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호

‘페인트 오브 뷰’展

평평한 캔버스에 저마다 새로운 세상

  • 글·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사진·갤러리 스케이프 제공

    입력2014-02-21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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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인트 오브 뷰’展
    순간 스쳐 지나간 흐릿한 잔상은 머릿속 기억과 뒤섞여 어느새 과거가 된다. 아득해진 마음의 풍경은 손으로 잡을 수도, 영원히 잡아둘 수도 없다. 그렇기에 화가란 그 잃어버린 시선을 붙잡아 그림으로 남기는 사람이 아닐까.

    갤러리 스케이프가 3월 9일까지 선보이는 전시 ‘페인트 오브 뷰(Paint of view)’는 국내외 다섯 작가가 어떤 ‘회화적 주관’으로 ‘순간’을 잡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은 현실과 가상, 내면과 외면, 형식과 해체 사이를 가로지르며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을 생산해낸다.

    에테르가 선보인 ‘싯맨(sitmen)’ 시리즈에는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의 인물이 등장한다. 작가가 “6개월간 수행의 길을 걷듯 그려냈다”고 말하는 이 그림에는 언어나 맥락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강한 욕망과 충동이 담겨 있다.

    한편 제니 조의 그림에서는 사진의 원근법을 뛰어넘은 공간감이 엿보인다. 의심 없이 받아들이던 원근감이 무너지면서, 자아와 타자의 시선은 엇갈리는 듯 합치된다. 다섯 작가가 저만의 시선으로 잡아낸 ‘순간’을 엿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게다가 독자가 저마다의 해석을 가미하면, 작품은 재생산되고 영원한 생명력을 갖는다.

    ● 일시 3월 9일까지 ● 장소 서울 종로구 소격동 55 갤러리 스케이프 ● 관람료 없음 ● 문의 02-747-4675



    ‘페인트 오브 뷰’展
    ‘페인트 오브 뷰’展
    1 제니 조, House Tree and me, 2009

    2 제니 조, Study of a visual perception on a stage, 2009

    3 최수정, Mineral Painting, 2013

    4, 5 이혜승, 무제, 2010

    6 히데아츠 시바, Hiker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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