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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잠입 르포

서울 한복판에 여고생 접대부 룸살롱村

“2차요? 아침에 학교 가야 되니 교복 챙겨 올게요”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서울 한복판에 여고생 접대부 룸살롱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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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지구대 코앞에서 6, 7개 업소 영업
  • “무조건 스무 살이라고 해라” 교육받아
  • ‘알몸으로 술 마시고, 2차는 선택’
  • “우리 가게엔 열다섯 살, 중3도 있어요”
  • “학교는 왜 다녀요, 선생님이 제일 싫은데”
  • 피임기구도 없이 룸 안에서 ‘2차’도…
서울 한복판에 여고생 접대부 룸살롱村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성매매 집결지 업소와 종업원 수는 시행 당시 각각 1679개, 5567명에서 지난 5월 현재 992개, 2523명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법 시행 초기엔 성매매가 불법임을 아는 국민이 30.4%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90% 이상이 이를 인지하고 있다. 수치로만 보면 법 시행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게 ‘풍선효과’로 인해 우리 사회에 음성적인 성매매가 더욱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실제 다양한 형태의 성매매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물론 여성가족부는 이를 ‘논리의 비약’이라고 반박한다.

‘풍선효과’의 하나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종종 미성년자의 성매매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전에도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를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최근엔 미성년자를 유흥업소에 취업시켜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구속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월23일 강원경찰청은 미성년자를 종업원으로 두고 나체쇼와 윤락을 강요한 일당을 구속했다. 비슷한 사건이 지난 6월 전북, 1월 서울 등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지금까지 경찰에 단속된 청소년들의 성매매 사례들은 개인적으로, 혹은 특정 업소에서 이뤄졌다. 집창촌처럼 한 지역에 밀집한 업소들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충격적인 제보가 들어왔다. 미성년 청소년들이 접대부로 나오는 유흥가가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현재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도 있는데, 성매매도 한다고 했다.

현재 법적으로 만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청소년보호법과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나이트클럽 등 청소년 유해업소 출입과 취업이 금지되어 있다. 당연히 술을 파는 노래주점, 단란주점, 룸살롱 등 유흥업소 취업도 불가능하다. 성매매는 말할 것도 없다. 제보자들의 도움을 받아 현장을 확인하기로 했다.



“우리도 다 어려”

밤 12시. 제보자들을 따라간 곳은 서울 중랑구의 한 준주거지역. 4차선 도로 양쪽으로 차들이 드문드문 주차되어 있을 정도로 한적한 곳이었다. 이따금씩 술기운 오른 남자들이 두서넛씩 늦가을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걸어갈 뿐, 지나는 차들도 뜸했다. 여느 서울 변두리의 늦은 밤풍경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길 초입엔 중랑경찰서 소속 ○○지구대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거리를 살펴보니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등 접대부가 나올 만한 술집이란 느낌을 주는 곳은 눈에 띄지 않았다. 소줏집과 호프집이 한두 곳 있을 뿐이었다. 귀가가 늦은 남편을 기다리는지 10여m씩 거리를 두고 중년 여성 몇이 사위를 살피는 게 눈에 들어왔다.

‘이런 곳에 무슨 성매매 업소가…’ 하며 돌아서려는데, 지구대 건너편에서 서 있던 중년 여성이 “여기예요” 하며 다가왔다. 그러더니 “아까 전화한 손님들 아니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하면서 슬쩍 “어린애들 있냐”고 물으니 “예쁜 애들 많다”며 말을 받았다. “예쁜 것보다 어린 게 좋다”고 농을 건네자 “우리 애들은 모두 열다섯 같은 스무살”이라며 팔을 잡아끈다. “우린 어린애들과 마시고 싶다”고 떠보았지만 “우리도 다 어려. 일단 들어오면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할 뿐 미성년자가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의 손을 뿌리치고, 제보자가 미성년자를 봤다는 업소로 향했다. 기존 집창촌처럼 업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았다. 찻길을 중심으로 가게들이 드문드문 퍼져 있다. 또한 모르는 사람들은 절대 찾을 수 없게 되어 있다. 간판은 물론 어떤 표시도 없기 때문이다. 철물점, 세탁소 등 여느 가게들 사이에 쪽문이 보이는데, 그게 업소 입구다. 건물 지하 입구를 철문으로 막아놓고 그 안에서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보통 문이 2, 3개씩 있어 방음과 보안도 완벽하다.

좀전에 길에 서 있던 중년 여성들이 이른바 ‘삐끼’인데, 이들은 좀처럼 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다. 이미 예약한 손님을 맞거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에게 다가와 “어느 가게를 찾아왔느냐”고 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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