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호

한전 사회적 가치 7대 베스트 프랙티스

상생 일자리, 미세먼지 감축, 에너지밸리, 청년창업…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20-05-0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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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 나주 본사와 에너지밸리. [뉴시스]

    한국전력 나주 본사와 에너지밸리. [뉴시스]

    “한전과 전력그룹사 임직원 모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 운동에 힘을 보태겠다.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추진해 사회적 가치 구현에 앞장서겠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KEPCO) 사장은 3월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과 지역경제를 돕기 위해 급여 반납 운동에 나섰다. 한전과 전력그룹사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1년간 월급여의 10%를 반납하고, 처·실장급 직원은 월급여의 3%를 내기로 했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한전 임직원의 이런 노력은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행동강령’에 따른 것이다. 10대 강령 가운데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안심사회(5조), 공공의 이익과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8조) 등이 이번 급여 반납 활동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이 행동강령은 한전의 사회적가치위원회(위원장 김회천 경영지원부사장)에서 제정됐으며, 사측뿐 아니라 노조에서도 함께 실천하고 있다. 

    경영 전략·목표에 사회적 가치 구현을 반영한 한전은 사회적 가치와 관련한 5대 핵심가치, 20개 전략과제, 105개 실행과제를 발굴했다. 이를 △일자리 창출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 △안전 및 환경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 △윤리경영 등 5개 지표로 나눠 추진 성과를 점검해 가고 있다. 이 가운데 타 공기업에도 모범이 될 수 있는 베스트 프랙티스(우수 사례) 7가지를 소개한다.

    상생기반의 일자리 창출 모델

    사회적 가치 분야에서 한전의 최대 성과는 일자리 창출이다. 2017년 7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정책’ 발표 이후 사내 실태를 조사해 798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성과를 냈다. 절차상 여건은 매우 어려웠다. 직종이 검침과 청소·경비 등 15개에 달했고, 사업장도 전국 270개로 퍼져 있었다. 하지만 한전은 노사 및 전문가 협의기구를 만들어 160회의 소통과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위해 한전은 3개 자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에 채용된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직무성과 중심의 합리적 보수체계를 도입했고, 일자리의 안정성도 높였다. 앞으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자회사가 설립될 때는 이 모델이 활용된다. 

    2019년 한전은 역대 최대 규모인 1773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청년 취업준비생을 위한 인턴은 1군 공기업 가운데 최다인 1674명을 뽑았다. 에너지 전환 등 신사업 분야의 전문 일자리(157명), 기초수급자,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일자리도 다수 만들었다. 한전은 또 에너지 신산업 SPC(신규법인) 설립, 스타트업 육성 등으로 715개 본업 연계형 민간 일자리를 만들었고, 에너지밸리에 기업을 유치해 지역상생형 일자리 1만 개 창출에도 기여했다.

    안전한 근로·생활 환경 유지

    한전은 공공기관 최초로 전국 166개 사업소를 거점으로 협력사와 함께 자율 안전문화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하던 ‘무재해 운동 기록인증제’가 애초 의도에도 불구하고 사업장에서 산재를 은폐하거나 결과 위주로 평가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어 이를 없애고, 대체 제도를 만든 것이다. 안전문화는 집단 내 소속감과 안정감을 쌓아 올려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한전은 안전상생펀드를 만들어 21개 우수 협력사에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자율안전문화인증제가 시행된 뒤 2018년 대비 중대 재해가 67%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환경 지속가능성을 위한 체계 구축

    한전은 전력그룹사 차원의 RE3020 로드맵을 수립하고 통합 DB 및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을 실천하고 있다. RE3020은 정부가 2030년까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려는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말한다. 한전은 또 2019년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동절기에 석탄 발전 가동을 일시 중지해 미세먼지를 전년 동기 대비 44% 감축했다. 미얀마의 맹그로브 조림사업 등 해외 CDM(청정개발체제·선진국과 개도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사업제도) 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밸리 조성

    2014년 전남 나주시로 본사를 옮긴 한전은 이곳에 차세대 전력산업에 특화된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에너지밸리 사업을 추진했다. 2020년 4월 현재 430개의 기업과 에너지밸리 투자협약을 체결했는데, 이 가운데 직류송배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에너지신산업 관련 기업이 208(48%)개다. 누적 투자금액은 1조6721억 원이며, 1만91개 일자리가 생겼다. 

    광주·전남 지역 9개 대학의 전력·에너지 관련학과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신산업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에는 747명이 혜택을 봤다. 한전은 이렇게 양성된 인력들이 에너지밸리 내 기업에 채용될 수 있도록 일자리 박람회, 청년희망버스 등을 만들어 150명 이상이 일자리를 찾게 했다. 한전은 2020년까지 300개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을 육성해 구직자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도록 할 계획이다. 

    에너지밸리를 중심으로 한 광주전남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가 2019년 11월 전국 1호로 지정됐다. 한전은 에너지밸리의 융복합단지 지정이 이곳에 투자한 기업의 지원을 강화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창업 플랫폼 ‘메이커 나주’

    한전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청년의 예비 창업 프로그램인 ‘메이커 나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나주 원도심의 빈 공간을 활용해 19~39세 청년 창업가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기획부터 제작,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창업 플랫폼이다. 2019년 선발된 8개 팀은 한전으로부터 창업 활동에 필요한 공방 운영비와 콘텐츠 개발·문화예술기획 등 창업 컨설팅을 지원받아 9300만 원의 매출을 일궜다. 이들의 영업 활동은 팝아트 클래스 운영과 상품 제작, 도자기 제작 판매, 문화행사 기획과 운영, 대금 클래스 운영과 공연, 청년일자리 생태계 복원 연구 등이다.


    네이버와 협력해 사회적 경제조직 판로 지원

    한전은 인터넷 검색포털 네이버의 기부 포털인 ‘해피빈’과 협력해 사회적 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한 기획전을 개최했다. 한전은 기금 조성 및 기획·홍보를 총괄하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을 팔 수 있도록 온라인 장터를 만든 것이다. 또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포인트 지급 비용도 지원했다. 네이버는 메인 페이지를 포함한 다양한 채널에 홍보 배너 등을 지속적으로 노출해 고객 유치 활동을 도왔다. 이 덕분에 10개 사회적 기업이 2019년 11월 22일~12월 26일까지 기획전을 통해 9억3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햇살 행복 농어촌 태양광발전 설비 지원

    ‘햇살행복발전소’ 지원 사업은 사회적 경제 조직의 지속 가능한 자립 기반을 조성할 목적으로 한전이 태양광발전소를 세워 기부하는 사업이다.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 경제 조직은 부지를 제공하고 한전이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 건설이 완료되면 태양광발전소의 소유·운영 권한, 수익은 모두 사회적 경제 조직에 속하게 된다. 

    2017년부터 시행한 이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120여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사회적 경제 조직은 발전소 운영수익금으로 장학금 지원 등 약 4억8000만 원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이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향후 사업이 안정화되면 추가로 고용을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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