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직선제 회장이라는 점 말고도 위 회장의 당선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우선 위 회장은 그간 변협을 좌지우지해온 서울변호사회 소속 변호사가 아니다. 판·검사 출신이 아닌 변협 회장이란 점도 기록이라면 기록. 전남 장흥이 고향인 그는 서울 중동고(야간)와 서울교대, 성균관대 법대(야간)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를 하던 중 사법시험에 합격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최근까지 변협 회장을 지낸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그의 당선이 왜 특별한지 알 수 있다. 전임자인 신영무 회장(2011년 2월~2013년 2월)은 서울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판사를 거쳐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를 지낸 법조계 원로다. 2009년부터 2년간 변협 회장을 지낸 김평우 변호사도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판사 출신 변호사다. 2007년부터 2년간 변협 회장을 맡은 고려대 법대 출신의 이진강 변호사는 검사(성남지청장)를 거쳤다. 모두 서울변호사회 소속이었다.
위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보통 변호사’를 캐치프레이즈로 들고 나왔다. 변호사의 권익향상을 골자로 한 공약들은 법조계에서 화제가 됐다. 2월 25일 취임을 앞둔 위 회장과의 인터뷰는 2월 6일 서울 역삼동 변협회관에서 진행됐다.
▼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선거 기간 내내 ‘보통 변호사’ 시대를 강조했는데….
“그렇습니다. 보통 변호사는 딱 저 같은 변호사입니다. 누구나 공감하고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는 변호사, 권위적이지 않고 내세울 것도 없는 변호사. 이제 그런 사람이 변호사를 대표할 시대가 됐다고 생각해서 출마했고, 회원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내세울 것 없는 보통 변호사”
▼ 첫 직선제 회장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과거 회장들과는 무게감이 다르죠. 엄격한 의미로 보면, 그동안 변협 회장 선거에선 보통선거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직선으로 선출된 서울변호사회장이 대의원의 3분의 2를 지명하고, 나머지 대의원을 지방에서 채워서 간접선거로 회장을 뽑았죠. 당연히 서울변호사회의 뜻대로 선거가 움직였습니다.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이었죠. 이번 선거는 지방까지 선거권이 보장된 첫 선거입니다. 진짜 보통 변호사의 시대가 온 거죠.”
이번 선거에는 4명이 출마했다. 서울지방변호사 회장을 지낸 오욱환·김현 변호사, 판사 출신인 법무법인 화우 양삼승 대표변호사, 그리고 위 변호사였다. 위 변호사의 승리를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 이번 선거에는 쟁쟁한 이력을 가진 변호사들이 출마했습니다. 어려운 선거를 치렀는데요.
“저는 신념을 가지고 싸웠습니다.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말리는 사람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당장 집사람부터 말렸죠(웃음). 경쟁한 후보들 중에도 ‘이번엔 양보하고 다음에 하라’며 단일화를 제안한 분들이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