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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감사하다’ 말해”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감사하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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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트럼프 국회 연설’ 매끄럽게 진행
    ● “2018년 최고 현안은 개헌”
    ● 인천시장 선거 다크호스
[김형우 기자]

[김형우 기자]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은 2017년 11월 취임하자마자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라는 큰 행사를 치렀다.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 연설에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적잖이 신경을 썼다. 연설은 호평을 얻었다. 모든 과정이 매끄러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만족했는지,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 사무총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인천 서구 국회의원 출신인 김 사무총장은 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의 다크호스로도 뜨고 있다고 한다. 최근 국회에서 김 사무총장과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국회 사무처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국회의원의 입법, 예산심의, 외교활동을 지원하고 의원 보좌진을 관리하죠. 사무처 식구가 1900명 가까이 됩니다.” 

사무총장은 이러한 사무처의 사무를 총괄하는 자리겠군요. 



“그렇죠.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표해서 뛰는 국가대표선수라면 사무총장은 이 선수들을 지원하는 선수촌장쯤 되죠.”

“부천 성 고문, 세상에 알려”

사무총장은 인천대 총학생회장 시절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됐는데, 이후 부천 성 고문 사건을 알린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제가 인천대에 입학해 학원민주화운동도 하고 민주화투쟁도 하다 3학년 때 총학생회장 선거에 나가 당선됐어요. 1986년 5·3인천사태로 구속돼 인천구치소에 수감됐죠.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청 내에 대기 중이었는데, 제 맞은편에 권인숙 씨가 있었어요. 거기서 권씨의 사연을 듣고 구치소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성 고문 사건을 알린 거죠. 거기엔 학생운동을 하다 들어온 친구가 많았거든요. 저희가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려고 2주 단식도 했어요. 그런 일이 있었죠.” 

정계엔 어떻게 입문했나요? 

“저와 함께 시민운동을 한 조철구 박사가 고 장준하 선생을 검시한 의사였죠. 사람들이 장준하 선생의 사인을 자살이라 이야기할 때 조 박사가 타살이라고 했죠. 조 박사가 1996년 5월 인천 서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자 제가 보좌업무를 맡으면서 저도 정계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그분이 이해 12월 암으로 돌아가셨죠.” 

아이고.
“조 박사가 김대중 총재에게 ‘김교흥을 내 후임으로 시켰으면 좋겠다’는 유서를 남겼어요. 인천 서구 대신 연수구 지구당위원장 직책을 받았죠.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후 여당인 국민회의가 신한국당 의원들을 대거 영입했어요. 저는 영입된 현역 의원에게 연수구 지구당위원장직을 뺏겼죠. 이후 중소기업연구원장을 거쳐 마침내 2004년 45세라는 젊은 나이에 인천 서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어요.” 

김 총장은 이때 의원을 하고 내리 세 번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에 대해 그는 “연이은 낙선으로 오히려 정치와 행정에 눈뜨게 됐다”고 말한다. 

“처음 낙선 뒤 당 수석사무부총장이 돼 2년간 당의 살림과 인사를 맡았어요. 그다음 낙선 뒤 인천시 부시장으로 일하면서 행정을 알게 됐죠. 또 낙선 뒤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국회의 맥을 파악했어요. 의원, 당료, 행정가, 국회 책임자로 훈련을 쌓은 이례적인 이력을 갖게 된 것이죠.”

“준비 끝나…의지의 문제”

2017년 11월 9일 국회에서 김교흥 국회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를 안내하고 있다.

2017년 11월 9일 국회에서 김교흥 국회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를 안내하고 있다.

사무총장을 하기 전에 중소기업연구원장을 지냈는데, 앞으로 정부와 국회의 중소기업 정책이 어떠해야 한다고 보나요? 

“우리나라는 대기업 위주로 성장해왔어요. 안정된 경제로 가려면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탄탄하게 커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돼 있고, 2중 3중 중복돼 있죠. 좋은 기업을 육성하는 역할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요. 이번에 문재인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를 만든 것은 굉장히 잘한 일이죠.” 

김 사무총장은 중소기업 전문가답게 지론을 이어갔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고급인력, 기술, 자금, 판로가 부족해요. 이 4가지 난제를 해결하도록 정부와 국회가 도와줘야 합니다. 국회에도 4차산업혁명특위가 구성됐는데, 우리나라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잡아 법도 개정하고 예산도 반영해야겠죠. 가까운 중국도 4차 산업혁명을 이미 시작했어요. 4차 산업혁명 중에서도 우리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봐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후유증, 가령 AI(인공지능)가 발달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으니까, 이런 것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죠.”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했는데요. 

