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사이트 다음의 메인 페이지 하단에서 유명인의 트위터 글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SNS 공습에 포털이 무너진 이유
2011년 1월17일 트위터의 공동창업자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39)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다음날 한국의 대표 포털 업체인 다음과 NHN(네이버),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 그리고 통신사인 KT와 LG U+를 방문했다. 이어 다음, KT, LG U+와는 제휴를 맺는다는 발표까지 했다. 이미 국내 유명한 연예인과 정치인, 사회적 유명인사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곤 한다. 주요 대기업과 신문사, 방송사도 트위터에 공식 계정을 만들어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 사용자 챙기기에 나섰다. 사실 트위터와 달리 페이스북은 친구가 금세 확산돼간다. 트위터는 미디어 네트워크로서 가입한 이후 친구 혹은 유명인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며 팔로를 해야 한다. 물론 활발한 소통을 위해 스스로 열심히 글을 올리면서 팬을 만들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상당한 노력이 있어야 트위터 세상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반면 페이스북은 여러 도구를 통해서 쉽게 오프라인에서 인연을 맺었던 네트워크를 찾아 친구를 늘려갈 수 있다. 다양한 그룹과 페이지를 통해서 개인 대 개인이 아닌 그룹 간의 소통도 가능하다.
이처럼 저 먼 나라의 서비스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한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미 20~30대의 대화에 이들 서비스는 주요 이슈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포털에는 이러한 서비스가 없을까? 네이버는 ‘미투데이’, 다음은 ‘요즘’이란 서비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포털의 자존심에 상처가 갈 만큼 이들 서비스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 변변한 지사조차 없는 트위터, 페이스북이 지난해 1년간 200만명을 훌쩍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네이버, 다음의 대문에서 자사 SNS를 적극 홍보하고, 연예인 마케팅을 동원하고 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왜일까? 그것은 SNS가 웹이 아닌 모바일 플랫폼에 적합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2010년 한국 시장에 SNS가 갑자기 뿌리를 내리게 된 이유는 2009년 11월 한국 시장에 상륙한 아이폰과 2010년 본격적으로 보급된 갤럭시S 같은 스마트폰 덕분이다. SNS는 모바일과 궁합이 가장 맞는 서비스다. 즉 국내 포털이 외국산 SNS에 맥없이 무너지는 이유는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판에서 새로운 싸움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간 경쟁력을 갖추었던 WWW 판이 아닌 새 모바일 판에서 벌어지는 싸움이기에 기존의 경쟁력이 해체된 것이다. SNS에는 모바일에 맞는 게임의 법칙이 필요하다. 한국의 포털은 기존 WWW 체제에서 유효하던 경쟁력과 사고, 게임의 법칙만을 고수하고 있기에 새 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