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호

호랑이 못 돼도 범 콧등 물어뜯는 오소리는 돼야

군사력의 窓으로 본 동아시아

  • 장량(張良) | 중국청년정치학원 객좌교수 · 정치학박사

    입력2015-06-24 14:1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이어도 침범 中·日 전투기 기종도 식별 못해
    • 군사력 순위 무색게 하는 北 비대칭 전력
    • 중·일 군대 한반도 진출 막을 해·공군력 확보해야
    • 미군에만 의존하려는 한국군 장성들
    호랑이 못 돼도 범 콧등 물어뜯는 오소리는 돼야

    <br>

    한반도는 중국의 목구멍(咽喉)에 위치한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영향력이 교차한다. 중국은 2020년께 미국을 넘어 세계 제1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런 까닭에 한반도는 지정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한국이나 북한이나 사정은 같다. 중국과 일본은 자국에 적대적인 세력이 한반도를 장악하는 상황을 극도로 경계한다. 한반도를 자기네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활(死活)의 땅으로 여긴다.

    중국과 일본은 임진왜란(1592~1598), 청일전쟁(1894~1895), 6·25전쟁(1950~1953) 때 직간접으로 대군을 파병하기도 했다. 러시아도 19세기 말, 20세기 초, 20세기 중반처럼 세력이 강할 때는 그들과 비슷하게 행동했다. 한반도는 미국에도 긴요하다. 한국 서해안, 특히 백령도-평택-군산-광주-제주를 잇는 라인은 ‘도전자’ 중국을 근거리에서 감시, 타격할 수 있는 최전선이다. 세계경제에서 동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3분의 1 이상)이 높아지고, 중국의 부상(浮上)은 명백한 현실이며, 미국은 동아시아 복귀를 본격화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서 드러났듯 중국을 겨누는 비수(匕首)로서 한반도의 가치는 앞으로도 더 높아질 것이다.

    중국 겨누는 비수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외교를 잘하면 평화와 번영을 확보하겠지만, 해양세력이나 대륙세력 일방에 치우치면 다른 한쪽이 돌변해 침략자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대응은 점입가경이다. 세계 질서의 급변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분단을 하루빨리 극복해야 한다. 분단은 우리의 역량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자 생존과 번영을 저해하는 장애물이다. 중국이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감싸고도는 이유 중 하나는 해양세력을 견제하는 완충지대로서 북한이 가치가 있다고 여겨서다.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을 이뤄내려면 강대국이 한반도를 어떤 시각으로 들여다보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위기에 처하지 않는다. 지기지피(知己知彼)면 백전불태(百戰不殆)인 것이다.

    상품 가격과 마찬가지로 지정학적 가치도 변한다. 중국에 북한이 가치 있는 것은 동북3성에서 동해로 진출하는 회랑(corridor)이면서, 해양세력이 침공했을 때 만주와 발해만을 방어하는 울타리 노릇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국력이 증강할수록 또는 미국의 국력이 쇠퇴할수록 중국이 보는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는 그만큼 떨어지는 구조다.

    군사력 南 9위, 北 35위

    군사력은 국가 안보의 마지막 보루다. 북한이 눈앞의 적이라면 중국과 일본은 잠재적 적국이다. 손톱 밑 가시와 비슷한 북한뿐 아니라 중국·일본의 침공을 저지할 군사력을 확보해야 한다.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중국군이나 일본군의 국지(局地) 공격에 즉각 반격할 해·공군력이 특히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중·일 공군기가 제주도 남쪽의 이어도 상공을 비롯한 방공식별구역(KADIZ)을 수시로 침범해도 기종(機種)조차 식별 못할 만큼 우리의 해·공군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군사력은 국가 존망과 직결되니 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국제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국방예산 △병력 △전투기 △탱크 △함정 △미사일 등을 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력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영국, 프랑스, 독일, 터키에 이어 세계 9위다. 북한은 10위 일본, 11위 이스라엘, 17위 대만, 23위 베트남 등에 이어 35위.

