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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파’ <섹스파트너>찾아 떠도는 본능의 노예들

성매매에 숨은 진실

  • 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작은 상처가 더 아프다’ 저자 artppper@hanmail.net

‘섹파’ <섹스파트너>찾아 떠도는 본능의 노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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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매매에는 대가가 따른다. 조신한 아내나 여자친구가 성병 진단을 받았다면 그날부터 남자는 ‘지옥’을 경험한다. 성매매 사범으로 단속되면 경찰서도 들락거려야 한다. 훗날 황혼이혼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불륜이 아니라는 하소연도 소용없다. 여자에겐 불륜이나 성매매나 불쾌하긴 마찬가지다.
3월 31일 헌법재판소는 당사자들의 합의로 이뤄진 ‘자발적 성매매’를 처벌하도록 한 성매매특별법에 대해 6대 3으로 합헌 판결을 내렸다. 여성계는 대부분 환영했다. 기혼여성들은 성매매는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매수 남성은 물론 성매매 여성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여긴다. 그들에게 성매매 여성은 남편을 유혹하는 사악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미혼여성들도 성매매에 대해 관대하진 않다.

하지만 남성 중에는 성매매가 살인, 절도, 사기 같은 범죄로 취급돼야 한다는 사법부의 판단에 반발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한 번이라도 ‘직업여성’과 관계를 가진 남자는 성매매를 범죄로 여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요즘엔 ‘호빠(호스트바)’라 불리는 여성용 성매매 업소도 있다. 그런 업소를 이용해본 여성 상당수도 성매매를 범죄로 보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엔 적지 않은 수의 성매매 여성이 있다. 현재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물론, 과거 한때라도 성매매에 종사한 여성들 또한 성매매가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듯하다. 이렇게 보면 헌재의 6대 3 합헌 판결은 대중의 감성과는 괴리감이 있다.



섹스의 대가

성매매를 옹호하는 이들은 ‘매춘은 인류가 생겨나면서부터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가 매춘이라고 하는 이도 있다. 성서에도 창녀가 등장한다. 어쩌면 성매매는 인류가 출현하기 전부터 존재했는지도 모른다. 침팬지를 비롯한 영장류 무리 중엔 암컷이 수컷에게 섹스를 제공하고 먹을 것을 얻는 행태가 관찰된다. 수컷은 섹스를 원한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암컷은 섹스를 할 생각이 없다. 신체적으로 약한 수컷은 힘으로 암컷을 제압하지도 못한다. 따라서 섹스의 대가로 뭔가를 지불해야 한다.



수컷이 보기엔 암컷이 매우 매력적인데, 암컷의 눈에는 수컷이 매력 없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도 수컷은 섹스를 하기 위해 뭔가를 제공해야 한다. 침팬지나 원숭이는 먹을 것을 대가로 지불한다. 하지만 사람은 제공해야 하는 대가가 다양하다. 돈, 특혜, 기회, 권력….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청년층이 늘어날수록 사회에 대한 불만이 늘어난다. 불만이 쌓이고 쌓이다 폭발하면 전쟁이나 혁명으로 이어진다. 고대 전쟁에서 여성은 주요 약탈 대상이었다. 점령지의 남자는 죽이고 여자는 노예로 삼았다.

아랍 ‘재스민 혁명’의 요인 중 하나도 청년실업이다. 대학을 나오고도 취직을 못해 노점상을 하던 20대 청년이 경찰의 단속에 항의해 분신자살을 했고, 이것이 청년층의 분노를 촉발했다. 청년들은 돈이 없으니 결혼을 할 수 없고, 결혼을 할 수 없으니 성적 욕구를 해소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 과격해진다는 논리가 설득력이 있다. 그러한 청년들을 유혹하는 것이 이슬람 무장세력 IS다. 그들은 납치한 여성들을 성노예로 이용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성의 기제가 어떻게 작동할까. 결혼하지 않은 남성의 상당수가 성매매를 통해 성적 욕망을 해소한다. 섹스를 통해 사회에 대한 욕구 불만도 누그러뜨린다. 범죄자들은 훔친 돈을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말한다. 말이 좋아 유흥비지 사실은 룸살롱에서든, 안마시술소에서든, ‘오피스’에서든 성매매에 돈을 날렸다는 의미다.

미혼 남성 중에도 유흥비로 월급을 탕진하는 이가 적지 않다. 당장 결혼하기 어려우니 성매매를 하는데, 성매매에 돈을 쓰다보면 결혼자금을 모을 수가 없다. 결혼은 더 멀어진다.

