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호

노안교정수술, 근본치료법 아니다

  • 글: 이담호 비전아이센터 원장

    입력2003-01-02 14:0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노안교정수술, 근본치료법 아니다
    무역업체 대표 H씨(54)는 원시였지만 노안(老眼)이 온 뒤 사물 분간이 힘들 만큼 시력이 나빠졌다.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에 두꺼운 돋보기를 여러 개 갖고 다녀야 하는 게 너무 불편했던 그는 노안교정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멀리 있는 사물이 잘 보이고, 가까운 것도 얇은 돋보기로 볼 수 있어 아주 만족스러워한다.

    노안은 눈에 나타나는 노화현상.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져 가까운 사물이 흐려 보여 책·신문을 읽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흔히 노안과 혼동되는 원시는 젊을 때는 사물이 잘 보이다 나이 들면 눈 전체의 굴절력이 약해져 망막에 상이 제대로 맺히지 않아 가깝거나 먼 사물 모두 잘 보이지 않는 상태다.

    노안은 45세를 전후해 시작되는데, 노안이 되면 원시 상태로 조금씩 진행한다. 원래 원시인 사람은 나이 들면 보통 사람에 비해 훨씬 더 불편을 겪는다. 노안에는 통상 돋보기나 다초점 렌즈 등을 사용하지만, 원시인 노안이 되면 가까운 물체가 잘 보이는 안경과 먼 곳이 잘 보이는 안경을 모두 지녀야 하기 때문. 이런 불편을 덜어주는 시술법이 노안교정수술이다.

    가장 많이 행해지는 노안교정수술은 레이저 열응고 각막성형술(LTK: Laser Thermal Keratoplasty). 각막 주변에 레이저를 조사(照射)해 그 부분을 수축시키면 각막 중심이 볼록해져 원시가 교정된다. 45세 이후 노안 환자나 원시인 사람, 엑시머레이저나 라식수술 후 각막이 필요 이상 깎여 원시가 된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LTK는 근거리 시력의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직후 일시적으로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가벼운 통증이 뒤따르기도 하지만, 다른 굴절수술에 비해 부작용과 합병증이 적다. 그러나 먼 거리는 2∼3개월 간 뿌옇게 보이고 수술 후 몇 년 지나면 노안이 진행돼 다시 시력이 떨어지는 게 흠. 또한 원시 없이 노안이 온 사람은 한쪽 눈이 가까운 것을 잘 볼 수 있도록 그 눈만 수술받는데, 결과적으로 짝눈 형태가 되므로 적응이 안 될 경우 두통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LTK 외에 눈의 흰자위 부위에 터널을 만든 뒤 실리콘 밴드를 삽입해 수정체의 조절력을 증가시키는 공막 밴드 삽입술도 시행되고 있다. 비용이 고가지만, 아직 효과가 확실히 입증되진 않았다. 이밖에 투명수정체적출술, 눈속렌즈삽입술(ICL), 라식수술 등이 시술되고 있는데, 대상자가 한정적이므로 수술 전 철저한 검사를 요한다.

    환자들은 하나같이 젊은 시절의 시력 회복을 기대한다. 그러나 현재의 노안교정수술은 노안 자체를 근본치료하는 방법은 아니다. 지나친 기대보다 충분한 상담과 검사를 통해 수술 후 결과를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게 수술 만족도를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