    국군을 포함한 한국 사회 일각의 주장과 달리 GFP,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 제인 연감(IHS Janes) 등 권위 있는 국방 관련 연구소는 재래식 무장력을 기준으로 한국 군사력이 북한의 2~3배에 달한다고 본다. 북한의 지난해 국방예산은 한국(326억 달러)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70억 달러가량으로 추산된다. 다만 북한은 핵무기, 미사일, 특수부대 등 비대칭전력을 증강해온 터라 단지 순위로만 군사력을 평가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최강대국 미국은 지난해 상반기 무인기(UAV)의 항공모함 이·착륙에 성공하는 등 군사기술 혁신을 통해 압도적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지구 전역을 단시간 내에 타격할 역량을 갖추고자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도 실시해왔다. 오랜 전투 경험을 통해 중국 등이 갖지 못한 전쟁 노하우도 지녔다. 같은 스포츠팀이라도 누가 감독이냐에 따라 성적이 다르듯 오랜 전쟁 경험을 가진 미국은 같은 성능의 무기로도 월등한 결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압도적으로 우월한 군사력을 뒷받침해야 하는 경제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 국방검토보고서(QDR)는 재정능력 약화로 인해 육군을 57만 명에서 44만~45만 명으로, 해병대를 20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中 국방예산, 日의 3배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6년간 지속된 연평균 9.8%의 고도 경제성장을 뒷배로 삼아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해왔다. 제인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국방예산은 미국(5750억 달러)에 이은 세계 2위로 1480억 달러에 달한다. 3위인 러시아의 국방예산은 중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88억 달러.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일본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2007년 1월 기상위성을 요격하는 실험에 성공하면서 저궤도위성 요격 능력을 입증했다. 미국, 러시아, 인도 등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을 막아낼 군사기술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2011년 9월 제1호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실전배치한 데 이어 다롄과 상하이에서 2, 3, 4호 항공모함을 건조 중이다. 핵추진 잠수함 및 조기경보기 도입, J-20스텔스기를 비롯한 첨단 전투기 제작, 스텔스 잠수함 건조, 우주공군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2년 6월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는 톈궁 1호와 수동 도킹에 성공했다. 2013년 12월엔 창어 3호를 달에 착륙시켰다. 최고난도의 우주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1월 미국의 MD(미사일 방어) 시스템 무력화 등을 위해 WU-14로 알려진 극초음속 비행체 실험도 실시했다. 해·공군력은 미국 일본 등 해양세력에 비해 아직 약한 터라 방어적 군사교리인 현존함대(fleet-in-being) 전략을 채택, 적 함대를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사거리 1800㎞ 이상의 지대함·공대함·함대함 미사일 개발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해·공군력의 연안 접근을 미사일로 봉쇄하겠다는 것.

    일본은 해·공군 중심으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원자로에서 사용되는 농축우라늄을 추출하는 다수의 원심분리기, 연 800t에 달하는 플루토늄 폐연료봉 재처리 능력을 갖췄다. 히로시마급 핵폭탄 5500개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성 플루토늄 50여t을 확보했기에 마음만 먹으면 수개월 내에 핵무기를 제작해 실전배치할 수 있다. 또한 게코-XII라는 이름의 핵융합장치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최첨단 M-V 로켓도 보유했다. 로켓 기술은 세계 최정상급. 미국의 지원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도 축적했다. △핵물질 △핵무기 기술 △핵무기를 운반할 로켓 기술 등 핵무장에 필요한 모든 것을 확보한 것이다.

    일본은 랴오닝함에 대항하고자 2012년 초 헬기 탑재가 가능한 2만7000t급 항공모함 2척 건조에 착수했으며, 지난 3월엔 항공모함급(2만7000t) 호위함 이즈모를 실전배치했다. 2011년 3월에는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1만t급 이세함 등 2척을 실전배치했다(일본은 1930년대 세계 최초로 항공모함을 실천배치한 나라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자국산 전투기 개발에도 나섰다.

