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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은 전화도 없는데, 민주당이 ‘미안하다’ 연락”

김미균 前 통합당 청년후보의 ‘공천철회’ 후일담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통합당은 전화도 없는데, 민주당이 ‘미안하다’ 연락”

  • ● 이명박·박근혜 응원하는 글도 올린 적 있다
    ● 민주·통합당 모두 영입 시도, 강남병 제안 처음엔 거절
    ● 통합당의 ‘청년정치’는 구호에 불과
    ● 신보라 의원? 기성정치 바꾸려는 도전정신 ‘1도 없어’
    민주당, 통합당 공천 후 격려 메시지, 철회되자 ‘정치 끌어들여 죄송’ 연락
    ● 보수의 포용력 믿었는데…어느 청년이 정치하겠나
‘사바나’는 ‘회를 꾸는 , 청년’의 약칭인 동아일보 출판국의 뉴스랩(News-Lab)으로, 청년의 삶을 주어(主語)로 삼은 이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3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3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그토록 공들여 영입해놓고 대우는 최악이었다.” 

김미균(34) 시지온 대표는 지난 21대 총선 과정에서 미래통합당이 자신에게 보인 일련의 모습을 이렇게 공박했다. 3월 13일 통합당은 김 대표에 대한 서울 강남병 선거구 후보 공천을 철회했다. IT 소셜벤처를 창업한 청년기업가로서 전략 공천된 지 하루 만이었다. 

공천 철회의 표면적 이유는 ‘문빠(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 논란’이었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고 같은 해 9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청와대의 추석 선물에 감사를 표했다는 게 근거가 됐다. 심지어 같은 청년 후보였던 신보라 통합당 의원조차 “정치적 신념도 검증 안 된 청년후보가 강남벨트에 공천되다니 놀랍고 황망하다”고 날을 세웠다. 당내 반발이 계속되자 통합당은 공천을 번복했다. 김형오 당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김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보인 통합당의 난맥상에 대해 “‘청년정치’란 구호는 요란했지만 정작 내실은 없었다”며 “선거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큰 그림도 안 보였다”고 꼬집었다.




당이 ‘문빠’ 논란 막아줬어야

- ‘문빠’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보수·진보의 첨예한 대립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줄 몰랐다. SNS에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응원하는 글을 올린 적도 있다. 하지만 날 문 대통령 지지자로 몰아세운 이들은 이런 점을 무시했다. 애써 영입했으면 당 차원에서 이런 공격을 막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루 만에 공천을 번복하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 강남병 공천도 논란이었는데. 

“통합당에서 먼저 강남병 출마를 권하기에 내가 해당 지역을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거부했다. 청년을 공천한다면 당내 젊은 인사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통합당 측은 ‘청년 정치인으로서 상징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강남병 공천을 거듭 권했다. 이렇게라도 청년정치인의 몫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에 받아들였다. 물론 지역 주민들이 반발할 수 있지만 진정성 있게 설득할 생각이었다. 통합당은 그런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 통합당 행을 결정했던 이유는.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영입을 시도했다. 양당 모두 청년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고민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특히 통합당에서 영입에 나선 김형오 당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젊은 의원들은 청년정치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이번 총선이 통합당을 쇄신할 마지막 기회라는 진심이 보였다. 전향적 태도에서 보수의 포용력도 엿보였다. 안타깝게도 날 영입한 이들이 당내에서 ‘아웃사이더’였던 것 같다. 하나의 목소리를 못 낼 정도로 당의 상태도 안 좋았다”


신보라 의원, 자기만 살겠다고 이념 공세

이 대목에서 김 대표는 “통합당의 ‘청년정치’는 구호에 불과했다”며 자신을 공격한 신보라(37) 의원의 태도를 지적했다. 신 의원은 보수 청년단체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로 제20대 총선 당시 비례대표에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선 경기 파주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김 대표의 말이다. 

“같은 청년으로 먼저 의원이 됐다면 도와줄 생각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나. 자기만 살겠다고 이념 공세를 펴는 것 같아 답답했다. SNS에 올린 글 하나로 특정인을 재단해 ‘문빠’로 공격하다니… 낡은 이념 프레임에 기댄 모습이 전혀 청년 정치인답지 않았다. 기성정치를 바꾸겠다는 도전정신이 ‘1도 없어’ 보였다.” 

- 공천 철회 후 통합당에서 연락은 없었나. 

“김형오 위원장은 공천 철회 발표 전에도 내게 수차례 ‘청년에게 못할 짓을 했다’며 사과했다. 김 위원장 등 당시 공관위 관계자 외에 통합당 지도부에서는 지금까지 연락 한 번 없다. 총선 참패로 내게 연락할 정신이 있을까 싶기는 하다. 날 공천한 것을 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민주당에선 여러 차례 연락이 왔다.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통합당 공천 소식을 듣고도 오히려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공천이 번복된 후에는 ‘괜히 정치판에 끌고 들어와 미안하다’는 연락도 받았다.”


“국회에 공부하러 왔냐”

- 통합당이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나. 

“최근 3년이 보수에게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정권을 잃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지금까지 수세에 몰리지 않았나. 내가 SNS에 올린 글 하나에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오죽 궁지에 몰렸으면 그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보수가 균형감각을 찾을 필요가 있다.” 

- 앞으로 청년정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한 젊은 의원에게 들은 얘기인데, 국회도서관에서 정책에 관해 공부하고 있으니 나이 많은 선배 의원이 ‘국회에 공부하러 왔냐’며 핀잔을 줬다더라. 청년들이 보수·진보 정당을 막론하고 제 몫을 해야 정치가 바뀐다. 기업가나 예술가 등 다양한 직업·배경의 젊은이들이 정치에 나설 수 있는 정당 차원의 체계적 인프라가 필요하다. 총선을 의식해 성급히 준비할 것이 아니라 청년 정치가를 차근차근 양성해야 한다.” 

- 현실정치에 다시 나설 생각이 있나. 

“앞으로 정치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안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청년기업인이 정당에 들어가 이토록 곤욕을 치렀는데 누가 섣불리 정치에 나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전화도 없는데, 민주당이 ‘미안하다’ 연락”


신동아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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