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호

별책부록 | 글로벌 스탠더드 NEXT 경기

광역철도, 따복택시, 2층 버스 선진교통으로 삶의 질 향상

四通八達 경기

  • 지우석 | 경기연구원 휴먼교통연구실장 jio@gri.re.kr

    입력2016-07-08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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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들어 경기도에는 서울시의 인구 과밀 현상과 높은 집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단위 주거단지 개발이 활발해졌다. 그 결과 서울시 인구가 대거 유입돼 2003년부터는 경기도 인구가 서울시 인구를 추월했고, 현재까지 서울시 인구는 완만히 감소하는 반면, 경기도 인구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서울 직장으로 출퇴근 하는 경기도민이 늘면서 서울시와 경기도 간 광역통행량이 급증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할 경기도의 교통인프라는 부족해 상습 교통정체, 대중교통 출퇴근 혼잡 등의 교통문제를 겪는다.

    경기도 내 도로 연장은 1990년에 6270km에서 2014년 1만2877km로 2배 정도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에 경기도 승용차는 15배 정도 증가한 것을 보더라도 수도권 도로교통 인프라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경기도 내 철도 연장도 1997년 171km에서 2014년 484km로 2.8배 늘어났지만, 외국의 대도시권과 비교해보면 열악한 수준이다. 1인당 철도 연장도 우리나라 수도권보다 런던권, 파리권, 도쿄권이 각각 7배, 6배, 3배 정도 높다. 이는 우리나라 수도권의 철도망이 얼마나 미흡한지, 그리고 대도시권의 효율적 관리 면에서 철도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동시에 대변한다.





    7 × 4+2R 고속도로망

    수도권의 고속도로망은 ‘7×4+2R’를 목표로 구축된다. 즉 수도권에 7개의 남북 간 고속도로와 4개의 동서 간 고속도로, 그리고 2개의 순환형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먼저 경기도 서부지역의 남북축을 완성하기 위해 추진되는 주요 간선도로는 수원~광명(27.4㎞), 광명~서울(19.9㎞), 서울~문산(35.6㎞) 고속도로가 있다. 경기도 동북부에는 구리~포천(35.6km) 고속도로가 2017년 개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향후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연결돼 국가적 차원에서도 남북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경부고속도로’로 더 잘 알려진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과 경기도의 안성시, 구리시 등을 연결하는 129km의 남북축 고속도로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이 분산돼 수도권 남부의 상습 정체구간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 고속도로는 ‘스마트 하이웨이’ 기술을 적용해 시속 150km로 달릴 수 있는 우리나라의 아우토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의 동서축을 담당할 주요 노선으로는 ‘광주~원주 고속도로(제2영동고속도로)’가 2016년 11월 개통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이다. 광주~원주 고속도로는 제2경인고속도로, 성남~장호원 간 국도 3호선(2017년 완공), 영동고속도로 등과 직결돼 인천국제공항과 강릉을 3시간 이내에 연결하는 우리나라 동서 고속축이 된다.

    ‘7×4+2R’ 중 ‘2R’에 해당하는 순환형(Ring) 고속도로망을 살펴보면, 서울도심에서 약 30km 권역을 순환하는 첫 번째 도로가 2007년 완공됐다. 이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공사가 서울 도심으로부터 약 60km 권역에서 진행 중이다. ‘수도권 제1순환도로’는 서울 중심의 방사형 고속도로망을 모두 연결해 교통량 분산과 수도권의 다핵적 공간 개발에 큰 구실을 한다. 하지만 이 도로는 2020년이면 포화상태로, 기능적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돼 두 번째 순환형 도로를 준비하게 됐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광역교통 수요의 처리와 수도권 공간의 균형적 발전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낙후된 경기 북부와 동부 지역 통행 여건이 개선돼 이들 지역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지하철 연장…출퇴근 광역 철도망

    수도권은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 출퇴근 통행 수요에 맞춰 광역통행축이 형성돼 있다. 선진국 대도시권의 광역통행축은 철도 중심의 교통체계로 운영되나, 우리나라 수도권은 아직 광역철도망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해 경기도의 철도 수단분담률은 2013년 기준 10.4%에 그쳤다. 대신 승용차의 수단분담률이 47.9%로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도로교통 체증, 대기 오염, 에너지 낭비 등이 초래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는 출퇴근 광역축을 중심으로 철도망 확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출퇴근 광역축에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구축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서울시 지하철을 경기도의 택지지구까지 연장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노선은 수도권 23기 신도시로 연결되는 신분당선 연장(영통지구, 광교지구), 별내선(별내지구), 진접선(진접지구), 하남선(미사지구), 인덕원-수원선(광교지구, 동탄지구) 등이다.

    서울시 지하철 연장노선이 경기도의 일상적인 출퇴근 통행 수요를 처리하는 데 즉각적인 효과가 있는 한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Great Train Express)는 수도권 전체 차원에서 철도 중심의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GTX는 3개 노선 총 연장 145.5km로 건설되며, 기존 전철보다 3배 이상 빠르다. 화성시 동탄~고양시 킨텍스를 연결하는 A노선은 경기 남부권, 서울도심권 그리고 경기 서북부지역을 연결해 경부축과 경의축의 만성적인 교통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GTX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적 타당성(B/C)이 1을 넘긴 A노선(1.33)은 즉시 추진하기로 했다. 1을 넘지 못한 B노선과 C노선은 재계획 및 보완을 거쳐 추후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GTX뿐 아니라 기존 KTX 서비스 확장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현재 공사 중인 수서~지제 간 KTX를 의정부시까지 연장하는 사업과 수원발 KTX 서비스 도입 등이 있다. 수서〜의정부 간 KTX 연장운행 건설 사업(추정사업비 2조5000억 원)은 현재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계획이 현실화되면 그간 KTX 서비스로부터 소외됐던 의정부시를 비롯해 동두천시와 남양주시 등 수도권 동북부의 많은 주민이 혜택을 입게 될 것이다.