    호랑이 못 돼도 범 콧등 물어뜯는 오소리는 돼야
    베이징·도쿄, 사정권 둬야

    일본은 지난해 7월 평화헌법 2장 9조를 재해석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된 것이다. 중국, 일본 군대가 다시 한반도에 출현할 소지를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 일본이라는 지정학적 숙적(宿敵)과 맞선 우리나라는 세계 9위로 평가받는 군사력을 가졌지만 핵물질을 확보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지도층 인사들이 미국의 지원 없이 우리 힘만으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패배주의 혹은 대외 의존주의에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국가정보 분야의 전문성 부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국제위기그룹(ICG)은 지난해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가정보원의 정치화와 전문성 결여 등을 지적했다.

    우리는 중·일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 베이징과 상하이, 도쿄와 오사카를 사정권에 둔 탄도미사일을 개발·배치해야 한다. 군인로봇, UAV 등 첨단무기 제작 기술도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를 공격하려는 국가가 감내할 수 없을 만큼의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우리를 굴복시키지 못할 만큼의 군사력을 갖춰야 한다. 호랑이는 못 되더라도 호랑이 콧잔등을 물어뜯는 오소리는 돼야 중국, 일본이 업신여기지 않는다.

    현리 전투 참패의 교훈

    6·25전쟁과 백선엽, 정일권 등의 참전 장군을 다룬 ‘가장 추운 겨울(The Coldest Winter)’의 저자 데이비드 핼버스탬 등에 따르면 중공군은 화력이 약하고 전술 이해도도 낮은 한국군을 상대로는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과감한 작전을 감행했다. 1951년 5월 중공군 9병단이 1개 대대 병력으로 강원 인제군 현리 후방의 오마치 고개를 점령하고는, 남쪽으로 후퇴하고자 현리에 집결한 한국군 3군단(사령관 유재흥)을 궤멸한 게 대표적 사례다.

    현리 전투 참패로 국군 3군단은 해체됐다. 이 전투는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됐다. 이 전투는 임진왜란 때 칠천량해전(1597), 병자호란 때 경기 광주 쌍령 전투(1636)와 함께 3대 패전 중 하나로 꼽힌다. 쌍령 전투 때는 조선군 4만여 명이 청군 1000여 명에게 궤멸됐다.

    6·25전쟁을 겪은 후 한국 지도층은 미국의 정치·경제·군사적 힘의 우산 아래서 살아왔다. 강력한 해·공군력을 갖추고 전시작전권을 행사해온 미군의 지원 아래 한국군은 육군 중심으로 발전했다. 미군과 국군 사이에 일종의 분업 체계가 들어선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국군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물론 정신력 측면에서도 미군에 과도하게 의존했다. 요컨대 국군은 전쟁을 독자적으로 기획·수행할 능력을 온전하게 갖추지 못했다. 인구 782만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국군 지도부는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상부의 지시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유약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 군이 이렇게 된 원인 중 하나로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이후 제대로 된 군사작전을 못해봤다는 점을 지목할 수 있다.

    전시작전권이 환수되면 전쟁 발발 시 국군이 주력을 맡고 미군이 이를 지원하는 정상적 형태가 설정된다. 또한 전시작전권이 환수된다고 해서 주한미군이 갑자기 철수하거나 한미동맹이 종식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연례안보협의회에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한 한미연합사의 용산 잔류도 추진한다. 예정대로 전시작전권을 환수했더라면 군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우리 힘으로 북한을 포함한 외부의 침공을 막을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했을 것이다. 또한 분열될 대로 분열된 우리 사회를 통합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미군 의존 DNA’

