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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과 궁합 맞는 온건개혁파가 대세 군부 장악 못하고 관료사회 저항에 직면

중국 시진핑 정권 大해부

  • 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한국과 궁합 맞는 온건개혁파가 대세 군부 장악 못하고 관료사회 저항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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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2년 11월 제18기 전국대표대회에서 총서기에 취임하자마자 개혁에 적극 나섰다. 이 역시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처럼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당과 국가의 생존이 쉽지 않다고 자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부패한 당정 관리는 파리든 호랑이든 때려잡는다”는 말을 대놓고 한 것은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다.

그는 최근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러시아에 들렀다.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맛있는 고기는 이제 다 먹었다. 앞으로는 딱딱한 뼈를 씹을 차례다”라고 했다. 이 말 역시 기존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쉬운 개혁은 끝났으니 향후 어려운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다짐을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는 ‘실용주의적 온건 개혁파’로 분류할 수 있다

권력 서열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59) 총리는 스펙만 보면 시 주석보다는 보시라이 전 충칭 서기에 가깝다. 베이징대학을 졸업한 직후인 1982년부터 이념적 색깔이 농후한 공산주의청년단에 들어가 무려 16년 동안 활약했다. 1993년부터 5년 동안 중앙서기처 제1 서기를 지냈다.

하지만 그는 1998년 공청단을 나온 이후 ‘너무 강성’이라는 자신에 대한 편견을 씻어내기 시작했다. 허난(河南), 랴오닝(遼寧)성의 성장과 서기를 차례로 역임하면서 민생경제에 주력하는 등 이념의 그림자를 자연스럽게 벗어던진 것이다. 2008년 3월 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경제를 총괄하는 상무부총리에 취임한 이후 더욱 그랬다. 법학을 전공한 박사임에도 테크노크라트(기술 관료) 출신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경제에 올인했다. 경직된 좌파적 이미지가 전혀 없다고는 하기 어려우나 시 주석과 ‘실용 온건 개혁’ 코드가 잘 맞는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장더장과 장성택의 인연



한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상무위원장인 권력 서열 3위 장더장(張德江·68)도 비슷한 성향이다. 장더장은 젊은 시절 강경 좌파가 될 소지가 다분한 경험을 주로 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북한과 국경을 마주한 지린(吉林)성의 옌볜(延邊)대학 조선어과를 나왔으며 1978년 30대 초반 북한의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과에 유학, 수년 동안 주체사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그는 유학을 마친 1980년 이후 줄곧 지린성의 당정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중국의 대북 관계 강화와 교류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지린성의 서기가 된 1995년부터는 아예 중국 당정을 대표하는 친북 실권자로 꼽혔다. 당시 그의 파트너가 김일성종합대학 동창이며 한국과 중국의 장씨 성을 공유한 장성택이었다. 한국 정부가 이 무렵 중국의 고위급 인물 중에서 다른 인사는 몰라도 장더장만큼은 친한파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아예 지레짐작해 분류한 것엔 이런 까닭이 있었다.

이렇게 사회주의 이념에 충실했고 북한과 가까웠던 그도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 경제를 대표하는 지역인 저장성과 광둥(廣東)성 서기를 역임하면서 상당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개혁·개방을 더욱 가속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또 ‘너무 이념적이면 최고 레벨의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이후 그는 좌우 균형이 꽉 잡힌 중도 성향의 인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일부에서는 그를 ‘장쩌민(江澤民·88) 전 국가주석의 정치적 아들’이라는 의미에서 ‘장더장(江的張·장쩌민의 장)’으로도 부른다. 그는 든든한 정치적 배경에다 중도로의 전향을 통해 시진핑 정권의 핵심으로 자리했다고 할 수 있다.

이외 권력 서열 4~7위인 위정성(兪正聲·69) 정치인민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67)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당교 교장, 왕치산(王岐山·66)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68) 상무부총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대체로 이념적인 색깔이 옅은 중도 성향이다. 좌파와는 일정하게 거리를 둔다. 시 주석과 코드가 맞지 않을 수가 없다.

이들 7명의 상무위원을 제외하면, 25명 정원의 정치국을 구성하는 나머지 당정 고위급 인사들 중 왕양(汪洋·59) 부총리, 후춘화(胡春華·51) 광둥성 서기, 쑨정차이(孫政才·51) 충칭시 서기가 이런 성향의 인물들로 꼽힌다. 이들은 2017년 열리는 제19차 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상무위원회에 진입해 차기 당정 지도자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능력도 능력이지만 시 주석과 일치하는 성향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시진핑 정권에선 ‘실리를 우선하는 온건 개혁파’가 대세를 장악했다고 규정할 수 있다. 이러한 노선은 사회주의 이념을 우선하는 노선과 비교할 때 한국과 궁합이 훨씬 잘 맞는 편이다. 시진핑 정권이 한국과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엔 이런 배경이 있다. 또한 시진핑 정권이 온건 개혁파를 차세대 주자로 육성하는 점으로 보아, 시진핑 정권 이후의 한중 관계도 그리 어둡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궁합 맞는 온건개혁파가 대세 군부 장악 못하고 관료사회 저항에 직면

2013년 6월 2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 서 있는 박근혜 대통령 의전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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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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