    현재 경기도 남부의 중심 도시인 수원시를 경유하는 KTX는 대전까지 고속전용선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20분 정도의 시간이 더 소비되며 하루에 편도 4회밖에 운행되지 않아 경기 남부 지역 주민의 불편이 크다. 경기도는 수원시 KTX 서비스 개선을 위해 경부선 서정리역에서 KTX 지제역 구간 4.5㎞를 복선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 사업에는 약 2800억 원이 소요된다. 해당 노선이 건설되면 수원시 KTX 운행횟수 증가와 함께 통행시간도 단축돼 경기 남부권 400만여 명의 주민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혼잡 구간 단축, 정류장 축소

    경기도에서는 매일 약 3000만 건의 통행이 일어나는데 이 가운데 29.9%가 버스다. 특히 도로는 정체되고 전철역 접근성은 열악하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과 학생이 아침저녁 출퇴근 또는 통학을 위해 버스를 이용한다. 출퇴근시간대에는 경기도 전체 광역버스 노선의 66%가 차내 혼잡률이 130% 이상 발생해 이용 승객이 불편할 뿐 아니라 승객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이러한 출퇴근 광역버스 혼잡 문제 개선이 바로 경기도 버스정책의 당면 과제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크게 세 가지 새로운 방안을 모색한다. 버스용량을 늘리고, 버스 주행속도를 올리고, 멀티환승센터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첫째, 버스용량을 확충하기 위해 2층 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시범운행을 마친 2층 버스는 올해 하반기에 김포시, 남양주시 등의 광역버스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서비스 노선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둘째, 버스 주행속도를 향상하려면 혼잡 구간과 정차 정류소를 조정해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5월 11일 시범 운행한 8110번 광역버스의 경우, 기존 노선 가운데 서울시 혼잡구간을 4.5km 단축하고 정차 정류소도 11개소로 축소하니 회전율이 78% 향상됐다. 승객도 3~4일 만에 1440명에서 1729명으로 증가했다. 또한 버스전용차로와 같이 버스의 주행속도와 정시 도착을 보장할 수 있는 구간을 확장하는 방안도 있다. 예를 들면 수원-사당의 광역축인 봉담-과천 고속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셋째, 멀티환승센터는 주요 IC 인근에 광역버스 환승터미널을 건설해 지선버스와의 환승편의 체계 증진, 환승주차시설 등을 제공한다. 멀티환승센터에서 출발하는 광역버스는 ‘앉아서 가는 서비스’와 최소한의 정차를 통해 거점 직결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멀티환승센터에는 민원 서비스, 문화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한다.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운 경기도 버스’라는 타이틀로, 광역버스 정류장을 중심으로 G카페를 개설해 쾌적한 대기 공간을 마련하고, 24시간 민원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G카페 활용 방안으로는 간단한 식음료, 금융,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다. 또한 혼잡한 광역버스 정류장의 대기행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줄서기 유도선이나 유도 블록을 설치해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버스 수요가 없는 곳은 ‘따복택시 서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따복택시 요금은 버스 수준. 군 지역이나 도농복합형 지역에서 주 3~5일, 1일 2회 정도 콜(Call)로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서비스다.

    5월 현재 수도권에는 국민의 49.3%가 모여 살고, 매년 18조 원 정도의 교통혼잡비용이 발생한다. 전국 교통혼잡비용의 58%가 발생하는 수도권은 아직도 도로와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직주(職住) 불일치

    수도권 교통 문제의 일차적인 원인은 직주(職住) 불일치(jobs-housing mismatch) 에 있다. 주거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서울시민은 경기도로 옮겨갔다. 하지만 경쟁력 높은 직장, 문화시설, 쇼핑시설, 의료시설 등이 서울시에 여전히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서울시와 경기도 간 광역통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교통의 임무는 주민이 원하는 장소까지 합리적인 이동시간 내에 안전하게 도착해 그 장소에서 원하는 활동을 하게 하는 것이다. 활동에 시간 할애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동 중에 파김치가 되거나 이동 자체에 시간을 지나치게 써버린다면 결국 삶의 질은 떨어진다. 따라서 이동은 행복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기초복지적 성격을 띤다. 경기도가 재정 지원을 해서라도 수도권 통합환승할인, 광역버스 노선 확충, 지하철과 철도 건설 등을 추진하는 이유다.

    수도권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국가 경쟁력이다. 현대의 국가 간 경쟁은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동아시아만 보더라도 한국의 수도권은 도쿄권, 상하이권, 홍콩권, 베이징권 등과 모든 면에서 경쟁을 한다. 그 경쟁의 기초체력은 교통 인프라다. 교통혼잡, 대기오염, 에너지 낭비 등 불필요한 사회비용을 줄이고, 주민의 이동복지와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가 곧 우리나라 수도권의 국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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