    안보 환경이 우리 못지않게 거친 이스라엘군에는 한국군과 달리 위기에 대한 절박함이 살아 숨 쉰다. 전면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일어나더라도 미군이 존재하는 한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한국군 고위 인사들에게 잠재돼 있다. 장군들의 심리 속에 ‘미군 의존 DNA’가 흐르는 셈이다. 만약 미군이 철수하면 군 수뇌부가 가장 먼저 심리적으로 무너질지도 모른다. 한미 군사동맹을 활용하는 것과 미국에 우리의 생존을 맡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제집 지키는 일을 이웃집 힘센 사람에게 맡겨놓은 가정에선 온갖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외교가 일각에선 ‘지금 전쟁이 발발하면 우리 군은 그대로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서애 류성룡은 ‘용겁불혼(勇怯不混·용감한 자와 겁쟁이를 함께 섞지 말라)’이라고 했다. 인제 현리 전투, 경기 광주 쌍령 전투, 거제 칠천량 해전의 지휘관을 닮은, “미군을 제외하고 한국군이 1대 1로 북한군과 싸우면 한국군이 진다”고 ‘용감하게’ 말하는 장군들은 물러나야 한다. 미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계속 행사할 경우 북한은 물론 중국, 일본을 상대로도 군사적 억지력(deterrence)에서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까지라면 모르겠으나 중국이 부상하는 반면 미국이 상대적으로 쇠퇴하며 일본도 전쟁 할 수 있는 나라로 바뀐 지금, 국가 운명과 직결된 안보를 앞으로도 계속 미군에 맡기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재정 문제가 심각한 미국 일각에서 주한미군 철수론까지 거론되는 현실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중국군, 일본군이 이 땅에 다시 상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전시작전권은 통일과도 깊게 연관된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한반도, 특히 북한 지역이 미국, 일본 같은 해양세력 영향 아래 들어가는 것을 우려해 왔다. 6·25전쟁 때 중국은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고 38선을 돌파할 기미를 보이자 인민해방군 파병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한반도 통일은 중국의 외곽 방어선인 북한의 소멸을 의미하며 미군이 북한 지역에 진주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통일을 위해서는 중국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베이징은 전시작전권을 갖지 못한 한국이 미군의 북한지역 진주를 막을 수 없으리라고 판단할 소지가 크다.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용인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중국은 한국이 최소한 미군의 북한지역 진출을 받아들이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설 때에만 통일에 협력하거나 묵인할 것이다.

    북한이 우리 어깨너머로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에 집착하는 것도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갖고 있지 않아서다. 6·25 때 우리가 그토록 원했지만 전시작전권을 보유한 미국의 반대로 ‘재차(再次)의 북진’을 시도조차 못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징집 대상 인구 감소

    1960~1970년대에도 강조된 자주(自主)·자강(自强)을 의식하지 않고는 통일은 고사하고 안보도 확보할 수 없다.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는 “스스로를 지키려 하지 않는 자, 그 누가 도우려 하겠는가?”라고 했다. 지도자들이 자주·자강 의식을 갖지 않고서는 전시작전권을 환수해도 군대를 제대로 운용할 수 없을 것이다.

    강력한 군대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미국에 대한 우리 군의 과도한 정신적 의존을 해소해야 한다.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비해 육군 현대화, 해·공군력 증강, 정보 획득 기술 및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육·해·공군 병력 수를 현재의 52만·6만8000·6만5000명에서 30만·12만·10만 명으로 조정하고, 육군 병력 감축으로 절감한 예산을 육군 현대화와 해·공군력 강화에 사용해야 한다.

    징집 대상인 18세 남성 인구가 2020년께 26만5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라도 군 현대화가 필요하다. 정규군만 15개 군단 102만 명으로 구성된 북한 지상군에 대응하려면 우리도 지상군을 보완해야 한다. 청·장년대 연령의 예비군과 경찰을 대상으로 매년 2~3주의 군사훈련을 실시해 강력한 예비대로 유지해야 한다. 지휘의 효율화를 기하기 위해 미군, 독일군, 이스라엘군 등에 비해 필요 이상으로 비대한 군 상층부도 대폭 축소·조정해야 한다.

    해·공군력의 상당 부분을 미군에 의존한 육군 중심의 체계에 길든 군대로는 현대화한 중국군이나 일본군은 고사하고 북한군도 제대로 상대할 수 없다.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차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세계적 수준에 올랐듯, 국군도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대규모 전투와 전쟁을 기획·실행할 역량을 갖춰나가야 한다. 군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위기의식을 가져야 강한 나라를 만들고 통일도 이뤄낼 수 있다.

    세계제국 미국이나 이스라엘은 지속적인 전쟁 상태에 처해 있으면서도 나라를 발전시켜왔다. 로마 제국, 오스만투르크 제국, 청(淸) 제국도 마찬가지다. 개인도 그렇겠지만 국가 역시 적당한 긴장 속에 있어야 국민을 통합하고 발전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창출해낼 수 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