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이 지난해 11월 북한군 제534군 부대 직속 기마중대 훈련장을 찾아 말을 타고 있다.
“김정은 원수님이 잔디 심기 과업과 방도를 가르쳐준 이후 평양시를 백화만발한 도시로 꾸리기 위한 사업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2012년 10월 10일자 노동신문)
“인민군 돌격대는 인민의 행복을 위하는 일에 물불을 가리지 않겠다며 ‘잔디 입히기’ 전투가 벌어지는 곳에서 혁신의 불길을 일으키고 있다.”(2012년 10월 31일자 노동신문)
“각지에서 좋은 품종의 잔디를 퍼뜨리기 위한 사업이 벌어져 전국적으로 잔디 재배장이 꾸려졌다.”(2012년 11월 18일자 노동신문)
소식통이 입수한 북한 주민의 생활총화 교육자료를 보면 김정은이 꽃과 나무 심기를 얼마나 강조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화초를 많이 심고 가꾸어 온 나라를 꽃 속의 도시, 꽃 속의 마을, 꽃 속의 직장, 꽃 속의 가정으로 꾸려나가며 꽃을 많이 이용하면서 보다 문명하고 행복한 생활을 향유해야 한다. 우리 모두 그 어디서나 화초를 많이 심고 가꾸며 꽃과 더불어 아름다운 생활을 끊임없이 창조해나감으로써 우리나라를 문명하고 백화만발한 인민의 낙원으로 더욱 활짝 꽃피워나가는 데 적극 이바지하자. 좋은 품종의 잔디를 많이 심어 이 땅 그 어디 가나 생땅이 보이지 않게 하자는 게 현 시기 당의 의도다. 우리는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의 요구에 맞게 국토관리 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데 대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원대한 구상을 높이 받들고 좋은 품종의 잔디를 비롯한 지피식물을 많이 심으며 당면하게는 새 품종의 잔디를 널리 퍼치기 위한 사업에 한사람 같이 떨쳐나서야 한다.”
도시에 잔디가 깔리고 꽃이 만발하면 아름답겠지만, 북한의 사정을 고려할 때 “생땅이 보이지 않게 하자는” 일에 “한사람 같이 떨쳐나서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소식통은 “최근 김정은이 잔디 심기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자 ‘도당에서 직접 챙겨라’ ‘시·군당에서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면 군대를 통해 하겠다’ ‘어느 단위에서 잔디를 잘 심었는지 평가해 순위를 매길 것’이라고 압박해 간부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북·중 무역에 종사하는 한 북한 상사원은 “옥수수를 심어도 모자랄 판에 아무런 쓸모도 없는 잔디를 깐다고 하니 속이 타들어간다”면서 “당국에 대한 인민의 불만이 목구멍까지 올라와 있다”고 전했다.
풀을 고기로 바꾼다?
북한 당국은 강원도에 대규모 ‘축산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겨울 전국 각지에서 공사 인원을 강제 차출해 수작업으로 잡목 제거, 축사 건설을 비롯한 기반 공사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풀판을 조성해 집짐승을 기르면 농사를 짓는 것보다 훨씬 실리가 난다”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월 18일 “강원도 세포군, 평강군, 이천군의 광활한 대지에 수만 정보의 인공 및 자연풀판(초지)을 조성해 대규모 축산 기지를 세우는 세포등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축산 기지에는 소, 양, 염소, 토끼, 돼지 등을 기르는 수백 동의 축사와 20여 동의 현대적인 축산물가공지, 저류지, 방목도로, 1000여 세대의 살림집이 건설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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