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호

“역세권, 수도권 재건축, 주말 상권에 ‘틈새시장’ 널려 있다”

  • 글: 김용진 ‘부동산뱅크’ 편집장 yjkim@neonet.co.kr

    입력2003-01-05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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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부동산 가격의 향방은 ‘완연한 안정세’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데다 정부가 강도 높은 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 그러나 투자 유망한 틈새 재테크 상품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역세권, 수도권 재건축, 주말 상권에 ‘틈새시장’ 널려 있다”

    서울 강남 아파트 시장은 새해에도 수요가 지속돼 가격이 강보합세를 띨 전망이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청약 희망자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정부의 응급처치 효과가 2003년에도 이어질 것인가. 그렇다면 새해에는 아파트 값이 떨어질 것인가. 이는 요즘 부동산 재테크 시장의 최대 화두다.

    사실 이 시점에서 아파트 값이 몇 퍼센트 올라갈 것인가, 몇 퍼센트 떨어질 것인가를 정확하게 전망하기란 불가능하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수급상황 등 직접적인 변수 외에도 금리, 주가 등 간접적인 변수와 거시경제적 요인 등이 부동산 가격에 고루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또한 2002년의 경우에서 보듯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시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부동산 전문가들과 시장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 ‘완연한 안정세’로 모아지고 있다. 가격이 워낙 많이 오른 데다, 정부의 강도높은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가 작용, ‘보통 이상’의 가격상승 전망을 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아파트 시장의 好材들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든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에 투자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부동산 상품별로 2002년에 가격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아보고 새해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예측해 보면 틈새 재테크 상품을 찾아낼 수 있다.



    2002년 한 해 아파트 시장은 현장의 중개업자들조차 놀랄 만큼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03년에도 그만큼 열기를 띨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아파트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2002년에 아파트 값 상승을 이끈 일등공신으로는 저금리, 수급 불균형, 그리고 반토막 난 주식시장, 재건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저금리와 관련, 한국은행은 ‘우려할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콜금리를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담보대출금리 역시 소폭 인상된 반면 대출비율은 줄어 저금리로 인한 아파트 값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주식시장에서는 불안감이 많이 해소됐고, 새해부터 시행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재건축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1999∼2000년에 시공한 대규모 아파트들이 오는 3∼4월부터 본격 입주할 것으로 보여 수급 불균형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택연구기관들은 새해 아파트 값이 낮게는 1∼2%, 높게는 7∼8%대의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새해 아파트 시장은 매수자가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고,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적으로는 서울과 수도권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듯하다.

    투자자들이 아파트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호재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5개 저밀도지구와 안전진단 통과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상승을 조심스레 점칠 수 있다. 반면 중층 재건축 단지 아파트 가격은 당분간 약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2002년 서울시가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불가 판정을 내린 것에서 재건축 단지에 대한 서울시의 방침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울 강남 지역의 특성상 실물경기가 전체적 침체기로 접어들지 않는 한 수요가 지속돼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기준이 되는 6억원 이상 아파트보다는 3억5000만∼4억5000만원대의 중소형 아파트의 투자전망이 밝은 편이다.

    수도권 재건축 시장에선 인천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간석주공은 이미 일반분양을 마친 단계며, 새해 주안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사업승인이 날 가능성이 높다.

    교통망 정비작업이 활발한 곳의 아파트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에선 지하철 9호선 주변의 20∼30평형대 아파트, 수도권에선 중앙선 복선화 작업이 진행중인 지역의 주변 아파트, 천안-수원간 복선화 전철 주변 아파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주변에선 동작구 본동, 강서구 가양동 일대 아파트가 관심대상이다. 실례로 동작구 본동 쌍용 25평형은 현재 평당 780만원선으로, 본동 20평형 아파트 평균 평당가(798만원)보다 낮은 매매가(1억8000만∼2억1000만원)를 형성하고 있다. 강서구 가양동 강서소방서 부근 대동황토방아파트 25평형도 신규 입주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평당 770만원선으로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 다소 낮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중앙선은 2004년까지 복선화가 완료될 예정인데, 복선이 개통되면 경기도 구리시에서 서울까지 2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구리시 인창택지지구 아파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창지구는 1, 2지구로 나뉘는데, 2지구는 1999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대단위 신규 아파트 단지다. 이 일대 아파트 값은 복선화 공사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02년 6월에 입주한 현대아파트 33평형은 11월 한 달 동안 1000만원 이상 올라 2억4000만∼2억5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투자 목적이라면 아직 가격상승의 여지가 있는 분양권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2004년 7월 입주하는 대림아파트 32평형 분양권의 시세는 2억∼2억1000만원선으로 아직은 주변 시세보다 낮다.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은 2002년 하반기부터 투자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분양권 전매 제한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틈새상품으로 각광받은 것.

    11월 분양된 서울 잠실 롯데캐슬골드의 경우 분양권 전매를 노린 단기 투자세력이 몰려 50평형 이상의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이르렀다. 이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성공에 힙입어 앞으로도 강남지역에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공급이 증가하고 그에 쏠릴 인기도 대단할 것임을 예감케 한 대목.

