이다. 이 ‘스스’에 아래위로 점 하나씩 찍으면 ‘수소가 타는 것’이 된다. 수소가 타서 빛과 열을 내는 존재가 바로 별이요, 태양이다. 한마디로 태양은 거대한 수소폭탄이라 할 수 있다.
수소폭탄이 터질 때 엄청난 양의 방사능물질이 나오는데, 지구에 날아온 이것을 ‘태양풍’이라고 한다. 이 태양풍이 지구의 자기장에 잡혀 남극과 북극 근처에서 대기와 반응해 아름답게 빛나는 현상이 바로 오로라다.
따라서 오로라는 태양의 활동이 활발할수록 화려하게 나타난다. 올해는 태양의 활발한 활동으로 더욱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태양풍으로 인한 위성 피해나 통신 교란이 올 수도 있다. 가끔 뉴스에서 태양 예보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태양 활동의 변화는 주기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지구에 특별히 큰 위기가 온다거나 하진 않는다.
오로라는 ‘빛의 오르가슴’
나는 지난 1월과 2월, 오로라 관측을 위해 캐나다 옐로나이프(Yellowknife)란 곳을 두 번 다녀왔다. 옐로나이프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지구상에서 오로라를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나는 죽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할 천문 현상 중 하나로 그 화려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오로라를 꼽는다. 오로라가 가장 화려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오로라 폭풍(Aurora substorm)’이라고 하는데, 그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하늘에서 빛들이 춤을 춘다고나 할까. 이 장관이 주는 감동은 ‘빛의 오르가슴’이란 표현 외에 다른 표현을 찾기 힘들 정도다. 여러분도 꼭 오로라를 보러 가길 바란다. 추위가 싫다면 8월이나 9월에도 오로라를 볼 기회가 있으니 그때를 노려봐도 될 것이다.
이왕 스타 얘기가 나온 김에 ‘땅에 있는 스타’와 관련한 내 경험을 이야기해본다. 1989년 나는 ‘재미있는 별자리여행’이란 책을 펴내고 라디오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출연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때 MBC 라디오 자정(子正) 프로그램에서 가수 고(故) 김광석 씨를 처음 만났다. 사실 나는 평범한 얼굴에 입담도 그리 화려하지 않은 그가 누군지 잘 몰랐다. 그래서 방송 중간에 직업이 뭐냐고 물었더니 잠시 당황한 그는 “동물원에 있다”고 했다. 나는 어리둥절해 “동물원에서 뭐하세요?”라고 했고, 그는 “기타를 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요즘 동물원에선 기타 치는 사람도 뽑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수줍은 듯 “동물원이라는 그룹입니다”라고 알려줬다. 이 이야기를 들은 내 후배들은 ‘어떻게 동물원을 모를 수 있느냐’고 타박하면서도 김광석 씨를 만난 일을 몹시 부러워했다. 그 후 몇 차례 김광석 씨와 함께 라디오에 출연했고 가끔 차도 마시며 친분을 쌓았다. 몇 해 지나 그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
최근에는 오로라 여행을 마치고 모 방송에서 개그우먼 김미화 씨를 인터뷰했다. 나는 스타에 대해 설명하며 그에게 ‘당신은 땅에 있는 스타’라고 말해줬다. 그러자 김 씨는 “열심히 내 스스로를 태워서 여러분을 더욱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을 받았다. 나는 스스로 타는 것이 스타라는 말을 만들었을 뿐, 스스로 태움으로써 주위를 이롭게 한다는 것까지 깨닫진 못했다. 태양이 스스로를 태움으로써 그 빛과 열로 우리가 살 수 있다.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이 땅의 스타들로 인해 우리는 즐거움과 삶의 활력을 느낀다. 정말 스타란 스스로를 태움으로써 주위를 이롭게 하는 존재이지 않은가.

오로라는 태양풍이 지구의 자기장에 잡혀 생성되는 것으로, 올해는 태양의 활발한 활동으로 유난히 화려한 오로라가 관측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