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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개혁현장을 가다 ⑭

아이들이 숲 속에서 말 타며 재충전하는 사회 만든다

한국마사회 김광원 회장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아이들이 숲 속에서 말 타며 재충전하는 사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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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숲 속에서 말 타며 재충전하는 사회 만든다

서울경마공원 야간 경기 모습. 경주마들이 트랙을 박차며 질주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는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여러 공기업에 메스를 대어 효율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되어왔다. 다만, 학계 일각에선 ‘선진화=구조조정’이라는 획일적 등식으로 흐르는 건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 공기업의 업무 특성에 맞춰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실질적 편익(benefit)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개혁의 큰 흐름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마사회는 말 회사인데, 말 회사가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고 그 해답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 고민의 결과가 어떠했나요?

“역설적으로 기업은 CEO가 성공하는 기업이 되어선 안 된다고 봐요. 조직원과 고객이 성공하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해야 창의성이 나오고 직원의 행복이 고객에게 전이되는 거죠. 직원과 고객은 개혁의 출발점이자 종점이에요.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사회는 도박회사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 직원들 마음에 열등감이 있다’고요. 마사회 개혁은 이런 잘못된 인식을 불식하고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본 거죠.”

▼ 그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개혁안은 뭔가요?

“마사회가 경마장을 운영하는 회사만이 아니라 경마, 승마, 말 사육 보급 등을 포괄해 ‘말 산업’을 일으키는 회사로 변하자는 거죠. 말 산업본부를 만들어 차근차근 실천에 옮기고 있어요. 말 산업육성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데 연말쯤 입법화될 것으로 봅니다.”



▼ 새로운 비전의 제시에 대해 내부에서 반대는 없었는지….

“고임금 직장에 편하게 다니겠다고만 생각하면 타성밖에 안 생기죠. 직원들이 말 산업에 공감하고 있어요. 내가 칭기즈칸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800년 전의 칭기즈 칸 군대나 오늘날의 기업이나 원래 없던 길을 스스로 만들어서 간다는 점에서 같다고 봐요. 직원들이 함께 가면 그게 길이 됩니다. 희망을 갖고 개척하면 안 되는 일이 없죠.”

“연 1조4000억 세금 납부”

19세기까지 말은 거의 유일한 육상교통수단이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말은 교통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갔다. 그러다가 경마, 승마 등 말을 이용한 서비스 산업이 나오면서 말은 여전히 인간의 곁에 남아 있다.

경마의 경우 현재 서울, 부산경남, 제주 경마공원이 운영되고 있는데 기자가 서울경마공원을 찾은 날은 레이스가 없는 날임에도 많은 시민이 경마장에 들어와 전광판으로 제주경마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관람대 층별로 중식당, 한식당, 24시간 편의점 등이 있다. 술은 될 수 있는 한 안 판다고 한다. 부산경남, 제주 경마공원을 찾는 시민은 각각 하루 평균 1만명 안팎. 한국의 경마 산업은 매출 규모로 세계 7위에 올라 있다. 아시아에서 경마가 활성화된 곳은 일본, 홍콩, 한국, 두바이 정도라고 한다. 마사회는 특히 마권발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경기운영, 영상방송시스템 등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어 여러 나라에서 견학을 오거나 자문을 요청한다고 한다. 김 회장은 “부산경남경마원공원의 경우 이 지역에 대규모 위락시설이 없어 인기가 좋다. 전철 등 교통이 좋아진다면 더 많은 시민이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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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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