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K-디자인 빌리지의 콘셉트를 ‘아시아 디자인문화 플랫폼’으로 잡았다. 패션뿐 아니라 섬유, 가구, 디자인, 한류가 집결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새로운 산업과 문화가 창조되는 산업단지를 육성하려면 기존 패션타운과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K-디자인 빌리지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은 세 가지다. 첫째는 디자이너를 위한 창작 공간 마련이다. 신인 디자이너에게 공방을 제공하거나 패션디자인 아카데미를 설립해 디자이너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다. 아카데미는 파리 의상종합학교, 리옹 패션디자인학교와 같이 업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선보인다. 색다른 비즈니스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를테면 분야가 다른 디자이너들이 융합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둘째는 융복합 공간 조성이다. 패션, 텍스타일, 생활소품, 전통공예 가구 등 전문 디자이너를 위한 마을을 건립한다. 나아가 볼거리, 즐길 거리, 먹을거리가 있는 아시아 각국의 거리를 만들 예정이다. 아시아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작업하고 상품을 판매하면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마지막은 지원센터 설립이다. 지원센터는 세계적 패션 도시인 파리, 밀라노와 협력관계를 맺어 국제행사를 유치하고, 디자이너와 원단업체, 연구소 간의 연구개발(R&D) 사업도 추진한다. 예를 들면 신소재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트렌드를 예측하고 신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다.
패션섬유산업 최적지
도의 꿈은 크다. K-디자인을 넘어 아시아 디자인이 집결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도는 지난해 12월 2일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열린 K-디자인 빌리지 조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국내 디자이너는 물론 아시아의 젊은 인재가 모이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주목할 것은 도가 K-디자인 빌리지를 조성하려는 이유다. 경기 북부에는 우수한 섬유산업 인프라가 조성돼 있다. 양주와 포천에는 원단을 생산하고 염색하는 공장이 많이 들어섰다. 동두천엔 가죽공장이, 의정부엔 봉제공장이 즐비하다. 도는 이곳에 디자인 개념을 투입하면 패션섬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조영미 경기도 특화산업과 주무관은 “2000년대 초 패션 1번지로 주목받던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이태원, 한남동, 홍대 앞이 최근 대기업 자본이 많이 유입되면서 독자성을 잃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기 북부에 K-디자인 빌리지가 조성되면 갈 곳 잃은 패션 디자이너를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