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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보수 유튜버를 ‘정론’으로 여기더라

조성은 前 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통합당, 보수 유튜버를 ‘정론’으로 여기더라

  • ●김종인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전국위 안 돼
    ●전국위서 김종인과 청년이 동등하게 발언해야
    ●청년에게 통합당은 몰가치 정당
    ●n번방 말했더니 “왜 긁어 부스럼이냐”
‘사바나’는 ‘회를 꾸는 , 청년’의 약칭인 동아일보 출판국의 뉴스랩(News-Lab)으로, 청년의 삶을 주어(主語)로 삼은 이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조성은 전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홍태식 객원기자]

조성은 전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홍태식 객원기자]

“진보 진영에 환멸을 느낀다.” 

2월 16일 조성은(32) 전 브랜드뉴파티 대표가 미래통합당 합류를 선언하면서 남긴 말이다. 조 전 대표는 국민의당에서 비상대책위원과 공천관리위원 등 지도부로 활동했다. 그런 그가 통합당 합류를 선언한 이유는 단 하나. ‘조국 사태’를 초래한 진보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다. 

그는 4·15 총선 때 통합당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했다. 통합당이 받아든 총선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총선에 대해 물을 때마다 조 전 부위원장은 “답답했다”고 반복해 말했다.


“3040 여성에게 통합당은 고민의 대상조차 아니다”

-30대 정치인의 눈에 비친 통합당 선대위는 어땠나. 

“선대위원장단과 총괄본부장단, 대변인단이 모여 최고위 전략회의를 했다. 당직자들이 여러 의견을 냈는데 내가 ‘이건 절대로 나가면 안 됩니다’라고 말하며 막은 게 꽤 많다. 동갑인 정원석 선대위 상근대변인이 많은 부분 공감해주며 도와줬다.” 



-관점의 차이를 느낀 사안은 뭐가 있나. 

“n번방 이슈다. 여성들은 보수 정당을 굉장히 싫어한다. 3040 여성에게는 통합당이 고민의 대상조차 아니다. 그래서 당 안에 n번방 대책위를 장기 프로젝트로 운영하려 했다. 이런 생각을 당에 전달하면 되돌아오는 반응은 ‘왜 긁어 부스럼이냐’다. n번방 같은 이슈에 대응하는 것이 무슨 큰 역할을 하겠느냐는 식이었다. 각 선대위원들을 따라다니며 n번방 대책위 안 하면 선거 망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니 어떤 반응이 돌아오던가. 

“‘아이고 우리가 정신 차려야 하는 건 알지만 너는 너무 과하다’ 이런 식이다. 젊은 사람들과 중도층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n번방 대책위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하니 찬성과 반대가 반으로 갈렸다. 다행히 몇몇 선대위원들이 나를 믿고 기자회견을 지원해줬다. 이 부분에서 희망을 느꼈다. ‘더 일찍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시민들은 통합당에 화가 많이 난 거 같다. 

“공천 파동과 코로나19 사태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 차명진 후보의 막말에 대한 당의 태도에서 시민들의 마음이 떠났다. 차 전 후보가 대중의 상식을 정면에서 조롱했는데 당의 대처가 충분치 않았다. 당시 많은 30대 시민들이 ‘민주당을 보수 정당으로 만들고 진보 정당을 따로 만들자’고 이야기했다. 통합당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보수 정당도 아닌 ‘몰가치 정당’으로 여겨졌다. 이대로 가면 지역구에서 90석도 얻기 어렵다고 봤다.” 

-그렇게 말하니 당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 

“당신이 걱정하는 지점은 알겠는데 실제 선거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더라. ‘여론조사 왜곡’이니 ‘샤이보수’니 하는 이야기도 했다.”


“40~50대는 혹독한 검증 안 하면서…”

조 전 부위원장에게 이번 총선은 ‘두 번째 도전’이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으로 일했다. 수년 째 회자되는 청년정치론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을 터. 그는 “청년정치인은 당에서 ‘뭐하던 애냐’ ‘어디서 왔느냐’ ‘무슨 능력을 갖고 있느냐’ 등 거의 대선주자급으로 검증 받는다”면서 말을 이었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연령대 인물에 대해서는 그런 혹독한 검증이 없다. 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도 ‘(젊은이가) 스스로 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상은 청년 정치인이 나오면 당에서 대선후보급으로 검증을 하며 다 도태시킨다.” 

-청년 정치인의 목소리보다 보수 유튜버의 논평에 귀를 더 기울이던가. 

“통합당에 와서 놀란 게 언론 대신 보수 유튜브 채널을 정론지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보수 유튜브 채널을 단순히 지지자와의 소통 창구 정도로 생각했다면 이렇게까지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민의나 대중의 반응으로 착각했다.” 

-선거 전략이나 메시지에도 영향을 끼쳤나 

“많이 좌지우지 됐다. 그러니 속이 터졌지.” 

-지금은 통합당에서 ‘40대 기수론’ ‘830세대 역할론’ 등의 언급이 나온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청년 정치인 5명이 당 내에서 권한 있는 자리에 들어서면 통합당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다. 10명이면 아주 달라질 거다. 전광훈 목사를 믿을 게 아니라 청년 정치인을 믿어야 한다.”


43세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2004년 7월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는 존 케리 당시 상원의원을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자리였다. 일리노이주에서 온 43세의 젊은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가 기조연설을 맡았다. 오바마는 ‘희망의 담대함(the audacity of hope)’이란 주제의 연설로 진한 감동을 남겼고, 일약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로부터 4년 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자리를 꿰찼다.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28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위한 최종 의결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번 통합당 전국위는 16년 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와 여러모로 닮았다. 수세에 몰린 야당 처지라는 점이 같고, 세대교체 주장이 나왔다는 점이 유사하다. 이와 관련해 조 전 부위원장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몰리는 전국위가 되면 안 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과 함께할 시간이 가장 긴 사람들은 청년 정치인이다. 청년들은 지난 총선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득표율을 보였다. 전국위는 김 전 위원장과 청년 정치인들이 동등하게 발언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돼야 한다. 나는 김 전 위원장을 존중한다. 당 역시 청년 정치인을 존중해주길 바란다.”


통합당, 보수 유튜버를 ‘정론’으로 여기더라


신동아 2020년 5월호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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