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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후계자설 논란

“왜곡된 북한 정보시장 메커니즘이 낳은 뜬소문”

  • 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haewookoo@hanmail.net |

김정은 후계자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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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자손손이라는 표현은 2008년 5월 후진타오 주석의 와세다대 강연에서 ‘중·일 우호의 씨를 뿌려 그 기치를 자자손손 전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에서 나타나듯, 북한과 중국의 공산주의자들이 흔히 쓰는 표현이다. 양형섭의 발언 또한 김정은 후계자설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침소봉대일 뿐이다. 2009년 4월6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선거를 이틀 앞두고 노동신문이 ‘정론’을 통해 “이번 선거를 계기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일심단결을 세계에 과시하자”고 주민들에게 촉구한 것이 북한 노동당의 공식 의견이라고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김정은 후계자설은 아직 단 한 번도 노동신문, 평양방송, 중앙방송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없을 뿐 아니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2009년 9월 “후계자 문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표명한 바 있다. 오직 이런저런 소문만이 난무할 뿐이고 그런 소문을 근거로 해 기사가 만들어지고 그것에 북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주석이 덧붙여질 뿐인 것이다.

김정은 후계자설을 비롯한 북한 관련 정보의 부정확성이 만연한 데는 여러 원인이 있다. 우선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노무현-김대중 정부 10년 동안 붕괴한 대북 정보 획득 사업을 성급한 성과주의 위주로 복원·추진하는 과정에서 비롯한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의 활동 과정에서 형성된 경쟁주의를 지적할 수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 관련 정보 브로커에게 돈이 흘러가고 있다. 이들 브로커와 북한 전문 매체가 북한 관련 정보를 임의로 가공하고, 이것을 주류 언론이 인용 보도한다. 이 같은 보도는 거꾸로 남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북한 주민에게 전해지고 북한 주민이 한국 언론 보도를 전해 듣고 역으로 소문을 퍼뜨리는 양상이다. 왜곡된 정보시장 메커니즘은 민간 대북지원 단체들이 북한식량난을 주관적으로 과장해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만약 김정은 후계자설을 좀 더 설득력 있게 주장하려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나 조작 가능성이 높은 문서 등이 아니라 북한 공식매체인 평양방송, 중앙방송이나 노동당기관지인 노동신문이 김정은에 대해서 언급한 것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것도 김정은이 후계자라면 노동당의 어떤 부서에서 어떤 직책을 가지고 활동하는지를 밝혀내야 할 것이다.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김정은, 김정남, 김정철 중 노동당에서 공식 직책을 갖고 활동하는 사람은 없다.

왜곡된 북한 정보시장 메커니즘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가 되는 과정을 분석해보면, 김정일은 1964년 중앙당에 진입한 후 선전선동부 과장,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서 김일성의 현지지도에 동행했으며 1969년에는 가극 ‘피바다’를 제작했고 1973년에는 3대혁명소조운동을 지휘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김정일은 1973년 9월 당 중앙위원회 비서로 추대됐고, 1974년 2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을 맡으면서 사실상의 후계자가 됐다. 그 이후에도 치열한 권력투쟁 과정을 거쳐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주체사상을 유일지도이념으로 정립하는 것을 주도하면서 후계자의 위상을 확보했다. 이 과정은 김일성에 의한 후계자 낙점이 아니라 김정일이 후계권력을 쟁취하는 투쟁의 역사다.

김정은 후계자설과 관련한 사건들을 들여다보자. 2002년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가 자신의 아들인 김정은 또는 김정철을 후계자로 만들려는 욕심으로 자신을 평양의 어머니, 조선의 어머니로 칭하는 작업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이에 동조한 대표적 인물이 박재경인데, 그는 2004년 8월 고영희 사망 이후 김정일 측근에서(박재경은 상당 기간 현철해와 함께 김정일 최다 수행 기록을 갖고 있었다) 배제돼 권한은 없고 형식적 지위만 높은 인민무력부 부부장으로 좌천된 바 있다. 고영희와 가깝던 인물들은 한직으로 물러나거나 교통사고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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