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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 LG경제연구원

장학금 늘리고 청년고용률 개선해야

가계부채 늘리는 학자금 대출

  • 조영무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choym@lgeri.com

장학금 늘리고 청년고용률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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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신용등급이 제일 나쁘다

장학금 늘리고 청년고용률 개선해야
문제는 우리나라의 학자금 대출 역시 불안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의 연체율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3%대 초반에서 안정적이었으나, 2011년 말 4.97%, 2012년 말 5.21% 수준으로 높아졌다.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상환을 6개월 이상 연체해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학생 수도 크게 늘어났다. 2006년 말 670명에 지나지 않던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관련 신용유의자는 2012년 말 4만419명에 달했다.

이처럼 연체율이 높아지고 신용유의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학자금 대출의 부실화 정도는 미국만큼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2013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교육비 관련 부채는 전체 가계대출의 2.9% 수준으로 미국의 학자금 대출이 전체 가계부채의 9.4%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가 있다. 또한, 2012년 말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연체율은 5.21%로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0.81%의 6.4배에 달했지만 미국의 학자금 대출 연체율 11.73%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제도 측면에서도 학자금 대출 리스크를 완화해주는 법안이 최근 마련됐다.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장기연체자의 채무를 감면해주고 과거 받은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법률 개정안이 지난 4월 말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지난해 2월 말 국민행복기금 출범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장기연체 상태였던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자 6만4000명의 부채가 한국장학재단에서 국민행복기금으로 이전되어 이들이 채무재조정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한 2009년 1학기 이전 정부보증학자금 대출 금리(평균 7.1%) 및 2009년 2학기 일반상환학자금 대출 금리(5.8%)가 현행 학자금 대출 금리인 2.9%로 낮아져 55만8000명의 학자금 대출이자 부담이 상당 부분 경감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학자금 대출 문제를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음의 불안요인 때문이다.

1 부모의 학비 지원 감소에 따른 청년층 학자금 대출 증가

2012년 우리나라 부모는 청년층 자녀의 학비의 79.9%를 부담했다. 5년 전인 2008년 94.7%를 부담했던 것과 비교하면 14.8%p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학생 자신이 학자금 융자를 통해 조달한 비중은 0.9%에서 7.6%로 6.7%p 증가한 반면,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학생 본인이 부담한 비중은 1%에서 2.6%로 1.6%p 증가에 그쳤다. 이는 부모로부터의 학비 지원 감소분이 장학금으로 보충되지 않을 경우 그중 상당 부분이 학생 본인의 학자금 대출로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부모보다는 학생 본인이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고, 민간 금융기관 학자금 대출(Private Education Loans)보다는 정부 학자금 대출(Fe-deral Student Loans)이 많다. 전통적으로 대학 교육비의 대부분을 국가가 지원해온 유럽과 달리, 미국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부모와 학생 등 교육 당사자의 비용 부담률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2012년 미국 부모의 자녀 대학 학비 부담률은 36%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학생이 학자금 융자를 통해 학비를 조달하는 비중은 미국 학생의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경기 부진 지속, 부동산시장 냉각, 조기 및 명예퇴직 확산 등으로 경제적 상황이 악화된 부모가 빠르게 늘고 있어 문제다. 과도한 대출금 및 이자 상환의 어려움으로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 프리워크아웃 등 채무재조정을 신청한 사람 중 대학생 자녀를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50세 이상 연령의 신청자는 2만2131명에 달했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할 때, 경제적 곤경에 빠진 50세 이후 장년층이 상대적으로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대학 학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대학생이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2 20대 고용 악화로 청년층 부채 상환 능력 약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인 2007년과 2013년의 연령별 실업률을 비교해보면, 10대, 20대, 60세 이상의 실업률은 0.4~1%p 상승한 반면, 30대, 40대, 50대의 실업률은 소폭 하락하거나 변화가 없었다. 이와 함께, 2007년과 2013년의 연령별 고용률을 비교해보면, 여타 연령대의 고용률이 모두 상승하는 가운데 20대의 고용률만이 3.2%p 하락했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실업률 상승 및 고용률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유일한 연령대가 20대다.

실업률 통계에는 이미 취업이 된 취업자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만이 고려되지만, 고용률 통계에는 구직활동 중단자를 포함한 비경제활동인구까지 고려된다는 점에서, 실업률이 상승하는 가운데 고용률도 하락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취업하고자 해도 일자리를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청년 고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대학 학자금 대출은 채무자인 대학생의 취업 및 미래 소득 창출을 전제로 하여 실행된다. 따라서 최근 20대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취업 부진은 학자금 대출의 정상적인 상환을 어렵게 하고 나아가 학자금 대출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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