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바디 쇼\' 진행자 유승옥(왼쪽). 미스코리아 출신 정아름이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한다.
유승옥은 이런 트렌드를 대표한다. 올봄 국제 피트니스 대회 출전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강호동이 진행하는 SBS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요즘은 최여진, 레이디제인과 케이블 채널의 ‘더 바디 쇼’ 진행자로 활동 중이다.
유승옥이 큰 반향을 불러온 것은 한국 여성들에겐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몸매를 선보인 덕분이다. 그가 직접 공개한 신체 사이즈는 172.6cm, 58㎏, 35-23.5-38이다. 서구의 글래머 여성으로 짐작될 정도의 탈(脫)아시아급이다. 그런데 실제로 드러난 그의 몸매는 슈퍼모델이나 미스코리아와의 그것과는 달리 탄탄한 근육질이었다.
낸시랭도 근육 미녀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5월 머슬매니아 대회 클래식 부문에서 우승했다. 이전까지 그는 노출로 주목받는 가십 걸 취급을 받았지만 이제 당당히 피트니스 모델로 인정받는다. 미스코리아 출신 트레이너 정아름, 미식축구 국가대표 스트렝스 코치 예정화 등 일반인에겐 이름이 낯설지만 인터넷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예비 몸짱 스타도 여럿이다.
‘볼록 엉덩이’ 인증샷
요즘 몸짱 기준은 과거와 뚜렷이 구분된다. 고대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영양 상태가 좋은 여성이 미인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비너스상과 중국의 양귀비 그림은 풍만한 육체를 보여준다. 한국도 수십 년 전까진 이런 미인상이 대세였다. 복스러운 얼굴선에 큰 눈망울을 가진 영화배우 최은희는 고전적 미인상과 현대적 미인상의 과도기적 인물이다.
보릿고개를 넘기고 서구 문화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여성의 미에 대한 기준도 바뀌기 시작했다. 1957년 처음 열린 미스코리아 대회는 무엇보다 수영복 심사가 큰 화제였다. 국제 미인대회에 파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미스코리아 대회는 서구적 미의 기준을 정착시킨 계기가 됐다.
2000년대 이후 인터넷 시대엔 일반인도 자신의 몸매를 대중에게 자랑할 수 있게 됐다. 이때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 ‘봄날 아줌마’ 정다연이다. 그는 중년여성도 운동을 통해 아름다운 몸매를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는 최근 일본과 중화권에서 다이어트 관련 서적과 비디오를 출간하며 ‘뷰티 한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초반엔 연예인들 사이에 다이어트 비디오를 내는 것이 유행이었다. 이때까진 유산소운동이나 요가처럼 여성적인 곡선을 드러내는 운동이 주류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엔 이런 유행이 근육운동으로도 옮겨가고 있다. 여성의 육체에 관한 미의 기준에 뚜렷한 변화가 생겨난 것이다.
근육 미녀의 등장은 스포츠과학의 성과가 뒷받침했다. 보디빌딩은 우람한 근육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 남성 중심적 스포츠였다. 여성도 보디빌딩에 뛰어들었지만 여성은 그런 근육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그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