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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임박 KG그룹, 경영 정상화 시 ‘30大 대기업’ 오를 듯

  • 심민현 이코노믹데일리 기자 potato418@ajunews.com

쌍용차 인수 임박 KG그룹, 경영 정상화 시 ‘30大 대기업’ 오를 듯

  • ● KG그룹, 쌍용차 조건부 투자 계약 체결
    ● 2003년 KG케미칼 인수 후 19년 만에 중견기업 성장
    ● 경영난 빠진 동부제철 인수 후 정상화로 업계 주목
    ● ‘미다스의 손’ 곽재선 회장에 쏠린 눈
    ● ‘경영 정상화’ ‘직원 사기 진작’ ‘전기차 시장 공략’ 숙제
KG그룹이 쌍용차의 새 인수 후보로 낙점됐다. 5월 18일 양사는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KG타워. [뉴스1]

KG그룹이 쌍용차의 새 인수 후보로 낙점됐다. 5월 18일 양사는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KG타워. [뉴스1]

재계 71위 KG그룹이 코란도, 무쏘 등 전설적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만들어낸 국내 4위 완성차업체 쌍용자동차를 최종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KG그룹의 풍부한 M&A(인수합병) 경험과 탄탄한 자금력에 주목하고 있다.

쌍용차는 5월 18일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공고 전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그룹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KG그룹 컨소시엄은 KG모빌리티,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파빌리온PE로 구성됐다.

유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쌍방울그룹은 사실상 탈락했다. 인수예정자 선정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쌍방울그룹은 KG그룹이 파빌리온PE와 연합해 입찰 담합을 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에 기업 매각 절차 속행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6월 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가 이를 기각했다.

쌍용차 재매각 최우선 조건 ‘자금력’

이번 쌍용차 재매각은 조건부 M&A인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은 뒤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참여자가 없으면 인수예정자가 최종 인수자가 되는 방식이다.

KG그룹이 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 입찰에서 써낸 약 9000억 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제3의 그룹이 나타난다면 최종 인수자가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일련의 과정에 따라 쌍용차 매각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으며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그룹의 쌍용차 최종 인수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쌍용차는 최근 최종 매각 실패라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에디슨모터스가 1월 3049억 원에 쌍용차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며 매각이 성사되는 듯했지만 에디슨모터스는 결국 잔금 납부에 실패했고, 쌍용차는 곧바로 에디슨모터스와의 계약을 해제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쌍용차는 재매각 추진 과정에서 최우선 조건으로 자금력을 내세웠다. 쌍용차는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 원과 공익채권 7793억 원 등 1조5000억 원가량의 빚이 있고, 여기에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도 매년 운영자금으로 3000억 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KG그룹은 조건부 인수자 선정 과정에서 인수대금으로 9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G그룹은 실제로 자금력이 탄탄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그룹 지주회사인 KG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636억 원, 유동자산은 1조8855억 원이다. 지난해 매출 4조9315억 원, 영업이익 4617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도 좋았다. KG ETS 매각 대금 5000억 원이 하반기 중 납입되면 현금 자산은 더 불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와 달리 KG그룹은 보유한 현금 자산과 회사의 수익 등을 볼 때 1조 원에 가까운 인수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며 “KG그룹이 쌍용차를 정상화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A의 대가’ KG그룹 중심에 곽재선 회장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2003년 KG케미칼을 시작으로 20개 기업을 인수·합병해 경영 정상화를 이끌었다. 사진은 2020년 8월 KG동부제철 어닝서프라이즈 발표 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과를 설명하는 곽 회장. [이데일리 ]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2003년 KG케미칼을 시작으로 20개 기업을 인수·합병해 경영 정상화를 이끌었다. 사진은 2020년 8월 KG동부제철 어닝서프라이즈 발표 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과를 설명하는 곽 회장. [이데일리 ]

KG그룹은 그동안 공격적 M&A를 통해 화학과 제철, IT, 미디어, 음식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그 중심에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있다. 곽 회장은 극심한 경영난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수많은 기업을 인수해 흑자 기업으로 회생시킨 입지전적 인물이다.

1959년생인 곽 회장은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상고를 졸업한 뒤 건설회사 경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5년 동업자와 함께 건설플랜트업체인 세일기공을 설립하며 사업가의 길로 뛰어들었다.

세일기공에서 밑천을 마련한 곽 회장은 지분을 정리했고, 2003년 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이던 경기화학을 인수했다. 곽 회장이 성공시킨 수많은 M&A의 출발점이다.

곽 회장이 인수에 나선 시점에 경기화학은 1999년부터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기업이었다. 당시 비료산업이 사양화 추세를 걸은 만큼, 주변에서 만류가 잇따랐지만 곽 회장은 인수를 강행했다.

곽 회장의 선택은 적중했다. 그는 인수가 마무리된 직후 사명을 KG케미칼로 변경하며 “첨단 바이어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곽 회장은 KG그룹 회장 취임 6개월 만에 KG케미칼을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변모시켰다. 인수 전 1341억 원 수준이던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4조9315억 원으로 37배가량 뛰었다.