    하지만 2003년 주상복합 시장 상황엔 다소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일 경우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 어떤 식으로든 규제를 할 것으로 보여 투기 수요가 빠지면서 실수요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수급 측면에도 불안요인이 있다. 2002년 서울과 수도권에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는 2만4000여 가구로 2001년(1만2000여 가구)보다 두 배나 늘었다. 공급과잉이 그만큼 심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돈 쏠림 현상에 휩쓸린 무분별한 청약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기 이익을 노리고 매입했다가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더욱이 주상복합아파트는 청약열기에 비해 계약률이 낮아 초기 프리미엄과 계약 후 프리미엄에 큰 차이가 난다. 초기에 형성된 프리미엄은 순수한 수급사정에 의해 정해지기보다는 이른바 ‘떴다방’들의 ‘작전’에 의한 것이 많아 나중에 자칫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가 규제에 나서기 전에 분양될 물량을 물색해 적극 청약에 나서거나 아니면 실수요 목적으로 저평가된 주상복합 매물을 매입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 분양 물량 중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역세권으로 분류되는 주상복합아파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존 주상복합아파트 매물 가운데 비교적 유망한 것으로 꼽히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2, 3차 물량과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 2차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올해부터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제한하는 양천구 목동 일대의 현대하이페리온 1, 2차 등도 주목할 만하다.

    오피스텔 역시 공급 과잉을 빚고 있는 마당에서 새해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오피스텔의 경우 시세차익에 급급하기보다는 임대 사업이 유망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적절한 투자 전략이다.

    이런 맥락에서 도심의 경우 역세권이면서 업무 배후지인 마포구 공덕동 일대나 대학가를 끼고 있는 신촌 일대 오피스텔 등을 찾아봄직하다. 수도권도 일산 신도시와 인근 화정지구를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많은 만큼 역세권을 낀 지역의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세권에 위치한 오피스텔로는 지하철 5호선 마포역이 있는 마포구 도화동 한화오벨리스크, 마포구 노고산동 신촌포스빌, 2호선을 끼고 있는 서대문구 충정로 충정로리시온 등이 유망하다.

    주말 상권 뜨고, 주중 상권 지고

    부동산 시장에서 실물 경제에 가장 민감한 변화를 보이는 상품을 꼽으라면 단연 상가를 들 수 있다. 2002년 상가 시장도 경기 변화와 함께 움직였다.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상가별 연평균 수익률은 테마상가(18.7%), 단지내 상가(13%), 근린상가(9.39%) 순으로 나타나 은행 금리에 비해 최고 6배 정도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대거 유입된 데다, 소비심리가 상승하면서 상가 시장도 큰 호황을 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 주5일제 근무와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은 새해 상가 시장을 재편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상가 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건물을 임차해 창업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곧 상가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주5일 근무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나 역세권, 유흥가 주변 등 이른바 ‘주말 상권’도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정부청사 등 주요 관공서 주변 상가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 밀집지역인 광화문, 여의도, 테헤란로 등도 투자 메리트가 떨어질 수 있다.

    새해 상가 시장의 악재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상가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상가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상권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그 와중에 일부 상가는 경쟁에서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최근 배후 세대를 낀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평균 입찰경쟁률이 5 대 1을 넘어서고, 낙찰가 역시 내정가 대비 최고 4배에 육박하는 게 보통이다. 반면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입찰시 미분양 사태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망지역 대단위 아파트 단지내 상가와 택지개발지구내 상가를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이 임박한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벽산건설은 관악봉천 벽산타운 상가내 점포 160개를 내놓을 예정인데, 배후에 2904가구를 낀 대단지여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도 성수동 롯데캐슬아파트 단지내 상가를 분양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선 택지개발지구 안에 있는 단지내 상가가 투자 포인트다. 주택공사는 안산 고잔 11지구 안에 상가를 분양한 데 이어 안산 고잔 12지구 등을 분양할 계획이다. 또 안산 고잔지구 내 근린상가도 분양중에 있어 투자자라면 사전 정보를 면밀하게 따져 투자여부를 저울질해 볼 만하다.

    결국 상가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새해에도 계속 이어지고 대규모 단지내 분양은 호황을 누리겠지만, 투자가치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 경매도 투자전략

    2002년에는 토지 시장 역시 저금리와 아파트 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주5일 근무 시행을 앞두고 전원주택, 펜션 등 여가생활을 위한 ‘세컨드 하우스’에도 관심이 높았다. 저금리는 토지공사 등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택지지구 단독주택지가 큰 인기를 얻는 데 한몫했다.

    건교부에 따르면 2002년 3/4분기의 땅값은 2/4분기에 비해 전국 평균 3.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1년 2/4분기 3.39% 상승률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다.

    전국 땅값은 1991년 2/4분기를 고점으로 상승폭이 둔화되기 시작해 2001년까지 분기별 상승률이 1%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2002년 들어 1/4분기 1.76%, 2/4분기 1.28%로 오름폭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승세가 올해에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아파트 값의 상승세가 한 풀 꺾이면서 땅값도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03년 건설경기 전망’에 따르면 새해 토지 가격 상승 예상치는 2∼3% 수준에 그쳤다. 이는 내년 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예측된 상황에서 사실상 토지 가격의 하락세를 예견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수도권 일대가 투기 과열지구로 지정된 만큼 토지 매입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서울에선 경매를 통한 토지 매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뉴타운 부근 토지의 경우 경매를 통해 낙찰을 받게 되면 토지거래허가 등의 규제를 피할 수 있어 투자를 검토할 만하다.

    반면 수도권 일대에서 유망한 곳으로는 택지지구내 단독주택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주변 토지 등을 꼽을 만하다. 2003년 토지 분양이 예상되는 곳은 파주 교하, 용인 동백(추후 일정 조정 대상) 등을 꼽을 수 있다.

    투자 유망지역으로는 고양시 화정 2지구 일대, 대정동, 화전동, 풍동 일대 등을 들 수 있다. 이 일대는 택지개발지구 조성(화정 2지구), 주거지 개발(풍동) 등의 개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어 경의선 복선화, 고속전철 간이역 신설 등의 호재와 맞물려 꾸준히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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