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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 대구·경북 기상도

역차별 불만 여론 표심 반영될까

“모내기는 TK가, 추수는 PK가”

  •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역차별 불만 여론 표심 반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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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선호 뚜렷

대구시장선거의 1차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공천 경쟁의 흐름이다. 김범일 시장 불출마 선언 이후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경선 후보 선출을 강조한다. 출마 희망자들도 마찬가지다. 시민에게 참정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경선이 대세가 되면서 각 출마 희망자는 과거처럼 중앙당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세를 확산하기 위해 현장에서 시민 곁으로 적극 다가선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대구시민들 사이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호불호 여론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또 차기 대구시장이 갖춰야 할 조건에 대한 말도 많다. 주로 침체된 대구를 살리기 위해선 활력 넘치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구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여 지역 여론의 흐름에 밝은 이필후(48) 씨는 “출마의사를 밝힌 사람들의 자질이나 경륜이 다들 괜찮지만, 한편으로는 뭔가 2%씩 부족하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김범일 시장의 불출마에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차기 대구시장에게 필요한 건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민선 대구시장은 행정가 출신의 독차지였다. 초대와 2대 문희갑 시장은 국회의원 경력이 있지만 과거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 관료였다. 3대 조해녕 시장도 내무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관선 대구시장과 총무처 장관, 내무부 장관 등을 지냈다. 3대와 5대 김범일 시장 역시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이 때문에 중앙 관가와 정계에 인맥이 넓고, 대구시 현안을 발상의 전환으로 풀 수 있는 ‘정치인 시장’에 대한 목마름을 표시하는 시민들도 있다.

오랫동안 개인택시를 몰아 지역 민심에 정통한 김순락(59) 대구시 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봤을 때 행정가 시장으로는 대구시의 묵은 숙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치인 시장에게 대구시를 맡겨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했거나 출마를 검토 중인 인물들 가운데는 정치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서상기 의원은 미국 드렉셀대학교 공학박사 출신으로, 미국 포드자동차 선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을 거쳐 국회의원을 세 차례 지냈다.

조원진 의원은 황병태 전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를 익혔다. 대구의 대표적인 친박계로,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제2정조위원장을 맡으며 정치력을 과시한다. 권영진 전 의원은 정치권에서 전략통으로 꼽힌다. 당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고 최근까지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지냈다. 주성영 전 의원은 검찰 출신 정치인이다. 배영식 전 의원은 관료 사회와 정치를 모두 경험했다.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을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배 전 의원은 “시정을 이끄는 데는 행정 경험과 정치 경험이 모두 필요하다”며 “행정가 처지에서 시정을 진단하고 정치가의 시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 출신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은 권영진 전 의원이다. 그는 대구에서 고교(청구고)를 나왔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고 18대 총선 때 서울 노원을에서 당선됐다. 그가 서울 정치를 접고 고향으로 내려갔을 때 평가는 엇갈렸다. 서울에서 정치를 하다가 어려워지니까 고향을 찾았다는 부정론과 새로운 시각으로 대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긍정론이 교차했다. 권 전 의원은 “처음엔 기득권 보호 차원에서 나에 대한 시민의 거부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구를 끌어갈 리더십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단점이 장점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정치인 출신 출마자들 틈바구니에 끼인 형국이다. 벤처기업인 출신인 그는 “정치인 출신은 시정을 파악하고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광역단체장은 그 지역의 공무원 사회를 잘 알고 검증된 기초단체장이 맡는 게 행정 안정성 측면에서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대구시의 24시간 행정편의점화’ ‘창업 생태계 살리기’ 같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부겸, 사람은 좋은데…

대구시장선거의 2차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공천자가 확정된 뒤의 본선 대결구도다. 야권 후보로 누가 나올지가 관건이다. 일단 안철수 신당 측도 대구시장선거에 뛰어들겠다는 방침이다. 대구가 광주와 함께 ‘지역주의 극복’의 상징적인 지역인 까닭이다. 하지만 인물난을 겪는다.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에게 영입 제의를 했지만 거부당했다. 지금은 김 전 의원이 민주당으로 출마하고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전 의원은 이미 대구에서 한 차례 정치 실험을 한 바 있다. 2012년 19대 총선 때 자신이 내리 3선을 했던 곳(경기 군포)을 떠나 ‘지역구도 극복’을 기치로 내걸고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간판으로 수성갑에 출마했다. 그가 얻은 표는 4만6413표(40.42%)였다.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6만588표, 52.77%)에게 아깝게 졌지만 의미 있는 정치 실험이었다.

역량 있는 진보진영 후보의 도전이 실패할 때마다 대구사람들에게 듣는 말이 있다. “인물도 마음에 들고 지역정치의 다양성을 위해 한번 기회를 주고 싶은데, 막상 투표장에 가면 손이 안 간다.”

김순락 이사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김 이사장은 “택시 기사나 승객을 만나보면 ‘김부겸’ 말을 많이 한다. 그렇지만 막상 투표장에 가면 손이 안 간다고들 하더라. 아무래도 김부겸에 대한 좋은 인상이 표로 연결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상인 조영호(54) 씨는 “대구가 너무 보수적이니까 개방적이고 개혁적인 인물이 다음 시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대상은 새누리당 후보에 한정됐다. 그는 “김 전 의원이 민주당 간판으로 나오면 선전은 하겠지만 대구시민은 어차피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민주당 시장이 나오면 불안하다는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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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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