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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나] “청년들, 박정희 민주주의 후퇴·인권 억압했다 여겨”

정현호 前 자유한국당 최연소 비대위원의 직설 비판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사바나] “청년들, 박정희 민주주의 후퇴·인권 억압했다 여겨”

  • ●당원들과 의사 달라도 원내 뜻 따라 결정
    ●2030 세대 70%가 통합당에 비호감
    ●김종인 비대위 막은 원로들 바람직하지 않다
    ●이념만 강조하며 자극적으로 하니 극우로 보여
    ●권력구조 법안에만 저항해 ‘발목 잡는 정당’으로 각인
    ●분산·공유가치 구현 저항 심해 중단…수직적·경직문화 계속
‘사바나’는 ‘회를 꾸는 , 청년’의 약칭인 동아일보 출판국의 뉴스랩(News-Lab)으로, 청년의 삶을 주어(主語)로 삼은 이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정현호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 [김형우 기자]

정현호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 [김형우 기자]

정현호(33)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2018년 7월 출범한 ‘김병준 비대위’에서 ‘최연소 비대위원’을 지냈다. 당시 나이는 31세였다. 정 전 비대위원은 비대위 기간 중 청년 대표성 강화를 위해 당헌 개정을 추진했다. 그 결과 당헌 6조 6항에 ‘주요 당직 및 각종 위원회 구성 시 청년을 20% 이상 배정토록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해당 조항은 지금의 통합당 당헌 6조 6항으로 이어졌다. 

총선 참패 이후 통합당에서는 비대위 구성을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청년 비대위원으로 당 쇄신 작업에 관여한 경험이 있는 정 전 비대위원에게 물었다.


“원로는 원로로서 보여줄 모습이 있다”

-4·15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비대위에 있을 때 각 지역구 당협위원장 자리에 젊은 주자를 한 명이라도 더 세우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놓고 내가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통합당의 현 상황을 진단한다면. 

“통합당이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국회의원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원내에서 결정된 것이라면 당원들의 의사와 달라도 일이 추진된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논란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렇다. 당내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출범하는 방향으로) 어느 정도 결정이 난 상태였다. 아무리 중진의원이라 해도 당원들이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 출범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상황에서 (미리) 상임전국위를 무산시킨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원로는 원로로서 보여줄 모습이 있다. 당원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원로의 역할이다.” 

-이전에도 보수 정당에서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의식을 느낀 적이 있나. 

“김병준 비대위 시절 한국당을 블록체인 정당으로 변모시키려 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지역구 활동에 대한 당무 평가와 당원들의 당비 납부 내역 등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수직적 구조를 탈피하고 분산과 공유의 가치를 구현하려 했는데 저항이 심해 중단됐다. 당내에 경직된 문화가 있어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기 어려웠다.” 

이와 관련해 최근 통합당에서는 중진의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4월 27일 통합당 청년 당원 20명이 국회에 모여 차기 비대위 위원 절반을 청년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전직 당협위원장, 낙선자 등 원외 인사들이 주축이 된 모임이었다. 

-최근 통합당 청년 비대위에서 원외 청년 당원의 목소리 보장을 주장했다. 

“정당에서의 청년은 만 45세 이하를 말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3%를 차지하는 연령대다. 비대위에 청년 당원을 50% 배정하자는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비대위가 9명으로 구성된다고 하면 4~5명 정도는 충분히 청년들로 구성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정 전 비대위원은 “당내에서 젊은 주자들과 기성 정치인 사이에 추구하는 가치가 사뭇 다르다”며 “기성 정치인들의 성찰이 필요하다. 보수 정당이 2030 세대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점차 세(勢)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좌클릭이라며 비판해 답답했다”

-어떤 점에서 차이를 느끼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관점이 매우 다르다. 물론 박 전 대통령의 국가경영 능력이나 경제 발전 성과는 높이 평가한다. 그럼에도 청년들은 박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후퇴시켰고 기본권과 인권을 억압한 사실을 큰 문제로 여긴다. 또 청년 세대는 심화하는 양극화 문제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보수 정당은 이를 외면했다.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참패한다고 1년 전부터 말했다. 결국 걱정대로 됐다.”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비대위 이후 총선까지의 1년을 평가한다면. 

“그동안 당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관한 3개 법안에 저항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모두 권력구조에 관련된 법안이다. 이런 법안에만 저항하며 1년 동안 집회를 하니 국민들에게 ‘발목 잡는 정당’으로 각인됐다.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당 안팎에서도 여러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을 것 같은데. 

“앞서 말한 것처럼 문제의식을 표현하면 ‘중도’, ‘좌클릭’이라는 등의 말이 되돌아와 많이 답답했다. 이 와중에 국민들은 통합당에서 나오는 여러 발언을 보고 당이 극우로 간다고 걱정했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과 불법 체류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가 대표적 예다. 당이 이념성만 강조하며 자극적으로 나아가다보니 (국민들에게) 극우로 비춰졌다.” 

-통합당이 나아가야 할 대안정당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당의 노선을 새롭게 다져야 한다. 자유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되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지속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지금 2030세대의 70%가 통합당을 싫어하는 것으로 안다. 이를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


[사바나] “청년들, 박정희 민주주의 후퇴·인권 억압했다 여겨”


신동아 2020년 5월호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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