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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가 문화권력 장악…우파도 선동가 돼야”

‘보수 女전사’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좌파가 문화권력 장악…우파도 선동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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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주의, 자유주의

그와의 대화는 12월 8일 자유경제원 강당에서 이뤄졌다. 눈앞에는 자유주의 사상가 하이에크와 미제스 등의 초상이, 등 뒤에는 이들의 사상을 현실에서 구현한 정치가 로널드 레이건(1911~2004)과 마거릿 대처(1925~2013) 등의 초상이 걸렸다.
“사상가와 실천가로 구분해 액자를 나눠 걸었습니다.”
진보, 보수라는 말을 누구나 사용하지만 한국식 보수를 정의하는 개념은 명확하지 않다. 미국 보수주의 흐름은 ①시장경제와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경제적 보수 ②공산주의 팽창을 우려하는 반공적 보수 ③국가, 교회, 가족 같은 전통적 공동체 가치를 지키려는 전통적 보수 세 갈래다. 미국의 정치 이론가 러셀 커크는 △제한된 정부 △자유 기업 △강한 국방 △전통적 미국 가치를 보수주의의 4대 강령으로 꼽는다(러셀 커크 ‘보수주의 마인드’ 참조). 
‘자유주의’라는 말도 혼돈스럽게 사용된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나의 한국현대사’라는 책을 내면서 “쉰다섯 살 자유주의자의 한국사 독법”이라는 꼬리말을 달았다. ‘전희경 자유주의’와 ‘유시민 자유주의’는 다르다. 하이에크와 미제스의 경제적 자유주의는 영어 표현으로는 ‘리버테리어니즘(libertarianism)’이다. 리버럴리즘(liberalism)은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의 구속을 배격하지만 1930년대 대공황을 거치면서 불평등 해소와 복지 증진을 위한 국가의 경제에 대한 개입을 강조했다. 미국 민주당이 ‘리버럴’이다. 요컨대 ‘전희경 자유주의’가 하이에크와 미제스의 ‘리버테리어니즘’이라면 ‘유시민 자유주의’는 ‘리버럴리즘’과 맥이 통한다.
▼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경제적 자유주의’가 공격을 받았습니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불균형이 심화됐다, 빈부격차가 벌어졌다면서 사람들이 기회로부터 멀어지고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사회가 됐다고 말합니다. 명백한 오해죠.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그들이 말한 것을 가장 완화한 체제입니다. 절대적 빈곤이 줄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을 배고픔으로부터 구한 게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입니다.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가 열렸고, 이를 통해 기회의 장(場)이 특권계급에서 대중으로 내려왔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자유주의 탓에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본질은, 대출해주면 안 되는 사람에게 무리하게 대출해 부동산을 소유하게 한 것입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빚은 폐해로 봐야 해요.”


“좌파가 문화권력 장악…우파도 선동가 돼야”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좌파가 오랜 세월 문화권력에 천착해 진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김형우 기자

# 마르크스의 유령들

그는 12월 1일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철홍 장로회신학대 교수와 함께 ‘마르크스의 유령들’이라는 책을 냈다.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함께 쓴 ‘공산당선언’ 첫 구절이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A spectre is haunting Europe - the spectre of communism)”이다. 유령(revenant)의 원래 뜻이 ‘저승에서 돌아온 자’라는 점에서 볼 때 사회주의가 붕괴했으나 마르크시즘이 되돌아오는 현실을 꼬집은 책 제목이다.  
“마르크스의 유령을 저는 반(反)대한민국적 사고라고 부릅니다. 검정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의 건국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경제적 번영을 이룩한 산업화 과정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왜곡해 묘사합니다. 외국 자본, 정경유착 같은 것에 잠식당한 산업화라는 겁니다. 반대로 북한에 대해서는 후합니다.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 헌법 가치에 부합해야 해요. 현재의 교과서는 좌편향이면서 불량품입니다.
반대한민국 세력의 결집이, 그들의 적극성이 이렇듯 심각합니다. ‘역사교과서 하나 바꾼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묻는 분도 있어요. 그렇기는 합니다. 학교 문을 딱 나서면 만나는 영화, 베스트셀러 저작물의 상황이 어떻습니까. 연예인은 또 어떻고요. 좌파가 오랜 세월 교육 및 문화권력에 천착해 진지를 다져놨습니다. 그들이 똬리를 튼 곳에서 피어나는 반대한민국적 사고방식이 얼마나 심각한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겁니다. 때가 어느 때인데 색깔론이냐, 웬 이념타령이냐는 식으로 여겨선 안 돼요.”
▼ 교과서 문제는 하이에크가 강조한 ‘자유경쟁 시장’에서 우파가 패배한 것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우파가 전선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던 거예요. 정치권력의 향배가 국가의 방향을 정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한 거죠. 그사이 좌파는 인간의 저변을 파고드는 인식을 자기들 것으로 만드는 데 공을 기울여왔습니다. 문화로, 교육으로 뛰어들었어요. 그럼 우파는 뭘 했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겁니다. 뒤늦게 알았을 때는 헤게모니가 저쪽에 완전히 장악된 상태였습니다. 검정제하에서 우파 교과서(교학사 교과서)가 진 게 아니라, 저들이 형성해놓은 시장에 못 끼어든 겁니다.
공고한 담합이 새로운 상품의 시장 진입을 막았습니다. 왜곡과 음해가 벌어졌죠. 우파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에 위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학교장들과 이사장들에 대한 인신공격, 마녀사냥도 벌어졌습니다. 취재를 빙자해 겁을 주기도 했고요. 교육 외길만 걸어온 분들이 감당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서 두 손, 두 발을 다 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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