“제가 취임하자마자 국정감사 받았고 그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셨죠.” 

바쁘셨겠네요. 

“세계적 지도자의 행사라 리허설도 많이 했어요. 경호부터 동선, 환담 장소, 환담 스타일까지 면밀하게 준비했죠.” 

환담 스타일? 

“그쪽에선 ‘서서 하자’고 해요. 우리는 동양 문화권이라 그게 익숙지 않아서, 설득해서 앉아서 환담하도록 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 아주 만족해했죠. 본회의장에서 연설한 뒤 의장과 저만 따로 보자고 그러더라고요. 멜라니아 여사하고 4명만 있는 자리에서 ‘정말 감사하다’ ‘정말 좋았다’고 저희에게 말하더라고요. 저도 보람이 있었어요.” 

김 사무총장은 “2018년 최대 현안은 개헌”이라고 말했다. “국회 개헌특위를 잘 가동해 여야가 약속한 대로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헌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지방선거 때 개헌하기로 정치권이 약속한 거거든요. 국회 개헌특위가 수차례 회의를 했고 6차례에 걸쳐 전체회의를 다 해요. 경기 의정부, 대구 동대구역, 서울 홍대 앞, 이렇게 찾아가는 개헌발언대를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개헌의 범위는? 

“기본권도 추가할 건 추가하고 바꿀 건 바꾸고 지방분권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게끔 하고요. 또 1인 지배하 독점 권력 속에서 나타난 적폐가 많기에 권력구조도 분점 형태로 바꿀 필요가 있죠.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쳐서 제대로 할 수 있게끔 하겠습니다.” 

개헌특위와 국회 본회의 표결 사이에 어떤 과정이 있나요?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국민투표를 거치죠. 

“특위는 개헌안을 거의 준비했어요. 책자로도 몇 권이 나왔고요. 제가 보기에 거의 다 됐어요. 의지의 문제죠.”
 
남은 쟁점은? 

“권력 형태, 정치개혁, 개헌과 연계된 선거제도 정도… 나머지는 어느 정도 조정이 되고 있으니까요. 지방분권에 대해선 정치권에서 견해 차이가 상당히 좁혀지는 듯해요.” 

국회의원 보좌진 8급이 신설된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의원 보좌진 관련 예산이 많아요. 보좌진 숫자도 많고요. 그래서 많은 분이 ‘또 늘리는 것이냐?’고 우려하죠. 다만 의원실이 인턴 2명을 쓰는데, 이번 8급직 신설은 인턴들 중에 일을 잘하는 분들을 정규직으로 만들어주기 위한 제도입니다. 신설되는 직책은 반드시 인턴 중에 선발하기로 여야 간에 합의했죠.”

“인천 ‘세계적 도시’ 될 수 있어”

요즘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던데요. 

“지금은 사무총장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제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지원하면 의원들이 국민에게 더 다가갈 수 있겠죠. 그래서 ‘김교흥이 사무총장을 참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어요. 이를 토대로 인천시민들의 평가를 받아보려고 합니다.” 

2018년 예산이 어렵게 통과됐는데, 인천 관련 예산 중에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나요? 

“인천대가 국립대학이 된 뒤 2018년에 처음 예산을 받아요. 제가 의원 시절 인천대를 국립대로 만든 당사자인데요, 이번에 국비가 충분히 지원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어요. 처음에 인천대에 배정된 예산이 터무니없이 작았죠. 인천대의 경우 학생 대비 도서관 점유율이 8.5%죠. 다른 국립대는 20% 정도고요. 이건 국립대 면모가 아니다, 그래서 2018년도에 도서관 건립비에 충당될 국비 20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저에겐 뜻깊은 것이고요.” 

송도신도시에 있는 인천대 캠퍼스가 아름답더군요. 

“14만5000평 규모로 잘 조성해놨죠. 이번에 국립대로서 기틀을 잘 잡지 않나 생각해요. 인천항이 수도권을 배후에 둔 좋은 입지의 항구죠. 인천항을 키우면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요. 그런데 인천항의 제1항로 수심이 8~12m밖에 안 돼요. 5만t급 배가 들어오려면 14m는 돼야 하거든요. 준설을 해야 하는데, 이 예산을 잡기 어려웠어요. 이번에 제가 정부에 강하게 건의해 관련 예산이 반영됐어요.” 

