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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 ‘文 정부 화약고’ 검찰개혁

“법치주의 깨면서 이렇게까지 할 이유 있나”

민정수석 출신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 배수강 기자|bsk@donga.com

“법치주의 깨면서 이렇게까지 할 이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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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前 정부 대척점 윤석열…“검사로선 ‘판정’ 끝났다”
  • ● “칼자루 쥐여주려면 중립·독립성 먼저 생각해야지”
  • ● 검찰도 중립 노력 부족…“스스로 반성해야”
  • ● 조국 민정실, 인사검증 안 하고 청문회 내보내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6월 15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전 정부와 대척점에 선 사람에게 칼자루를 쥐여주면서 법을 지키지 않으면 누가 검찰 수사 결과와 중립성을 신뢰하겠나”라며 “내 마음에 드는 대로 하는 게 개혁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사시 25회(연수원 15기)로 20여 년 검사로 재직했으며, 박근혜 정부 초기 민정수석비서관(2013년 2~8월)과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재인 정부 검찰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과거 검찰 인사는 검찰청법 등 법 절차에 따라 진행돼왔는데, 이번에는 검찰인사위원회도 열리지 않았고, 제대로 된 제청·협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승진 대상자는 부적격을 가려낸 뒤 청와대 검증을 거쳐 총장과 장관이 협의하는데, 이런 시스템이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발탁 말인가.
“그렇다. 인사 규정은 과거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 인사의 중립성을 주장하며 만들었고, 지금까지 인사위 제청을 거치는 절차를 지켜왔는데, 왜 법치주의를 깨면서 이렇게 급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절차상 하자”

5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특검팀 파견 검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현행법(검찰청법 제34조, 제35조)에는 검사 인사는 검찰총장 의견을 들어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고 외부인사가 포함된 검찰인사위에서 인사안을 심의·의결하도록 했다. 검찰 내부 전산망에는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 아니냐” “총장과 장관이 공석인데 누가 의견을 내고 제청했는지 궁금하다”는 글이 올랐다.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부산·대구 고검 차장으로 ‘강등’된 이영렬 지검장과 안태근 검찰국장 인사에 대해서도 ‘조사 전 인사 발령’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이창재 차관이 대행을 맡았지만, 이 차관은 이날(5월 19일) 사의를 밝혔다. 김수남 검찰총장(5월 14일), 검찰총장 대행 김주현 차관(5월 19일)도 사의를 표명해 장·차관, 검찰총장, 대검차장 등 수뇌부는 공석이었다. 곽 의원은 이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청와대는 “법무장관 대행(이창재 차관)이 사의표명 전에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차관이 사의 표명을 한 지 20분 뒤 곧바로 윤석열 지검장,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 인사가 발표됐는데 협의와 제청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모르겠다. 윤 지검장 발탁을 위해 고검장급이던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검사장급으로 낮추고, 고검장을 검사장급으로 강등 전보한 것도 검찰인사위의 심의·의결을 받아야 한다. 검찰인사위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건 문 대통령 공약이었다. 이런 절차가 지엽적인 문제라고 치부한다면 인사청문회도 요식행위다. 오늘 신문에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인사청문회는 참고하는 과정’이라고 한 걸 보고 기가 찼다. 법치주의, 삼권분립이 왜 필요한가.”

박 대변인은 6월 14일 “결정적인 하자가 없다면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데 참고하는 그런 과정으로 인사청문회를 이해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검찰인사위든 청문회든 제3자의 관점에서 사전에 검증 안 된 게 있는지 살펴보고, 임명 여부를 정하는 절차다. 물론 윤 지검장 실력이 출중해서 선발했겠지만, (전 정부와) 제일 대척점에 있는 사람을 꺼내 칼자루를 쥐여주려면 더욱 중립성과 독립성을 생각했어야지. 이미 여기서 ‘게임 아웃’ 됐다. 본인도 불행한 거다.”


“이미 ‘게임 아웃’”


왜 그런가. 윤 지검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맡아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기존 관행을 완전히 엎어놔 검찰을 안고 가는 게 수월하겠나 싶다. 그분이 참여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도 증거가 충분하다고 해서 기소했는데, 기소 이후에도 수사를 계속하지 않았나. 기소 이후 수집된 증거로 법정에선 공방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무죄(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무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7월 파기환송심 예정)를 받았다. 그렇게 중요한 사건을, 그 정도 수준에서 기소한다는 게 이 일을 해본 사람으로서 납득이 안 간다. 냉정하게 보면 검사로서의 평가는 났다고 본다. 증거 수집을 못 했으면 수사에서 손을 떼야지 외압 핑계를 대서야….”

검찰 개혁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인데.
“그러려면 불편부당하게 하고 ‘클리어’하게 해야지. 개혁이 어디로 갈지. 내 마음대로 가는 게 개혁인가. 나는 검찰 개혁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에 무죄가 났다던가 말썽의 소지를 만들었다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고 중립을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 부당한 외부 간섭도 있겠지만 기존 수사 관행 답습 같은, 검찰이 자성해야 할 부분도 많다. 기득권 내려놓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안 보이니 외부에서 ‘수술’이 들어온다.”


특정 사건으로 검사 재단


법무부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비리 수사를 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과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사건을 맡았던 정점식 대검 공안부장 등 검찰 간부들에게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논란을 빚은 수사 책임과 이른바 ‘우병우 사단’을 솎아내는 성격으로 분석된다.
“나도 과하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좌천 대상 검사들은 20년 넘게 검사를 하면서 그 특정 사건만 한 게 아니다. 특정 사건으로 재단하는 건 지나치다. 사실, 수사를 잘했는지 안 했는지는 검찰 스스로가 제일 잘 안다. 내부적 평가 판단을 안 하니 외부에서 이런 형태로 자꾸 오는 것이다.”

그래서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얘기가 나온 거 아닌가.
“그렇다. 스스로 못 하니까. 사실 전관예우 문제도 현직 판·검사들의 문제로 봐야 한다. 전관에 해당하는 부류를 정해 이들과 연락한 판·검사들이 스스로 신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안경환 법무부장관 내정자는 모두 대학교수 출신이다.
“당장은 신선해 보이지만 시일이 흐르면 구성원이 저항한다거나 지시 내용이 잘 안 먹히는 일이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당장 조국 민정수석실 인사 검증을 보면 과거 내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보다 못한 것 같다. 지난 정부에서 우리(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가 잘못했기 때문에, 반면교사로 삼아 더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보니 아무것도 (인사검증을) 안 하고 청문회에 내보내는 것 같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청문회 때도 청문위원으로서 부실 검증을 지적했다. 
“김 후보자에게 ‘언제 (헌재소장) 지명 통보를 받았나’라고 물었더니 ‘5월 18일 조국 민정수석’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다음 날 후보자 발표가 났다. 하루 만에 검증이 가능한가. 재산 변동 내역 등 본인만 볼 수 있는 자료는 제출받아 정밀 검증해야  하는데, 후보자를 청문회에 막 내놓은 거다. 그런데도 국회 검증이 ‘참고 과정’이라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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