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호

[시마당] 늑골

  • 추성은

    입력2026-06-19 13: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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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다리가 두 개뿐이라서

    직립할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해.

    벼가 늙어서는 고개를 숙이는 이유, 겸손해서 그런 줄 알았지? 네 잘못이 아닌 줄 알았지? 우리가 그렇게 만든 거래. 우리가 밥을 먹으니까.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 남을 살찌운 거야. 우리가 더 살찌고 싶어서. 넌 아직도 자기가 주인공인 것 같지? 빌런이 주인공인 책 읽어봤니? 따분했지? 너 개XX니까. 늘 하던 생각이라서 지루했지? 돌아갈 곳이 없는데 자꾸 돌아가자고 하지 좀 마. 앞으로도 밥 먹었냐고 물어볼 거야? 계속 돌아가자고 보챌 거냐고.

    온몸이 눈인 천사가 있다면



    온몸이 다리인 천사도 있을 텐데

    뱀의 심정도

    이해하려고 했지?

    근데 잘 안됐지?

    나, 사실 남자의 갈비뼈에서 태어났다더라

    내 갈비뼈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는데

    뱀은 온몸이 다리인데

    직립할 수 없다는 것이

    앞으로도

    난 직립할 수 없는 두 다리로

    살아갈 테니까

    돌아서서는

    밥을 한다.

    추성은
    ● 1999년 출생
    ●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 202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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