그래서 출산율 저하 원인 중 하나로 비대한 성매매 산업을 꼽는 이도 있다. 젊은이들이 성매매 여성과 쾌락을 추구하면서 결혼을 미루다보니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가 완전히 뿌리 뽑히면 그간 성매매에 탐닉하던 남성과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게 될 거라고 한다. 과연? 성매매를 하면 사형에 처한다는 법이 생기면 출산율이 올라갈까, 아니면 욕구불만이 폭발해 혁명이 일어날까.



성매매 유부남의 심리

남녀가 붙어 있으면 흥분하게 마련이고, 일단 섹스를 시작하면 쾌락 때문에 멈추지 못한다. 섹스, 쾌락, 생식이라는 삼위일체가 있었기에 인류는 멸종되지 않았다. 그런데 현대사회로 오면서 삼위일체 중 생식이 빠져버렸다. 성매매는 오로지 쾌락만을 추구하는 섹스다.

그런데 남자들이 성매수를 하는 심리는 섹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단지 섹스가 목적이라면 언제든지 섹스가 가능한, 아내라는 공식 섹스 파트너가 있는 유부남은 성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성매수남의 상당수는 유부남이다. 왜 그럴까.

우선 더 예쁘고 더 젊은 여자와 관계를 가지고 싶어서다. 어떤 남자들은 아내가 나이 들어 임신을 못하게 되면 아내에게서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젊은 여자와 관계를 갖고 싶은데, 젊은 여자는 나이 든 남자와의 성관계를 원치 않는다. 그러니 나이든 남자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아내가 임신 중일 때 성욕을 풀기 위해 성매매를 하는 남자도 있다. 아내가 알면 미칠 노릇이다. 과거에는 임신 기간에 성관계를 조심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임신 중이라고 섹스를 기피하는 여성은 거의 없다. 그런데 어떤 남자들은 임신한 아내에게 성욕을 느끼지 못한다.

말로는 배 속의 태아를 위해서라고 변명하지만 진화심리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아내는 이미 임신 상태다. 임신 기간에 아내와 아무리 성관계를 자주 가져도 ‘중복 임신’을 시킬 수는 없기에 성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져야 하고 적당한 불륜 상대가 없으면 성매매 여성과 관계를 갖는다는 것.

그렇다면 미모의 아내나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성매매업소를 찾는 남자의 심리는 뭘까. 안정적인 생식 상대를 이미 확보했으니 다른 상대를 확보하고자 하는 욕망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성매매 여성과 관계를 한다고 임신을 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불과 100년전 만 해도 피임의 개념은 희박했다. 섹스는 잠재적 임신을 의미했다.


‘초이스’와 ‘스리섬’

문명이 발달한 지금도 인간은 본능이 지배하는 동물이다. 아무런 해도 끼칠 수 없는 자그마한 벌레나 뱀을 보면 까무러치게 놀란다. 이렇다 할 방비 수단이 없던 우리 조상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름진 고기와 달착지근한 디저트를 뿌리칠 수 없다. 다들 굶주리던 시절엔 일단 먹고봐야 했기 때문이다.

비록 상대가 피임을 하더라도 남자의 생식 본능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일단 하고 봐야 한다. 각자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자신의 성매매를 합리화하지만, 사실은 무의식적으로 본능의 노예가 돼 생식 추구를 위한 섹스 파트너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게 극단적으로 심해지면 섹스중독증으로 이어진다. 생각나면 해야 한다. 매일 술 마시고 밖에서 자는 남자 대부분은 술도 술이지만 섹스가 더 당긴다. 여기에 개인적 취향이 더해진다.

