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21일 LG전자는 자사의 TV사업이 3분기 영업기록을 갱신했다고 발표했다. TV사업을 담당하는HE사업본부가 이번 분기에 매출 4조9285억원과 영업이익 2548억원을 기록했다는 것. 이는 LG전자 5개 사업본부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이며, 영업이익 역시 2분기의 2236억원을 넘어선 사상 최대치다.
9월6일 LG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09’ 개최 기간 독일 베를린 중앙역 광장에서 보더리스 TV를 홍보하기 위해 전시한 3D 입체 작품.
LG전자 측은 최근의 TV 판매 호조가 유럽에서의 실적 개선에 힘입은 바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3분기에는 유럽에서만 전체 평판 TV 판매량의 41%에 해당하는 197만대를 판매했다는 것. 특히 9월 출시된 전략제품 보더리스 TV의 경우 전체 판매량 10만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만6000대가 유럽 지역에 판매됐다고 LG전자 측은 밝혔다.
유럽은 북미지역과 함께 ‘전자제품의 테스트 마켓’이라고 불리는 만만찮은 시장이다. 이 같은 지역에서 선전한 LG전자가 한껏 고무돼 있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LG전자 측은 이러한 실적이 그간 선진국 시장에 대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유럽이나 미국의 할인점에서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판매 채널 고급화 전략’을 구사해왔다. 설기현 선수가 뛰고 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풀럼 구단의 스폰서를 맡아 선수들의 경기복과 경기장 광고, 이벤트 등을 통해 자사의 로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유럽의 명문 프로축구 클럽팀 대항전인 암스테르담컵 대회를 후원하는 등 프리미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도 병행했다. 이러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그간 얻은 광고효과가 프리미어리그에서 600억원, 암스테르담컵에서 300억원 규모에 달한다는 게 LG전자 측의 분석이다.
마케팅 전략과 함께 생산과정의 개선도 진행됐다. 대표적인 것이 공급망관리(SCM) 등 스피드 경영. 한국에서 구매해 유럽까지 가는 데 40일 이상 걸리던 자재를 현지에서 직구매하는 방식으로 변경함에 따라, 유럽시장에 제품이 공급되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던 것. 폴란드 생산공장에서 판매법인을 거쳐 고객에게 배송되던 물류 프로세스를 개선해 생산공장에서 바로 고객에게 가도록 시스템을 바꾸기도 했다. 가격 하락이 가파른 TV사업의 특성 때문에 유통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2007년 TV사업을 맡은 이래 스피드경영을 꾸준히 강조해온 강신익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보면 한국은 아주 작은 전쟁터일 뿐”이라며 “치열한 글로벌 경쟁상황에서 얼마만큼 빨리 경영 상태를 시장상황에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더욱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과 경영방식 개선으로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다.