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때가 여러 번이다. 특히 남극해를 지날 때 요트 핸들을 잡아주는 자동항법장치가 심한 폭풍우로 고장 나 고군분투한 걸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떠나기 전 나를 지지해준 많은 분의 응원 덕분이다.”
김 선장은 일본 방송영상원을 나와 후지TV 외국인 1호 정사원으로 일한 프로듀서 출신. 30대 후반 때 한국의 한 프로덕션에 스카우트돼 다큐멘터리 PD로 일하다 프리랜서 PD로 전향했다. 그 무렵 훌쩍 떠난 뉴질랜드 여행에서 처음 요트를 접했고 이내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이번 항해를 함께한 ‘아라파니(바다달팽이)’호를 5년 전에 샀다. 감회가 새롭다. 크로아티아에서 한국으로 배를 들여오는 7개월 동안 기항 항해를 하면서 정말 행복했다. 각양각색의 항구에 들러 다양한 풍물과 사람들을 만났다. 당시 세계일주 항해를 꿈꿨는데 결국 이뤄냈다.”
그는 항해하면서 촬영한 영상으로 다큐멘터리 작품을 만들고 있다. 항해를 향한 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 선장은 팀을 결성해 세계적인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라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