어떤 이는 매번 같은 여자만 찾고, 어떤 이는 매번 다른 여자를 찾는다. 어떤 이는 성매매 여성과 관계하기 전후 긴 대화를 나눈다. 성매매 여성이 자신을 이성으로서 좋아한다는 착각을 즐긴다. 연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매번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갖는 이는 새로운 여자를 정복했다는 탐색적 흥분에 사로잡힌다. 딸 같은 어린 여자와 관계를 가지면서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아내나 여자친구와는 불가능한 특정 성행위 때문에 성매매 업소를 찾는 이들도 있다. 진한 애무, 다양한 체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여자와 동시에 관계를 갖는 ‘스리섬’도 가능하다. 석기시대에 무리지어 사냥을 했듯 성매매 업소에 친구들과 떼로 가서 ‘동지애’를 느낀다. ‘룸살롱 마니아’ 중에는 이른바 ‘초이스’에 중독된 이도 있다. 여러 명의 호스티스를 줄 세운 뒤 그중 한 명을 선택하는데, 이때 남자는 후궁을 간택하는 왕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여자들은 하룻밤에도 여러 남자와 관계를 하는 여자에게 돈을 줘가면서까지 성관계를 갖는 남자가 이해되지 않는다. 남자가 다른 여자의 몸속에 넣었던 성기를 자신의 몸속에 넣는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난다. 자식을 위해서 쓸 돈도 모자란데, 자신이 뭔가를 사달라면 짜증 내던 남자가 돈을 주고 성을 샀다는 걸 알면 스스로가 ‘창녀만도 못한 존재’라는 생각에 잠이 안 온다.  

하지만 남자들은 성매매는 불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 성매매 여성과 섹스를 하는 것과 아내와 결혼생활을 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직업여성과 관계를 갖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남자들은 성매매를 ‘그저 스트레스를 푸는 단순한 육체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우나에 가서 땀을 빼거나 안마를 받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사정을 했을 뿐 마음속에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는다고 해명한다. 그래서 불륜이 아니라는 것이다.



돈 보고 결혼하면 성상납?

남자라고 다 성매매를 하는 건 아니다. 건강염려증이 있는 남자는 성병이 두려워 성매매 여성을 상대하지 못한다. 겁이 너무 많거나 강박적인 남자는 조금이라도 법을 어기면 안 된다. 법으로 금지된 성매매도 마찬가지다. 임신 가능성이 없는 여성과는 관계하지 못하는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뇌를 지닌 남자도 있다. 로맨스를 꿈꾸며 바람을 피울지언정, 성매매 여성과는 관계하지 않았다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남자도 있다. 여자가 유혹에 넘어올 때마다 ‘아직 나는 죽지 않았어’라고 자부하면서 자기존중감을 유지한다. 성매매는 그런 자기존중감을 깎아내린다. 그런데 이런 남자들이 권력을 쥐면 ‘성상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화대는 섹스 노동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성관계를 가진 후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대가’라는 말이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원나이트’를 즐기더라도 남녀의 생각은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남자는 하룻밤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자는 그게 아니어서 계속 연락해오면 난감하다. 그래서 과거 혼인빙자간음죄가 있던 시절엔 여자와 관계를 가진 후 ‘면피용’으로 일부러 돈을 남기고 가는 남자도 있었다. 성매매는 적어도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여성이 섹스를 하고 돈을 받지 않더라도 섹스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면 성매매라 할 수 있다. 성상납, 즉 강압 없이 동의하에 성관계를 하고 그 대가로 특혜를 주거나 승진을 시켜준다면 그것도 일종의 성매매다. 여자가 돈만 보고 애정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하는 경우도 성매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극단주의자들은 ‘결혼은 평생 한 사람만을 상대로 하는 성매매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다. 단지 돈을 위해 함께 살면서 섹스에 응한다면 그것도 넓은 범주에서 성매매다. 성매매엔 사랑은 없고 섹스만 있다.

성매매에는 대가가 따른다. 성병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반복적인 바이러스 감염으로 성기에 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나만 걸리면 상관없다.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성병을 옮겼다가 병원에서 성병 진단을 받으면 그날부터 남자는 지옥 생활을 경험한다. 성매매 사범으로 단속되면 경찰서도 들락날락해야 한다.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성매매 사실이 알려지면 절교와 이혼도 감수해야 한다.

여자가 모른 척 넘어가준다고 그게 진심이라고 착각하는 남자들도 있다. 어떤 남자는 룸살롱에 다녀오면 꼭 아내를 깨워서 섹스를 하고는 했다. 남편은 아내를 만족시켜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합리화했지만, 아내는 언젠가 이 지긋지긋한 결혼을 끝내겠다고 이를 갈고 있었다. 당장 이혼은 할 수 없고 뾰쪽한 수가 없기에 참을 뿐이다. 아무리 말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기에 그냥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어느 선을 넘으면 아내도 폭발한다. 늙어서 털 뽑힌 수탉이 됐을 때 황혼이혼을 당할 수도 있다. 자신은 직업여성과 관계를 가졌을 뿐 불륜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하소연해도 여자에겐 불륜이든 성매매든 불쾌하기는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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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작은 상처가 더 아프다’ 저자 artpp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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