곽 회장은 KG케미칼 M&A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이니시스, 에듀원, KFC코리아, 동부제철(현 KG스틸), 이데일리(언론사)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KG그룹을 9개 분야의 20개 기업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동부제철(KG스틸) 인수 성공은 곽 회장의 능력을 재계에 다시 한번 각인하는 계기가 됐다. 동부제철은 2014년 경영난이 심화되며 채권단과 자율 협약을 맺었고, 2015년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계열사 패키지 딜, 당진 전기로 분리 매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매각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곽 회장은 2019년 3600억 원을 투자해 동부제철을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KG동부제철 신임 회장에 올라 회사 경영 정상화 작업을 시작했다. 동부인천스틸을 흡수 합병해 물류비와 시스템 중복 등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했고, 만성 적자이던 강관사업부를 매각했다. 또 강골 구조 사업인 건재사업 부문을 독립법인으로 분리해 수익성을 다졌다.

곽 회장과 임직원들의 노력 끝에 회사는 흑자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3548억 원, 영업이익 29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176% 늘었다. 곽 회장의 결단은 성공적이었고, KG동부제철에서 KG스틸로 사명도 바꿨다.

경기화학에 이어 동부제철까지 살려낸 곽 회장에게 M&A 업계는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곽 회장은 올해 4월 쌍용차 인수 의지를 피력하면서 “동부제철을 인수할 때처럼 기업인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부실한 기업을 인수해 회생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곽 회장이 백척간두의 위기를 맞은 쌍용차까지 살려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쌍용차 부활시키면 대기업 발돋움

KG그룹이 쌍용차 인수 후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 명실상부한 대기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시내 쌍용자동차 한 영업소 앞. [뉴스1]

KG그룹이 쌍용차 인수 후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 명실상부한 대기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시내 쌍용자동차 한 영업소 앞. [뉴스1]

KG그룹은 곽 회장의 공격적인 M&A 등으로 사세를 넓혀왔다. 그 결과, KG그룹은 올해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다만 아직 진정한 대기업 반열에 오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재계에서는 KG그룹이 쌍용차 최종 인수를 성사시킨다면 명실상부한 대기업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정자산(5조3460억 원)을 기준으로 보면 KG그룹은 현재 재계 순위 71위다. 쌍용차를 KG그룹이 실제로 인수하고, 쌍용차 자산(1조8630억 원)을 그대로 공정자산으로 인정받으면 KG그룹의 재계 순위는 57위로 14계단 상승한다.

KG그룹이 최종 인수 이후 수년 내 쌍용차를 정상화할 경우 KG그룹의 재계 순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KG그룹이 쌍용차 인수 후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30대 대기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G그룹이 쌍용차 최종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쌍용차를 짧은 시간 안에 부활시키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쌍용차는 1998년부터 법정관리와 매각, 경영 위기가 계속되며 비운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고난은 1998년 대우그룹에 인수된 뒤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외환위기 충격 등으로 2000년 초 대우에서 분리됐고,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기술 유출 논란 등 상처만 남긴 채 2010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후 쌍용차는 안정을 찾는 듯했다. 소형 SUV 티볼리의 흥행으로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국내 SU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자 폭이 확대됐고,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대주주 마힌드라의 상황이 악화하며 지난해 4월 기업회생절차를 다시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듯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시도했지만 인수 대금을 시한 내에 납입하지 못하면서 기업회생 절차도 1년 만에 원점으로 회귀했다.

이처럼 20년 넘게 이어진 비운의 역사로 인해 쌍용차 직원들의 상처는 곪다못해 터지기 일보직전인 상태다. 그렇기에 곽 회장은 쌍용차 최종 인수 후 직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조직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시작해야 한다. 앞선 M&A 성공 사례처럼 경영 정상화에만 치중한다면 되레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 전기차 시장 공략도 숙제

자동차산업 관련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도 KG그룹의 불안 요소다. 현재 자동차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쌍용차는 경쟁 완성차업체에 비해 뒤처진 게 사실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은 지난해부터 아이오닉5, EV6, 쉐보레 볼트 EV 등 다양한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얻고 있는 반면 쌍용차는 뒤늦게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공급받지 못해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KG그룹은 부족한 경험을 생산설비 확충, 우수 인재 영입으로 대표되는 적극적 투자로 메워야 한다. 쌍용차는 7월 출시 예정인 SUV 토레스 전기차 모델 U100 개발에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KG그룹이 쌍용차 인수 후 U100을 시작으로 수많은 전기 SUV를 흥행시켜 ‘SUV 명가’ 쌍용차를 ‘전기 SUV 명가’로 재탄생시키길 고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고난의 역사를 뒤로하고 재도약할 수 있을까.



신동아 2022년 7월호

심민현 이코노믹데일리 기자 potato41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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