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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요동하는 동북아시아

“중-일 충돌 대비하고 北 급변사태 유도하라”

북-일 수교와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

  • 이정훈 | 편집위원 hoon@donga.com

“중-일 충돌 대비하고 北 급변사태 유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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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염려해야

파이프라인으로 시베리아산(産) 가스를 값싸게 공급받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이 러시아에 결정적으로 약점이 잡히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유럽 17개국에 가스를 공급한 덕분에 경제가 아주 좋아졌다. 경제규모가 한국보다 작았는데 순식간에 한국을 추월했다.

그러다 2006년부터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반복했다. 유럽 국가들을 농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에너지가 군사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너지를 한 국가에만 의존하는 것은, 그 나라에 주권을 내주는 것과 맞먹을 만큼 위험한 행위다. 그 결과 8년이 지난 지금 가장 많이 휘둘려온 우크라이나가 크림 반도 지역을 러시아에 내주고, 다른 지역에서도 친러시아 무장 게릴라들이 활동하는 최악의 상황에 빠져버렸다.

그러니 아무리 시베리아산 가스가 저렴해도 3국은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북방영토 문제가 걸려 있는 일본이었다. 2+2회담에서 양국은 가스 같은 경제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북방영토 문제도 다루지 않았다.

일본은 에둘러 간 것이다. 이 회담이 있기 전 일본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만들고 집단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러시아에 이를 이해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양국 간의 2+2회담을 정례화하자는 이야기도 했다. 일본의 속을 아는 러시아는 국익을 우선하는 쪽으로 갔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동북아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에 우려를 표시했다. 2+2회담 정례화에는 동의했으나 기타 사항에 대해서는 가타부타하지 않았다.



MD 강화하고 北과 수교

그러나 이후 러시아가 어떻게 바뀔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러시아를 대(對)중국 포위전선에 합류시키기 위해 일본은 극동 러시아와 홋카이도를 잇는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에 동의하는 등 굵직한 것을 던져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가능성은 북-일 교섭을 보면 분명해진다.

북-일회담은 북한 처지에서는 하기가 난처한 것이었기에 일본의 협상 시도에 처음에는 상당히 냉랭하게 반응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만주에서 중국 공산당군의 일원으로 잠시 했던 ‘항일(抗日)투쟁’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기에, 일본을 한국이나 미국만큼의 적으로 여겨왔다. 그러한 북한이 일본과 접촉하게 된 것은 서로의 필요성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 이상으로 자국민 보호에 열을 낸다. 그 때문에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해간 것이 밝혀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시도했다. 북한은 지독한 경제난에 빠져 있던 터라 대가를 받는 조건으로 이를 수용했다. 이는 놀라운 변화가 아니다. 이미 북한은 ‘철천지 원쑤’인 미국에, 6·25전쟁 때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를 발굴해가는 대가로 돈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피랍자 문제를 풀기 위한 북-일 교섭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단됐는데, 아베 정권이 되살려냈다. 아베 정권의 의도는 분명하다. 중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북한)을 중국 진영에서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절대로 바보가 아니다.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을 방법을 마련했기에 북-일 교섭에 열을 내는 것이다. 그 방법은 미국과 함께 하기로 한 MD(미사일방어체계)를 일본에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 포위에 더 적극적이고 MD에도 참여해주는 일본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일 관계가 불편해지면 6대 4 정도로 일본으로 기울어진다. 이것이 ‘일본은 동맹국인 미국이 통제해줄 테니,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해 중국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자’는 노선을 고집해온 한국을 당황하게 만든다. 일본은 더 나아갈 것이 틀림없다. 일본과 북한은 ‘피랍자 이후’상황도 저울질하는 것이 분명하다. 수교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다.

북한과 일본이 수교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북한에 지급해야 하는 청구권 자금(배상금)이 확정되어야 한다. 이는 1965년 일본이 한국과 수교하면서 제공한 청구권 자금을 기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그때 일본은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기타 차관 3억 달러를 한국에 제공했다.

이 금액에 지금까지의 인플레율을 곱하고 한반도 전체 인구에서 북한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면 수교 대가로 일본이 북한에 지급해야 할 청구권 자금 규모가 결정된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계산법이 달라지기에, 지금 정확한 액수를 산정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대략 1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 사이가 되지 않을까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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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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