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호

가상세계 ‘제페토’에서 현대車 소나타N 탄다

[윤정원의 디지털 인사이트]

  • 윤정원 이노핏파트너스 대표·MIS(경영정보시스템) 박사

    innofit@innofitpartners.com

    입력2022-02-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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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버스가 만드는 놀라운 세계

    • 실제+가상 증강현실(AR)

    • 현실을 디지털로 재현 거울세계

    • 온라인에 경험 전시, 라이프로깅

    2021년 6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현대자동차 소나타N라인 시승 행사가 열렸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1년 6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현대자동차 소나타N라인 시승 행사가 열렸다. [현대자동차 제공]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진 ‘3차원(3D) 가상세계’를 말한다. 2000년대 초반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서비스가 등장했으나 차세대 산업 기술로 각광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관계와 공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맞물린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성과 모바일 및 웹 공간 인터넷이 본격화하면서 메타버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연구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가 제시한 ‘메타버스 로드맵(2007)’에 따르면 메타버스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거울세계(Mirror World)’ ‘라이프로깅(Life-logging)’ ‘가상세계(Virtual World)’ 등 4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메타버스는 이 4개 유형의 속성을 기반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관련 기술이 발전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①증강현실(AR):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과학 개념 공부

    증강현실은 실제 공간 위에 가상의 정보를 겹쳐 상호작용하는 기술이다. 가장 유명한 예로는 2016년 출시된 AR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가 있다. 이 게임은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친 상 위에 ‘포켓몬’이라는 캐릭터를 겹쳐 보이게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AR기술이 대중화된 계기는 게임이지만 이 기술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업계는 교육 분야다. 텍스트와 이미지로만 구성된 기존의 학습 교재와 달리, AR 기술을 통해 개념을 시각화해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웅진씽크빅의 ‘AR사이언스 풀팩’이 대표적 사례다. AR사이언스 풀팩은 초·중등 교과서에 나오는 180여 개의 과학 개념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교재다. 2021년 1월에는 생명·물질 편을 출시했고, 4월에는 지구·우주·운동·에너지 편을 새롭게 추가했다. AR사이언스 풀팩에 포함된 반사경을 스마트 패드에 끼운 후, 책을 인식시키면 다양한 과학 원리가 증강현실로 구현된다. 예를 들어, 종이에 적힌 원자를 반사경으로 인식시키면 분자구조를 3D 그래픽으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AR사이언스를 사용하면 원소들의 불꽃반응이나 개구리 해부 등 학교에서 쉽게 체험할 수 없는 과학 실험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다.

    미국 워싱턴대는 2008년 출시한 거울세계 게임 ‘폴드잇’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왼쪽). 운동관리 앱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폴드잇 홈페이지 캡처. 나이키 제공]

    미국 워싱턴대는 2008년 출시한 거울세계 게임 ‘폴드잇’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왼쪽). 운동관리 앱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폴드잇 홈페이지 캡처. 나이키 제공]

    ②거울세계: 게이머 두뇌 모아 코로나19 극복

    거울세계는 현실 세계를 재현해 구축한 가상 환경을 뜻한다. 실제 세계를 그대로 반영하되 정보적으로 확장된 세계로, 구글어스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지도 기반 서비스에 주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지도 서비스 외에 생명공학 연구 분야에서도 거울세계를 활용하고 있다. 2008년 미국 워싱턴대 생화학과 연구진은 게임과학센터와 함께 ‘폴드잇(Fold It)’이라는 온라인 퍼즐 게임을 개발했다. 폴드잇은 20종류에 이르는 수많은 아미노산을 회전시키거나 구부리고 접어 단백질 분자를 만드는 게임이다. 게임에 소개된 단백질 퍼즐 중에는 아직 정답이 없는 문제도 있다. 새로운 단백질 분자를 개발하는 일에 게임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다.



    2020년 3월, 워싱턴대 연구팀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세포와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항바이러스 단백질 퍼즐을 폴드잇에 올렸다.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퍼즐을 맞추면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 단백질 디자인 연구소가 이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로 단백질을 제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이머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셈이다.

    ③라이프로깅: 세계인의 운동 기록 모으는 나이키

    라이프로깅은 사람과 사물에 대한 일상 경험과 정보를 기록·저장해 구축된 세계를 의미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나 애플워치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라이프로깅에 포함된다.

    나이키는 달리기 앱인 ‘나이키 플러스 러닝(Nike+Running)’과 종합적인 운동 관리 앱인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ike Training Club)’을 운영한다. ‘나이키 플러스 러닝’에서는 자신의 러닝 기록을 SNS에 공유하고 동료들과 응원, 격려를 나눌 수 있다. 또한 해시태그(#)를 활용해 전 세계 사람들과 경쟁하며 달릴 수도 있다.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에서는 유명 스포츠 스타, 건강관리 전문가들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따라 할 수 있으며 자신의 트레이닝 기록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운동하지 못하게 되자, 나이키 플러스 러닝과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 덕분에 나이키는 많은 사람의 세세한 운동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④가상세계: 실내에서도 시승 체험 가능하게 한 가상세계

    가상세계는 현실과 별개로 작동하는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갖춘 가상현실이다. 이용자의 자아가 투영된 아바타들끼리 상호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페토, 로블록스 등이 대표적 가상세계 플랫폼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소나타N 라인을 가상으로 시승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제페토는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제페토 이용자는 얼굴인식, 증강현실(AR), 3D 기술을 활용해 자신과 닮은 ‘3D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며 놀이, 쇼핑, 업무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면서 가상현실을 체험한다. 현대차는 제페토 내 구현된 공간인 ‘다운타운’과 ‘드라이빙 존’에서 소나타N라인을 시승할 수 있게 차량을 구현했다. 아울러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과 이미지를 제작하는 제페토의 비디오 및 포토 부스에서 소나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로 했다.

    #이노핏파트너스


    *이 원고에 등장하는 사례는 각각 ‘KOCCA포커스’ 통권 134호(메타버스 로드맵), 헤럴드경제(웅진씽크빅), 조선일보/한겨레(폴드잇), ‘메타버스’(김상균 저, 나이키), ‘아시아경제’(현대차), ‘이코노믹 리뷰’(CJ제일제당)를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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