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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2006년 8월

“희생과 감동 사라지고 ‘웰빙’과 성명서만 남았다”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전교조,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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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은 올해로 광복 60년을 맞이하는 동시에 선군(先軍)정치 10년이 되는 해이다. 북은 자연재해 및 미국의 봉쇄에 따른 외교적 고립으로 인한 식량위기 및 전쟁 위기를 선군정치를 통한 단결로 극복해왔다. 이번 참관사업은 문화예술공연 참관이긴 하지만 문화예술을 통하여 북의 선군정치의 역사, 매 시기에서 발휘하는 정치력, 또 나아가 경제, 문화, 통일 등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광범위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선군정치가 이끌어가는 북 사회가 일경 생경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북 사회의 근본 특성이고, 한 사람 한 사람과 사회 전체를 실제로 움직여내는 사회적 동력의 근본임을 실질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원동력으로서 선군정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자는 내용 자체를 갖고 친북 운운할 순 없다. 그러나 전교조가 북한 체제엔 참 너그러운 태도를 보인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얼마 전 고교 교감으로 정년퇴임한 이모씨(66)는 “애국조회는 식민지 잔재이고, 안보교육은 반통일교육이며, 국기에 대한 경례는 전체주의 속성이라고 하는 전교조가 북한의 정권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하고, 굶주린 인민에게 눈감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 서울지부가 지난 3월, 홈페이지를 통해 ‘선군정치의 위대한 승리 만세’라는 제목의 북한 포스터를 학급 게시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전교조는 “선군정치 포스터는 현재 북한의 정치와 군사 체제를 상징하는 참고 자료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학부모들은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한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주부 나모씨(43)는 “선생님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흡수하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잘못된 설명 한마디로 인해 잘못된 가치관을 갖게 되는 건 아닌가 우려된다”며 “전교조에서 굳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오고, 학부모의 걱정을 사는 방법으로 통일 교육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철수, 국보법 폐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둔 회사원 임모씨(45·남)는 “주류에서 벗어난 생각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태도도 공격적으로 변하는 청소년기의 특성을 생각하면 전교조 교사들의 편향된 역사관,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봐 염려된다”고 말했다.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이며, 교육부 홈페이지 내 ‘인터넷평화학교’를 운영하는 잠실중 조정기 교사는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통일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전교조 교사들과 자주 접촉했다. 그러면서 만난 전교조 교사들의 통일관(觀)은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다소 과격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국민 중엔 대북지원을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퍼주기식은 안 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대북지원을 아예 중단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런데 내가 만나본 전교조 교사들은 대북지원에 무조건적으로 찬성한다. 주한미군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교조의 주장에 대의명분상 수긍할 부분이 있으나 지금 현실적으로 안 되는 부분을 무리하게 끌어당겨 추진하니 역효과가 난다. 통일교육은 앞서가면서도 중도적이어야 한다.”

실제로 전교조는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를 지지한다. 전교조 대전지부 통일위원회를 예로 들면 “국보법 완전 폐지시켜 사회변혁에 이바지한다. 6·15 공동선언 기치를 드높여 통일원년, 주한미군 철수 원년을 만들어 우리 민족끼리 자주통일의 대전환을 맞이한다. 통일일꾼의 사업과 체계, 방법과 운영의 대중적 혁신, 실천과 단결력 강화를 통한 대전통일위원회 강화한다” 등을 2005년 기조 및 사업목표로 정하고 있다.

조 교사는 전교조의 이러한 경솔함이 오히려 통일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평소 국가 안보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북한 미사일 발사 같은 일이 벌어지면 위기의식을 느낀다. 사회가 보수화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게 한국이 처한 현실이다. 그래서 통일교육은 50점짜리 아이를 60점으로 끌어올리는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지나치면 오히려 통일교육 자체에 대한 반감을 불러온다. 전교조가 북한 책을 베껴서 통일교재를 만들었다고 하니 그렇지 않아도 현 정부가 반미, 친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노한다. 전교조 교사들 스스로 자신들은 깨어 있고, 앞서 있다는 믿음이 가장 큰 문제다. 현실을 외면하면 대중이 전교조에 등 돌리고, 더 보수화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김모 교사(27·여)의 경험은 최근 학부모들이 전교조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최근 들어 학부모와 면담할 때 ‘선생님도 전교조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고 대답하면, ‘그럼 가입할 생각이 있는 거냐? 전교조는 빨갱이다. 절대 가입할 생각 말라’고 훈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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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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