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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新지방시대 리더

“내 임기 끝날 무렵 1인당 군민소득 5만 달러”

‘상상을 기적으로!’ 윤상기 경남 하동군수

  • 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강정훈 | 동아일보 부산본부장 manman@donga.com

“내 임기 끝날 무렵 1인당 군민소득 5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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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장 중심, 사람 중심, 실천 중심
  • ● 상상력 넘치는 전천후 아이디어맨
  • ● 다들 ‘미쳤다’할 때 밀어붙여 성공
  • ● 2조7000억 외자 유치 임박
“내 임기 끝날 무렵 1인당 군민소득 5만 달러”
지리산과 섬진강과 남해가 어우러졌다. 지리산국립공원과 한려수도국립공원을 비롯해 고소성군립공원, 쌍계사, 칠불사, 화개장터, 청학동, 삼성궁 등 명승지, 유적지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재첩국, 은어튀김, 참게탕, 대롱밥 등 토속음식과 야생녹차, 대봉감, 매실 따위의 특산물은 구미를 확 당긴다. 어깨춤 덩실대는 축제는 또 어찌나 많은지. 고로쇠약수제, 야생화문화축제, 술상전어축제, 이병주국제문학제, 토지문학제, 악양대봉감축제….

풍광 좋고 음식 좋은 고장이라 그런지, 이웃이 자그마치 2개 도 8개 시군이다. 동(東)으로 경남 진주, 사천과 얼굴을 비비고, 서(西)로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전남 광양, 구례와 곰살궂게 마주 본다. 남(南)으로는 바다 건너 경남 남해, 북(北)으로는 지리산을 경계로 경남 산청과 함양, 전북 남원과 어깨를 맞댔다. 이름만 불러도 가슴 설레는 고을, 경남 하동(河東)이다.

하동 ‘사또’ 윤상기(60) 군수는 하동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공무원 생활 38년 6개월째. 최하위직인 9급에서 시작해 경남도 국장, 진주 부시장을 거쳐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6기 군수에 당선됐다. 인터뷰는 8월 8일 군수실에서 진행됐다.

▼ 오늘 아침 ‘최참판댁’에는 왜 갔나.

“회의하러 갔다. 최참판댁이 (건립된 지) 20년 돼간다. 소재가 좀 빈곤해진 탓인지 요즘 관광객이 줄었다. 그래서 ‘제2 최참판댁’을 준비한다. 보름 전 원주에 가 김영주 관장을 만나고 왔다.”



▼ 박경리 토지문학관?

“그렇다. 박경리 선생의 딸인 김 관장에게 조언을 들었다. 어제는 또 김 관장 소개로 홍익대 안상수 교수를 찾아가 자문했다. 거기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 ‘토지’에 등장하는 인물이 700여 명인데, 홍익대 학생이 석사논문에 토지 인물지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걸 응용해 최참판댁에도 그런 터치스크린 지도를 설치하려는 거지. 예를 들어 ‘서희’를 터치하면 악양에서 간도에 이르는 서희의 행적이 점선이나 불빛 형태로 죽 나타나는 거다. 오늘 최참판댁에서 연 현장회의는 그런 전문가의 견해를 설명하고 하동에 거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있는 최참판댁은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에 나오는 양반집이다. 가상의 건물이지만 하동의 대표적 관광명소 중 하나다. 사실 이날 아침 이곳에서 윤 군수와 조우할 뻔했다. 군청으로 가기 전 최참판댁 부터 들렀기 때문이다. 그는 취재진이 도착하기 직전 회의를 마치고 떠났다.

오전인데도 관광객이 꽤 눈에 띄었다. ‘토지’의 주무대인 평사리에서 이름을 딴 평사리문학관도 이곳에 있다. 문학관 뒤편엔 문인 집필실이 있다. 현재 이곳엔 문인 10여 명이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한다. 높은 언덕에 위치한 최참판댁에선 평사리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14동으로 구성된 이 전통가옥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윤 군수는 호남아 이미지다. 앞머리를 살짝 넘겨 이마가 시원스레 드러나고 눈엔 쌍꺼풀이 졌다. 얼굴 혈색이 젊은이 못지않다. 신수 훤하고 목소리가 청아해 젊었을 적 여자들에게 인기 좀 끌었겠다 싶다.

소통을 중시하는 그는 3년 전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그의 페이스북을 들여다봤더니 8월 7일 오후 4시 현재 친구가 3103명이다.

“심정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올릴 수 있어 좋다.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이 그 글을 보고 격려하고 성원하면 힘을 얻는다.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어 좋다.”

블로그 활동도 열심이다. 제목이 눈에 확 띈다. ‘상상을 기적으로, 하동 희망편지’.

“내 이름이 상기 아닌가. ‘상’자와 ‘기’자가 들어 있어 책 낼 때도 이걸 써먹었다.”

지난해 12월 펴낸 자서전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를 말하는 것이다. 이 책엔 ‘상상을 기적으로 만들다’라는 부제가 붙었다.

서산대사 등산로와 보부상길

“내 임기 끝날 무렵 1인당 군민소득 5만 달러”
상상을 기적으로 만든 사례를 들려달라고 하자 두 가지를 얘기했다. 첫째는 김해시 복지환경국장을 지낼 때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정수장에 태양광발전소를 세운 일이다. 그 몇 해 전 일본 정수장을 둘러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처음 그 아이디어를 내놓았을 때 다들 ‘미쳤다’고 했다. 그래서 담당 과장 등을 일본에 데리고 가 견학하게 했다. 거기서 다들 생각이 바뀌더라.”

김해시 한림면 명동정수장에 설치된 이 태양광발전소의 발전설비용량은 1500kw급. 현재 전량을 한국전력에 판매해 매년 2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낸다.

또 하나는 낙동강 상류 쓰레기소각장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일이다. 이 또한 김해시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분리수거를 막 시행할 때였다. 음식물과 쓰레기를 같이 태울 때는 쓰레기소각장 온도가 1200℃였는데, 분리수거로 쓰레기만 태우자 2000℃까지 올라갔다. 그걸 보고 착안했다. 열을 온수로 가공해 발전(發電)하고, 쓰고 남은 걸 난방공사로 보내면 1석2조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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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강정훈 | 동아일보 부산본부장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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