차기 인천시장이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인천은 지정학적으로 뛰어난 도시죠. 외국을 다녀봐도 인천만 한 도시가 흔치 않습니다. 세계 1위 공항인 인천공항이 있죠. 바다와 항구가 있죠. 발달된 철도망과 도로망이 있죠. 경제자유구역이 3개나 있죠. 바로 뒤에 2500만 인구와 글로벌 기업이 밀집된 수도권이 있죠. 아주 축복받은 도시입니다. 인천시장이 큰 그림을 갖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천은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어요.”

“결단력 있으면 13조 빚 해결”

김교홍 사무총장은 개헌과 혁신을 강조한다. [김형우 기자]

김교홍 사무총장은 개헌과 혁신을 강조한다. [김형우 기자]

인천은 영종도, 송도, 청라 등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을 두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김 사무총장은 “빚이 많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묵은 과제인데 이건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13조 원이 넘는 인천시의 부채는 사실 심각해 보이는데요. 


“이것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어떤 방법…. 

“예를 들면 인천 서구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있어요. 이 매립지가 이미 기한이 2016년 12월로 지났어요. 다른 땅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수도권 쓰레기를 묻고 있죠. 그러면 서구 주민들은 25년 넘게 냄새와 분진과 재산권 침탈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죠. 세계 어디에도 이렇게 긴 세월 동안 한 지역에 매립한 경우가 드물어요. 나아가 이 매립지가 정말 좋은 위치에 있어요. 매립지만 아니면 금싸라기 땅이죠. 그 좋은 위치에 쓰레기를 묻고 있다는 게 저는 가슴이 아픈 거죠. 새로운 대체 매립지를 만들고 지금의 매립지를 친환경 산업단지로 바꾼다면 인천시는 부채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요.” 

김 사무총장은 “7호선 연결 문제, GTX 문제, 원도심과 신도심 간 양극화 문제도 과감한 결단이 있으면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송도, 청라, 영종에 해외 자본(기업)을 유치하는 일이 원래 계획대로 되는 것 같진 않아요. 

“그 3개의 경제자유구역에 외국 기업을 활발히 유치한다면, 인천을 넘어 우리나라 전체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제가 인천시 부시장 시절에 외국 기업을 유치하러 다녀봤어요. 외국인들이 ‘너희 나라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나 현대는 경제자유구역에 들어오냐?’고 물어요. 제가 답변을 못 하는 거죠. 수도권정비계획법, 공장총량제 같은 것에 걸려서 우리나라 대기업, 중견기업이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으로 못 들어와요. 그러니 외국 기업도 안 와요. 이런 규제를 좀 풀어야 한다고 봅니다.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활성화하고 붐을 일으켜야 한다고 봐요. 인천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 일파만파 번지게 되죠.” 

수도권 전체를 다 풀어야 한다고 보나요? 

“경제자유구역만이라도 단계별로 풀면 좋겠어요. 해외로 이전했다 국내로 유턴하는 한국 기업이 꽤 있어요. 잘 받아서 지방의 좋은 조건과 환경 속에서 기업을 할 수 있게끔 규제를 풀어주면 좋겠어요. 그 기업들이 세제 혜택을 받는 대신 일자리를 창출하잖아요. 이런 건 정부에서 도와줘야 해요. 첨단산업, 바이오산업,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이 수도권 입지가 필요하다면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완화해 보완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유연한 사고’ 지닌 민주화 인사”

김 사무총장에 대해 국회 주변에선 “민주화 인사라 개혁에 열의를 갖고 있지만, 성장이나 지역 발전에 대해서도 ‘유연한 사고(思考)’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사람의 경쟁력에 있고 사람의 경쟁력은 도시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생각해요. 국가균형발전을 반드시 꾀해야 하지만, 선택과 집중 속에서 도시의 경쟁력을 일정 정도 키울 수 있게 완화해줘서 병행해야 한다고 봐요. 한쪽으로 경사되는 건 좋지 않아요.” (김 사무총장) 

그는 “청와대를 비롯한 행정부와 소통을 잘하는 편이다. 또한 자치단체들의 애로 사항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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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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